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우하우스 세라 임 사장.
장인들 숨결 기품 넘치고
마치 박물관에 와 있는듯 중년 이상 상류층서 인기
주문과 동시 수작업 대대로 물려줄 수도
단순하기 그지없는 직선 몇 개만으로 완성되어 ‘미니멀리즘’(minimalism)으로 불리는 모던 스타일 가구들이 인테리어 트렌드를 좌우하는 요즘이라지만 흥미진진한 역사적 스토리가 담겨 있는데다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장인들의 야무진 손길에 예술적인 감흥까지 어우러져 하나의 예술작품으로 통하는 매스터피스 퍼니처(Masterpiece Furniture)에서 풍겨나는 깊은 맛은 수백 년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도 소리 없이 각광받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지.
크림컬러 대리석으로 마감한 리빙룸에는 브라운과 골드 불레 장식(boulle, 조각하듯 하나하나 새겨 데코레이션 장식을 넣는 것)이 돋보이는 프레임에 옐로 실크 패브릭을 매치한 미체 소파와 루이 15세 스타일로 만든 매스터피스 가구 ‘콘솔’이 어우러진 리빙룸을 비롯해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서 사용하던 ‘롤업 데스크’, 나폴레옹 시대의 엔트런스 가구 세트 등 다양한 종류의 매스터피스 가구로 집안 전체를 꾸민 미스터 우의 공간을 통해 매스터 피스 가구의 모든 것을 살펴봤다.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것과 똑같이 제작한 매스터피스 퍼니처.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롤업 데스크로 우아한 곡선문양의 다리와 화려한 골드 장식이 특징이다.
‘매스터피스’(Masterpiece) 혹은 ‘뮤지엄피스’ 퍼니처(Museumpiece furniture)라고 불리는 이 가구들은 하이엔드 럭서리 라이프를 즐기는 상류층들 사이에서는 이미 일반인들 사이에 인기인 미니멀리즘 바람 못지않게 강력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한인 타운에서 유일하게 매스터피스 가구를 전문으로 취급하고 있는 ‘바우하우스’의 세라 임 사장은 “보통 가구를 의미하는 레귤러피스에 비해 매스터피스라 불리는 가구들은 프랑스 루이 13-15세 시절 베르사유 궁전과 같은 역사적인 장소에서 왕족들이 사용하던 것들을 그대로 재현해 만든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 시절에 만들던 재료와 공법을 그대로 전수받아 제작하기 때문에 이를 보증하는 ‘인증서’(certificate)가 부착되어 있는 것이 특징으로 가구라기보다는 하나의 예술작품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넓은 엔트런스에는 웅장하면서도 화려한 콘솔과 거울을 매치해 꾸몄다. 나폴레옹 시대에 사용하던 가구로 우드와 금의 불레 장식이 돋보인다.
매스터피스 가구로 꾸민 공간의 가장 큰 특징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을 정도로 독특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난다는 것. 실내로 들어서면 일상을 영위하는 생활공간이라기보다 예술작품 가득한 갤러리 혹은 박물관에 와 있는 듯한 ‘기분 좋은’ 착각을 하게 해준다. 게다가 그 가구에 얽힌 역사적인 공간과 인물들의 스토리까지 듣고 있노라면 그야말로 ‘환상적인 유럽으로의 여행’이 부럽지 않다. 특히 천장에 높고 웅장한 미국식 주택에는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가구 중 하나라 젊은 세대보다는 중후한 중년 이상의 집주인이라면 눈여겨 볼만한 인테리어 데코레이션 아이템이다.
평범한 공간을 고품격 실내로 연출해주는 매스터피스 가구의 가장 큰 특징은 유행이 따로 없다는 것. 로버슨 거리에 위치한 수많은 명품 브랜드 가구들도 시즌에 따라 혹은 패션 트렌드에 따라 유행 디자인을 염두에 두고 제작해 출시하지만 매스터피스 가구는 그저 베르사유 궁전 홀웨이에 있는 콘솔을 만들던 그 기법으로 만들 뿐이다.
오렌지 컬러 내추럴 마블 카운터 탑과 화려한 골드 프레임 장식이 돋보이는 수공예로 완성한 거울을 매치한 욕실 역시 매스터피스 가구만큼 화려하다.
바우하우스의 임 사장은 “매스터피스 가구를 제작하는 장인들도 오랜 기간 전문적인 훈련을 통해 숙달된 예술인들이지만 가구제작을 위해 사용하는 나무 재료부터 다르다”면서 “나무의 변형을 막기 위해 소금물에 몇 개월을 담갔다가 찌는 등 다양한 공정을 거쳐 제작되므로 아무리 오래 사용해도 뒤틀리거나 벌레로 인한 피해를 입는 경우가 없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들 가구들은 공장에서 찍어내듯 여러 개를 한꺼번에 대량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주문과 동시에 제작에 돌입하며 못을 사용하지 않고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드는 것은 물론 가구를 장식하는 작은 무늬도 수십 번의 공정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그러므로 ‘작품’을 집안에 들여놓으려면 수개월 정도 기다리는 것쯤은 감수해야 한다.
집안 한쪽에 마련된 홀 웨이에 조각상을 두어 마치 박물관의 한 코너인 듯 고상한 분위기가 풍긴다. 내추럴 마블과 이탈리아에서 제작한 브론즈 조각상이 돋보이도록 벽면은 실크 패브릭으로 마감했다.
세계적으로 매스터피스 가구를 생산하는 브랜드로는 이탈리아의 미체(MICE)가 대표적인데 주로 베르사유 궁전에 있는 가구를 비롯해 프랑스 루이 13-15세 때 사용하던 가구, 나폴레옹 시대에 사용하던 가구 등을 그대로 재현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물론 이들 가구 제작시 데코레이션 포인트를 주는 골드 장식도 모두 24K 진짜 금을 사용한다.
무엇보다 눈길끄는 매스터피스 가구의 장점이라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가구의 가치가 높아진다는 것. 수 세기 전 왕실에서 사용하던 가구의 디자인과 공법을 그대로 재현한 ‘앤틱 가구’가 일상에서 생활하는 주인을 만나 그의 손때와 숨결이 함께 어우러져 비로소 ‘진정한 앤틱 가구’로 재탄생한다는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바우하우스 임 사장은 “매스터피스 가구를 구입한 고객들은 자신의 세대에서 가구를 사용하면서 충분히 즐긴 후 다음 세대에 물려주기에도 손색없다는 사실에 더욱 만족스러워한다”면서 “자기 가문의 새로운 역사와 전통을 만드는 데 세월과 의미가 담긴 예술작품 같은 가구만한 것이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성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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