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없어도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고 유혹하는 크레딧 카드. 카드 회사들이 대학생들을 고객으로 만들려고 혈안이 되어 있다.
캠퍼스서 선물 공세 펼치며 카드 마케팅
대학과 은행간 파트너십 카드도 점점 증가
‘카드 빚더미 학생들 는다’ 비난 거세
대학생들이 집 떠나 캠퍼스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즐기는 것은 자유이다. 누구의 잔소리도 듣지 않고 마음대로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는 꿈같은 행복이다. 그런 그들에게 경제적 자유의 환상을 심어주는 것이 있다. 바로 크레딧카드이다. 카드를 긁는 순간 그것이 빚이라는 사실은 월말에 청구서 도착했을 때에야 확인되는 일이고 당장은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 요술 방망이 같은 것이 크레딧카드이다. 그래서 카드를 무분별하게 사용, 빚더미에 올라앉는 대학생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런데도 카드 발급 은행들은 대학생들을 고객으로 만드느라 갖가지 아이디어들을 짜내고 있다.
대학생들을 신규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크레딧 카드사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마다 고객 유치 방법이 점점 공격적이고 때로 창조적이기까지 하다. 대학 캠퍼스 근처에 자리를 잡고 호객행위를 하듯 학생들을 불러 모으며 카드를 내주는 가하면 대학 동창회 등 대학 관련 단체들과 단독 파트너십을 맺은 카드로 학생들을 유혹하기도 한다.
연방 공공이해연구그룹(US PIRG)이 최근 공개한 조사를 보면 학생들의 76%는 캠퍼스 안이나 캠퍼스 근처에서 테이블을 설치하고 마케팅하는 은행으로부터 크레딧 카드 발급을 제안 받은 적이 있다. 또한 이들 중 거의 1/3은 크레딧 카드 신청서를 기입하면 공짜 선물을 주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크레딧 카드사가 주는 공짜 선물은 가장 흔한 것이 티셔츠. 하지만 그 외에도 프리스비나 캔디, 피자, 심한 경우 아이팟 까지 선물로 주어지기도 한다.
과거의 통계가 없어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크레딧 카드사들이 대학생들을 타깃으로 삼아 선물 공세까지 펼치면서 고객유치에 혈안이 되어 있는 것은 최근 현저하게 눈에 띄는 현상이다.
카드 회사들이 대학생들에 눈독을 들이는 것은 당장의 고객 확보만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 대학생들은 아직 특정 금융기관과 거의 연결이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은행들로 볼 때는 대단히 매력적인 인구집단이다. 은행 계좌를 열고 크레딧 카드를 개설한 것이 인연이 되어 그들이 장차 자동차를 사고 집을 살 때 그 은행을 찾는 평생 고객이 되리라는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크레딧 카드 사용 증가에 따라 학생들의 빚이 불어나면서 대학생 대상 크레딧 카드 마케팅에 대한 감독기관들의 시선이 따가워지고 있다. US PIRG에 의하면 현재 교과서를 크레딧 카드로 구입하는 학생들이 전체의 절반을 넘고, 학생들 중 거의 ¼은 수업료도 크레딧 카드로 내고 있다.
지난 2004년 대학생들의 평균 크레딧 카드 빚은 2,169달러. 2006년 대학원생들의 평균 크레딧 카드 빚은 8,612달러로 한 조사 결과 드러났다.
USA 투데이가 2년 전 주도한 한 조사에 의하면 10여개 주가 대학 캠퍼스에서의 크레딧 카드 마케팅을 규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들은 전화, 이메일 등을 동원, 보다 공격적으로 학생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아울러 은행들이 대학과 크레딧 카드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도 증가 추세. 지난 2006년, 전국 10대 칼리지와 종합대학들은 모두 각기 은행과 손을 잡고 카드를 만들어 동창생들과 재학생들에게 발급했다. 총동창회나 대학 운동협회 등이 앞장 선 것이었다. 이같은 카드를 통해 회원의 연례회비로 대학이 벌어들인 돈은 수백만달러에 달했다. 이들 은행은 종종 캠퍼스 행사를 통해 마케팅 기회를 갖고 학생들에 관한 정보를 얻는다.
그런가 하면 대학들이 특정 은행과 손을 잡고 데빗 카드를 겸한 학생증 발급에 나서는 것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USA 투데이가 얼마 전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국의 15대 대학 중 은행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데빗 카드를 발행하고 있거나 추진 중인 대학은 ⅔에 달한다.
이에 대한 대학들의 해명은 주정부 예산이 대폭 삭감된 것을 벌충하기 위한 한 방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파트너십 관계들이 학생들로 하여금 이자나 연회비가 비싼 금융 상품들에 가입하도록 부추길 수가 있다고 소비자 단체들은 염려하고 있다.
“캠퍼스 내 카드 마케팅 문제 있다”
대부분 학생들 마케팅 규제에 찬성
크레딧 카드사들이 캠퍼스까지 찾아와 대학생들에게 마구 카드를 발급해 주는데 대해 학생들 자신은 어떻게 생각할까?
연방 공공이해연구그룹(US PIRG)의 조사에 의하면 대부분의 학생들은 캠퍼스 내 크레딧 카드 마케팅에 대해 뭔가 규제가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다.
US PIRG는 지난해 10월부터 올 2월까지 전국 40개 대학의 학생 1,584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다. 그 결과에 의하면 38%의 학생들은 특히 캠퍼스에서 크레딧 카드 마케팅을 하는 조건으로 학교나 학생 단체들이 해당 은행들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는 데 찬성했다.
아울러 67%는 학교가 학생들의 정보를 크레딧 카드 회사들에 나눠 주거나 파는 것에 반대했다. 이는 감독기관들도 예의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다. 뉴욕에서는 앤드루 쿠오모 주검찰총장이 대학생 융자업계에 대한 수사를 확대, 크레딧 카드나 데빗 카드를 발급을 위한 대학과 금융기관사이의 파트너쉽에 대해서 조사를 하고 있다.
오하이오에서도 마크 댄 주검찰총장이 대학 캠퍼스 내의 크레딧 카드 마케팅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
한편 미국 은행가협회의 존 홀 대변인은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책임감 있게 크레딧 카드를 쓰고 있다고 말한다. 대학이 은행들과 손을 잡고 카드를 발급하면 학생들로서는 대학이 인정하는 믿을 수 있는 기관의 카드를 쓰게 되는 것이니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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