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사회 안에서의 스트레스 이곳에서 태어났던지 또는 이민을 왔던지는 불문하고 미국에서 자라는 우리 자녀들은 한국과 미국의 두 문화의 혼돈 속에서 소수민족으로서 살아나가야 하므로 미 주류 아이들보다 더 많은
스트레스를 가지고 살아가게 된다. 하지만 아무리 자식을 사랑한다 해도 미국문화와 언어가 익숙치않은 부모가 아이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어린 아이일 때를 보더라도 이민 생활의 빠른 정착을 위해 엄마마저 긴 시간 바깥에서 일을 하는 가정이 많다. 이럴 때 아이들은 엄마를 통해서 받아야 하는 자상하고 적절한 언어 및 사회적 자극 등을 받지 못하게 되는데 그 만큼 언어 표현력이나 사회성도 뒤지기가 쉽다. 그렇지 않아도 영어와 우리말 두 언어를 동시에 접하게 됨으로서 전반적 언어발달이 자연히 늦어질 수가 있는데 말이다.
더군다나 한국에서처럼 밖에만 나가도 자연스레 또래의 친구들을 만나 놀 수 있는 여건이 주어지지 않는 이곳 생활에서 상대할 형제조차도 없는 아이에게는 정상적인 언어와 사회성 발달을 위해서 참으로 열악한 환경이 되는 셈이다. 이러다가 보통 정규교육이 시작되는 유치원에서 진짜 미국생활을 접하게 되는 아이는 언어와 사회성이 발달되지 못한 상태에서 학교를 다니게 되므로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기도 쉽다. 영어가 잘 발달되지 못했으므로 좌절되고 화난 감정을 적절히 표현할 수 없으므로 친구라도 때리게 되는 날이면 선생님으로부터 야단까지 맞게 된다. 이런 일들이 되풀이 되며 긍정적 자아상을 형성하기가 어려워진다.
사춘기로 서서히 접어들면서는 자신의 외모에 상당히 민감해지는데 주위 주류 사회 친구들과 자신이 다르다고 느낄 때 상대적인 열등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이때 미국에서 자라는 아이들의 중요한 관심사는 공부에 몰두하기를 원하는 부모들의 기대와는 달리 친구들에게 얼마나 인기가 있느냐와 어떤 그룹(Clique)에 속하였냐는 것인데 이로 인해 부모와 자녀간에 갈등의 소지가 생길 수 있다. 게다가 아이들이 철이 들어가며 몸으로 부딪치게 되는 소수민족에 대한 은근한 차별까지 겹치게 되면 그에 대한 좌절과 분노를 자기파괴적 방법으로 표출하기 쉽다.
3. 해결방안 제시
그러면 위에서 언급한바와 같이 뿌리를 옮기는 이민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한인가정과 자녀들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잘 다스릴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잘 해결되리라고 문제를 부정하는 태도보다는 이를 인지하고 적극적 해결자세로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먼저는 한인학교를 중심으로 뿌리의식과 민족적 자긍심을 고취시켜주고 가정에서는 소수민족이자 이민가정의 자녀로서의 아이들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따뜻한
사랑과 격려로 든든한 후원자가 되어주는 것이다. 그리고 맹목적으로 공부만을 강요하기보다는 아이의 재능과 적성 및 흥미를 찾아내어 이를 키워줌으로 아이가 자신감과 긍정적 자아상을 갖도록 하며 동시에 미국의 건전한 시민으로 장래를 잘 계획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한편 아이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친구들과 잘 어울릴 수 있도록 사회성(Social Skills)을 개발시켜줘 건강한 자긍심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스트레스를 잘 대처할 수 있게 하고 힘든 역경을 오히려 자기발전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여기서 우리가 조심스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은 미국과 한국의 사고방식과 문화의 차이로 인해 가정에서 익힌 한국식 예의범절이 미국 실생활에 맞는 것이 아니므로 이를 염두에 두고 아이들을 잘 이끌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자녀는 부모의 권위로 다스려야 한다는 한국식 사고방식과는 차이가 있는 미국의 자녀훈육법(Parenting Skills)을 배워감으로 혼란을 피하고 당황하지 않으며 자녀를 잘 키울 수 있는 부모가 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에서 이상적으로 보는 자녀훈육법이란 허용된 선에서 아이의 자유로운 의사표현을 장려하고 한 개체로서 인격을 존중해 주며 좋은 점은 찾아내어 칭찬해주고 사랑을 아낌없이 표현하여 주는 반면 아이가 가정과 사회의 규칙을 잘 지킬 줄 알며 부모를 존중하고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도록 키우는 것을 말한다.
이런 해결방안의 실행에 있어 부모의 이해와 한인사회의 협조가 없이는 가능하지 않으므로 먼저 한국학교를 중심으로 한 단결로 자녀를 위한 우리의 사랑과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문제의 예방에 힘쓰고 또한 문제 발견시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대처하여 더 큰 문제로 진전됨을 막아야 하겠다. 그리하여 우리자녀들이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건전한 미국 시민으로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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