관심 대학·질문 내용 미리 정하고 가라
준비 없이는 최선을 다할 수 없고, 최선을 다 하지 않은 경우엔 공연히 결과에 더 집착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대패질을 위해 대팻날을 가는 시간인 고교시절 꼭 다녀봐야 하는 것 중 하나는 ‘내셔널 칼리지 페어(The National College Fair)이다. 미 전국대학입학 카운슬링협회는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USC 갈렌 센터에서 칼리지 페어를 개최했다. 이 행사는 2주간 LA카운티, 오렌지카운티, 벤추라카운티, 샌프란시스코 등 총 5개 지역에서 개최되는 캘리포니아지역 칼리지페어 행사의 일환이었다. 200여개의 대학이 참여하고 이틀간 7000여명의 LA지역 고교생 및 학부모들이 다녀간 USC 칼리지 페어를 13일 다녀왔다.
노트북·필기도구 가지고 가면 시간 절약
친구·부모와 팀 만들면 더 많은 정보 취득
칼리지 페어는 부페 디너와 같다. 뷔페테이블에는 다양한 먹을거리가 많지만 자신의 입맛에 딱 떨어지는 요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접시를 다 채우기 전에 자신의 입맛에 맞고 먹고 싶은 구미가 당기는 것만 골라 먹는 요령이 필요하다. 칼리지 페어도 마찬가지이다.
UC계열 대학은 물론, 칼스테이트 계열, 커뮤니티 칼리지 등 캘리포니아 포진해 있는 수많은 대학들도 부스를 마련해 참여하지만 여기에 캘리포니아에 있는 사립대학은 물론 미전국의 사립 주립대학, 사관학교, 심지어는 영국, 캐나나 등의 외국대학들도 이날 행사에 참여한다. 이외에 연방교육부, 칼리지 보드, 학원체인인 ‘더 프린스턴 리뷰’, 학생융자를 해주는 은행, 대학진학안내 웹사이트 등의 업체도 참가해 상담을 받으려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각종 상담을 해주고 있다. 또 행사장 밖에는 칼리지 투어업체, 학원업체들도 플라이어를 나눠주며 홍보 및 마케팅 행사를 펼치는 대학입학 안내에 관한 ‘부페행사’이다.
따라서 페어 참가자는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충분히 얻고 활용하기 위해 사전에 ‘숙제’를 좀 해야 한다. 기자가 참석했던 13일은 LA 이상 기온으로 수은주가 90도를 오르내리는 더운 날씨라 사전 준비없이 행사장에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은 넓은 부스를 돌아다니기만 하느라 지쳐 복도 이곳저곳에 지친 모습으로 앉아 있는 모습들도 많이 보였다.
칼리지 페어를 충분히 활용하기 위해 알아야 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들러고 싶은 대학 리스트를 정한다
페어에는 200개가 넘는 대학들이 부스를 마련하고 학교 입학담당자나 동문들이 나와 브로셔와 안내책자를 나눠주고 페어 참가자들의 질문에 응하고 있다. 이 많은 대학들을 다 방문할 수는 없다. 행사도 하루 종일 열리는 것이 아니라 13일인 일요일은 오후 1~4시 학생과 학부모를 위해서, 그리고 월요일인 14일은 오전8시30분~11시 30분까지 고교생만을 위해서 하루 3시간씩 밖에 열리지 않았다. 그러니 관심 대학 리스트를 정한다음 오피스에 들려 가이드북을 구하거나 웹사이트를 통해 그 대학에 관한 사전정보를 알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아는 것만큼 얻을 수 있다’는 진리는 여기서도 통한다.
■질문 준비도 미리 한다
요즘은 대학에 관한 정보가 넘쳐 흐른다. 브로셔, 웹사이트 등 그러나 칼리지 페어의 장점은 ‘식은 밥이 아니라 따끈따끈한 새 밥’이라는 점이다. 대학을 대표해서 나온 사람에게 직접 가 의문사항을 문의해 볼 수 있다. 질문이야 말로 이 날의 핵심요소이다. 부스에 들러 브로셔를 보고 담당자에게 즉흥적으로 질문을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리스트에 올라 있는 대학들을 비교분석하기 위해서는 각 대학마다 같은 질문을 해 볼 수도 있다. 질문에는 요령과 감각이 필요하며 단순성과 긍정성도 필요하다. 가령 “신입생은 몇 명이나 됩니까?”라는 평범한 질문보다는 “가장 인기 있는 전공 2~3개를 말해 줄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하는 것이 더 세심한 질문이다.
또 마음에 둔 전공이 있다면 “X 전공 그 학교에서 좋습니까?”라고 묻는 것은 아메바적인 질문이다. 그 학교를 대표해서 나온 자로서 “나쁘다”고 말할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대신 몇 명이 그 전공을 택하고 있으며 리서치에 참여하는 교수들은 누구이며 대학생도 참여할 기회가 있는지, 그 전공을 택하려면 무슨 과목을 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 훨씬 진지하고 성실한 질문이 될 수 있다. 만약 아직 전공을 정하지 않았다면 다양한 전공을 탐구할 수 있는 과정과 지원은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 수 있고 이외에 과외활동, 어떤 학생들이 그 학교에 입학하는지, 몇 퍼센트나 재정보조를 받는지 등 자신의 독특한 관심사에 관해 상담자와 얼굴을 맞대고 친밀하게 문의 할 수 있다.
■사전 물품을 준비해야 한다
대학 리스트와 질문사항이 적힌 작은 노트북, 상담관의 코멘트를 받아 적을 연필이나 펜, 취득한 각종 브로셔와 정보자료를 넣을 수 있는 백팩이나 토트백이 필요하다. 그리고 컴퓨터를 이용해서 학생 자신의 이름, 주소, 전화번호, e-메일 주소, 재학 중인 고교. 졸업연도, 관심 있는 전공, 관심 있는 과외할동 등이 적힌 레이블을 만들어 간다. 이는 부스마다 돌아다니며 인포메이션 카드에 일일이 자신의 정보를 다시 적는 수고를 덜어준다. 그냥 카드에 레이블을 붙이면 학교 측에서는 필요할 때마다 요긴한 정보를 보내준다.
■부스위치와 설명회 시간을 확인한다
안내석에서 행사장 지도를 받아들고 들려보고 싶은 부스의 위치를 파악한다. 그리고 페어마다 전문가들이 재정보조, 지원서 작성요령, 입학사정 절차, 표준시험 보는 요령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 시간이 있다. 시간별로 나눠져 있으므로 정확한 시간에 행사가 있는 방에 가야 한다.
■팀으로 행동한다
학생은 관심 있는 대학 부스에 들러보고 부모는 정보안내 설명회에 참석하는 식이다. 또 설명회도 학생과 부모가 함께 한 세션을 일부만 듣고 다른 설명회장으로 갈 수도 있고 아니면 각각 다른 방에서 설명회 전부를 각자 따로 듣고 서로 정보를 나누는 방법도 있다. 부모가 아니라면 친구끼리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취득할 수 있다.
■이곳저곳을 어슬렁거려보기도 한다
전혀 들어보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던 대학 부스에서 자신이 원하던 ‘금강석’을 캐 낼 수도 있다. 적용에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지만 대학 입학담당자와 공통관심사에 관해 지적인 대화를 나누다 보면 ‘이 대학이야말로 내 미래를 의탁할 수 있는 곳’이라는 감이 올 때도 있으니 이 기회를 놓치지 말도록.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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