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이 “반미하는 것이 뭐가 잘못입니까?” 라고 말하며 금이 가기 시작했던 한미관계는 지난 10년간 많은 사람들이 우려할 정도로 껄끄러웠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앞으로 미국과의 전략적인 동맹관계를 강화하겠다”고 취임사에서도 밝혔듯이 이 대통령의 당선은 한미관계를 정상화시킬 절호의 기회다. 전임 노무현 대통령과 현저한 차이를 기대해 볼 수 있다.
현 시점에서 한미관계의 발전을 위해 연방의회가 할 수 있는 일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통과시키는 것이다. 부시 행정부와 노무현 정부에 의해 합의된 이 협정은 누가 뭐라해도 두 나라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협정이며 이것이 통과되면 미국은 한국시장에 진출하기가 훨씬 더 용이하게 될 것이다. 한국은 앞으로 계속해서 미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보장을 받게 될 것이며 일부 차량에 부과되었던 수입세가 점점 없어지게 될 것이고 한국 의류제품에 대한 관세도 사라지게 될 것이다.
한미 FTA가 통과 될 경우 한미간의 무역이 약 20억 달러이상 증가 될 것이라는 보고가 있는데 이는 현재 무역규모보다 25%이상 증가한 것이다. FTA가 통과된다면 미국에는 좋은 직업들이 많이 창출될 것이고 무역확대로 인해 양국의 경제는 함께 발전하게 될 것이며 어떤 분야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기업들이 공동사업을 펼쳐나가게 될 것이다.
일부 반대론자들이 주장하는대로 더 나은 협정을 이끌어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쌀시장을 개방시키는 데 실패했다. 안타깝게도 한국 국민들은 앞으로 계속해서 국제시세보다 4배나 높은 쌀 값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한국측에서도 불만이 있기는 마찬가지겠지만 세상에 완벽한 것이 없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미국 의회는 한미관계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과연 양국에 유익이 되는 이 협정안을 인준할 것인지, 아니면 무효화 할 것인지.
나는 이 협정의 통과를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다른 몇몇 의원들은 적극적인 반대운동을 펼치고 있다. 미 자동차노조에서는 벌써부터 반대의사를 표시하였고 한국이 특정 수의 미국자동차를 구매하지 않는한 한국의 미국시장 확대를 제재하자는 관리무역이라는 희안한 처방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가 추구하는 정당한 시장개방 요구와 노조에서 요구하는 시장 점유율 확대요구는 근본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무리한 요구를 해 본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해서는 안될 것이다.
연방의회의 민주당 지도자들은 자동차 노조의 반대논리에 부응하여 FTA의 통과를 반대하고 있으며 이 협정 인준안을 본 회의 투표에 상정하는 것조차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여진다. 최근 한미 FTA를 반대하는 힐러리 클린턴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을 비롯한 반대의원들이 미국과 콜롬비아간의 FTA 상정을 거부한 것은 아주 불길한 징조다.
미국 의회에서는 보호무역을 제창하고 있지만 세계는 변하고 있다. 한국의 가장 큰 수출대상국은 더 이상 미국이 아닌 중국이며 유럽연합(EU)에서도 한국과의 FTA체결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가 싫어하든 좋아하든 세계경제는 변화하고 있으며 의회에서 거부하는 몸짓을 보여도 이런 추세는 계속될 것이다. 우리는 한미 FTA를 통과시켜야 하며 그렇지 못할 경우 미국이 그 동안 누려온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관계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한미 FTA의 경제적인 중요성은 우리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이 FTA가 의회를 통과하지 못할 경우 한미관계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FTA를 지지하며 여기에 정치적인 투자를 한 많은 한국 정치인들은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다.
나는 한미의원연맹의 공동의장으로 그 동안 많은 한국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한국 의원 대부분이 FTA의 통과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토론하기를 원했다. 한미간의 지정학이고도 전략적인 측면에서 볼 때 한미 FTA의 실패는 미국의 동북아 지역정책의 변화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반면 FTA의 통과는 우리의 우방 한국에 미국이 아직도 그 지역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강력한 메세지를 전달하게 될 것이다.
<에드 로이스 연방하원의원은 동아시아와 세계환경소위원회의 중진의원으로 한미의원연맹의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에드 로이스 연방 하원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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