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오래 전 전도를 하다가 어떤 사람의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얼굴에 냉소를 보이며 서 하는 말이 성경에서 간음(Adultery)을 정죄하는 것이 모순이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성인(Adult)이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일을 못하게 막는 때문이란다. 그에게 ‘Adultery’의 어원이 Adult가 아니라 순수한 것에 불순물을 섞어 넣는다는 의미의 ‘Adulterate’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해 주었지만 그는 제 버릇 개 못 준다는 속담처럼 부도덕한 생활을 계속했던지 부인과 이혼하고 얼마 후에 40여 세의 나이로 죽었다는 소문을 들었다.
뉴욕의 새 주지사 데이빗 패터슨의 어이없는 고백이 연일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 그 생각이 났다. 엘리엇 스피처 전 주지사는 뉴욕 주 검찰총장 시절 조직적 성매매업소에 철퇴를 가하는 등 ‘Mr. Clean’인 척 하는 동안에도 창녀들의 단골손님이었다가 들통이 나 얼마 전 사임했다. 2007년 1월 주지사 당선 후 어느 유령회사의 수상스러운 은행계좌 때문에 FBI가 조사 중 녹음 테입에 스피처가 뉴욕의 창녀 하나를 워싱턴의 어느 호텔로 오게 하는 협상 내용이 그대로 녹취된 것이 공개되어 주지사 자리를 사직했으며 부지사였던 패터슨이 주지사로 선서를 한 것이 지난 3월17일이었다.
뉴욕 주지사가 어떤 자리인가. 연 예산 1,240억 달러에 공무원 수만 20만이니까 웬만한 독립국가들보다 큰 규모의 최고위직에다 테오도르 루즈벨트와 프랭클린 루즈벨트 등 네 명의 대통령을 배출했던 자리다. 전임자의 불미스런 사직 때문이기는 하지만 패터슨은 흑인으로서 최초의 뉴욕 주지사며 또 시각장애자로서의 최고 공직에 오른 사람으로 세인의 지대한 관심을 끌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이 취임 바로 다음날 데일리 뉴스와의 회견에서 자기 자신도 자기 부인의 간통 때문에 간통행위를 저질렀지만 이제는 다 화해했노라고 밝혔다. 어리둥절케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처음에는 한두 번 같이 말하던 그의 간통행위가 여러 차례였다고 실토하는 일이 뒤따랐다.
뉴욕 주의 수도 알바니의 주 의사당 부근의 어느 호텔의 단골손님이었다는 사실과 그의 성관계 대상자 중에는 주 공무원도 있었다는 사실은 빌 클린턴의 주지사 시절을 연상시키는 성희롱 사건으로 발전될 가능성마저 있다는 전망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그가 때로는 개인 크레딧 카드의 한도액이 넘어 주 상원의원 시절부터 가지고 있는 공무용 카드를 호텔 값 지불에 쓰기도 했지만 다 갚은 것으로 기억한다는 그의 보좌관들의 발언도 있었다. 많은 정치인들의 사생활이 문제투성이임을 뉴욕 주 최고위 정치인들이 실증하고 있는 듯 하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고 했던가. 소위 사회의 최고 지도자들이라는 정객들의 성도덕이 문란한데 사회 전체의 성도덕이 깨끗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 남녀 구별 없이 혼외정사로 가정파탄이 허다하게 일어나는 것은 이제 뉴스거리도 아니다. 성해방(?)의 물결로 이제는 동성애자들이 버젓이 정상 부부로 대접을 받아야 된다는 권리 주장을 하고 있으며 정치인들은 그들의 표를 얻으려고 굽신거린다.
13세부터 18세의 미국 소녀들 중 거의 25%가 성관계로 인한 질병(STD: Sexually Transmitted Diseases)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혼전 순결을 유지하는 청년들은 예외일 정도로 중학교 때부터 성관계를 맺는 일조차 허다해서 학교에서 부모들에게 알리지 않고 피임약이나 기구를 나누어주는 세상이 되었다.
일부일처로 자기 배우자에게만 감정적으로, 성적으로 충실한 사람들은 드물 정도로 여러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세상이 되었기에 미혼모 범람은 옛 얘기고 이제는 임신 하자마자 아빠가 누구인가를 확인하는 방법이 시판될 정도다. 스피처와 패터슨 등이 살아온 방식이 답습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국민 절대다수가 하느님을 믿고 성서를 따른다고 하면서도 성서의 가르침과 정반대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것을 하느님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죄를 뉘우치고 개과천선해야 할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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