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에 맞추어 이 글을 쓰는 것은 한국과 미국에 있는 우리 2세들이 모국과 인류의 발전을 위하여 그들의 타고난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교육환경과 지원을 앞으로 5년간 적극적으로 해주십사 요청하기 위함이다.
얼마 전 한국에서는 영어몰입교육이라는 새로운 용어가 탄생하였고 도대체 어떻게 영어를 가르치는 것이 영어몰입교육이며 그 효과가 어떤 것인가에 대하여 많은 논란이 있었음을 언론 매체를 통하여 알고 있다. 인터넷으로 세계가 정보와 교류의 한 울타리 안에 들어오게 됨에 따라 전 국민, 특히 한국의 자라나는 2세들에게 영어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가 없다. 그러나 여기에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영어몰입교육에 우선해야 할 더욱 중요한 교육이 다름 아닌 국어몰입교육이며 한국에서 국어교육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필자가 30년간 미국대학에서 가르치고 또한 한국의 청소년, 대학생, 대학원생 등을 통하여 관찰하면서 얻은 중요한 결론중의 하나는 이들의 국어교육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한 영어를 잘 못하는 한국 학생들의 공통점이 국어를 잘 못한다는 점이다. 이는 언어학적 관점에서의 국어가 아니라 국어공부를 통하여 취득하는 지적인 사고와 이해력, 판단력, 표현력, 통찰력 등의 능력에 관한 점을 말한다. 대체적으로 많은 한국 학생들은 아는 것은 많은데 동년배의 미국학생에 비하여 지식의 깊이가 부족하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조리 있고 논리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관찰된다. 이러다 보니 영어를 하더라도 일상적인 표현을 뛰어넘는 수준 높은 영어를 말하고 쓰는 것이 크게 뒤떨어지게 된다. 학교에서 이러한 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하여도 영어시험 성적은 좋으나 외국사람들과의 영어대화 수준이 매우 낮고 또한 이메일조차 제대로 쓸 수 없는 절름발이 영어를 하게 되는 결과가 되고 만다.
영어라는 언어수단을 통하여 자신의 생각과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발음과 어휘력의 문제를 떠나 바로 사고(思考)의 깊이와 표현력의 부족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능력은 강도 높은 국어교육에 의해서만 배양할 수 있다. 따라서 영어교육과 함께 초중고등학교에서 국어교육을 국어몰입교육의 수준까지 끌어올려서 학생들의 국어실력 수준을 한 차원 높일 수 있는 교육정책을 펴주십사 부탁드리고자 한다.
또한 이곳 미국에 살고 있는 동포 2세들에게도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를 해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이제 미국에서 태어난 한인 2세들의 나이가 30대에 이르고 있고 이미 이들이 미국 주류사회에 진출하여 그 역량을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는데 이들이야말로 국제화 시대에 한국의 소중한 자산이다. 또한 자라나는 한인2세들은 한민족답게 너무나 공부를 잘하여 좋은 학교에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어 이민 1세들의 고달픈 이민생활의 보람이 되고 있다. 재미대사관에서는 이들을 격려하고 그들이 한민족의 뿌리임을 상기시키고 자부심을 북돋아주기 위해 1981년 재미한인장학기금을 만들어 매년 100명 정도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에게 장학금을 수여하고 있다. 그러나 장학기금이 생긴지 30년이 가까워지는 데도 기금은 겨우 2백만 불을 넘은 수준이어서 그 수익금으로 줄 수 있는 장학금이 매우 제한되어 있다. 처음 100만 불로 시작한 기금이 현재의 수준으로나마 된 것도 대사관과 한국 교육부서의 일꾼들이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이다. 2세들에게 한국정부에서 수여하는 장학금은 학생들에게 모국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사랑을 갖게 하는 매우 소중한 역할을 한다. 이제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서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동포 2세들을 포용하고 그들에게 모국이 있어 든든하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하여 이명박 대통령께서 재미한인장학기금을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가능하다면 5백만 불 수준으로 늘려주실 것을 청원하고자 한다. 오늘의 이러한 과감한 투자는 앞으로 모국을 위하여 그 몇 십 배로 크게 성장하여 보답하게 될 절대로 밑지지 않는 소중한 투자가 될 것이다.
최규용 /메릴랜드대학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