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비디오·오디오·에어컨·홈디어터…
플로리다주 메릿 아일런드에 사는 배리 골든이 대각선 길이가 10피트나 되는 홈 씨어터 스크린으로 DVD를 볼라치면 그것은 그저 단순한 TV 시청이라 하기 힘들다. 불빛이 어두워지고 스테레오에서 “할리웃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나면서 비디오와 오디오 컴포넌트들에 하나씩 자동으로 불이 켜진다. 고든은 그저 자기 의자에 앉아서 손가락을 한번 움직일 뿐이다.
집안 전자제품 ‘유니버설 컨트롤’로 일원화
비용 20달러대에서 800달러까지 들기도
‘노스롭 그루먼’의 시스템스 엔지니어링 디렉터를 지낸 고든은 홈 디어터 애호가로 이 모든 일을 ‘필립스’사의 유니버설 리모트 컨트롤 ‘프론토 TSU9600’을 가지고 해낸다. 홈 씨어터 뿐만 아니라 집안의 다른 TV 모두의 모든 기능을 컨트롤 할 뿐만 아니라 단추 몇개 누르면 에어컨디션은 물론 집안 전체의 오디오 시스템 및 모두 연결된 11대의 컴퓨터까지 다 켤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하는 데는 거의 TV 한대 값인 800달러가 들었다. 게다가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과한 ‘프론토’에 대해 필립스사는 설치까지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권장한다.
그래도 유니버설 리모트 컨트롤의 인기는 커가기만 하고 있다. 홈씨어터를 설치하고 집안에 자동화된 시스템이 증가하면서 리모트 컨트롤의 숫자도 자꾸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TV에 연결된 것들만 해도 DVD 플레이어, 오래된 VCR, ‘티보’, 사운드 시스템에 새로 ‘블루레이’ 플레이어라도 들여놓았다면 커피 테이블에는 무려 6개의 서로 다른 리모트 컨트롤이 북적이다 방 전체로 흩어지거나, 소파 쿠션 뒤로 숨어 버리거나, 잡지 더미 밑에 깔려버리는 경우가 많다.
‘하모니’ 브랜드 유니버설 리모트 컨트롤 제조사인 ‘로지텍’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지난 5년 사이에 가구 평균 리모트 컨트롤의 숫자는 2.7개에서 3.3개로 늘었다.
그러나 집안을 좀 덜 지저분하게 하려고 유니버설 리모트를 사용하려면 일이 조금 복잡해지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800달러짜리만큼 우아하지는 않지만 기능은 그 정도 되는 새로 나온 유니버설 리모트 컨트롤들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로지텍 하모니 1000’ LCD 터치 스크린이 달린 시가 330달러 정도의 이 리모트는 탁상용으로 ‘하모니’ 웹사이트를 통해 명령을 받는다. 온라인으로 구좌를 개설하고 자기가 가진 기기들의 제조사와 모델 이름, 어떨 때 무엇을 틀 것인지에 대해 기입해 넣는다. 그리고 리모트를 USB 케이블로 PC에 연결시키면 모든 기본적인 명령이 다운로드 된다.
몇몇 다른 모델들도 그렇지만 ‘하모니’로는 홈디어터를 구성하는 기기들을 직접 켜는 것이 아니라 DVD를 보고 싶을 때는 DVD와 앰플리파이어, TV를 켜라고 리모트에 활동범위를 정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직접 누를 수 있는 단추는 두어개 뿐이고 대부분은 서너개 층에 걸쳐 메뉴가 묻혀 있는 터치 스크린으로 컨트롤해야 하기 때문에 오리지널 리모트들을 사용하기보다 덜 편리한 경우가 많다.
‘로지텍 하모니 원’ ‘하모니 1000’ 값의 3분의 2정도에 장만할 수 있는 ‘하모니 원’은 손에 쥐고 사용하는 것으로 터치 스크린과 버튼들로 구성돼 있다.
‘로지텍 하모니 1000’은 터치 스크린을 사용한다.
‘하모니’의 리모트 담당 매니러 아쉬시 아로라가 “여러 가정으로 가 20~30개의 서로 다른 리모트를 사용케 한 다음 단추사이의 거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분해하는 등 연구에 2만 시간을 들였다”고 말하는 제품으로 ‘하모니 원’의 스크린에는 채널 로고가 추가돼 이 아이콘만 누르면 간단히 채널을 바꿀 수 있다.
‘필립스 프레스티지오 SRU8015’ ‘애플 아이파드’의 동그란 터치패드를 닮은 스크롤 휠이 달려 있어 첫 설정 단계 및 활동범위 선정시 편리하다. 처음 설정할 때 컴포넌트의 브랜드 이름만 알면 리모트가 자동으로 맞는 모델을 찾아내기 때문에 모든 기계의 모델 번호를 알 필요가 없다.
‘소니 RM-VL600’ 20달러 정도면 장만할 수 있는 이 리모트는 새로 나온 리모트들 중에서는 가장 실속있다. TV, DVD, 위성및 케이블 박스와 테입 덱, 앰플리파이어, 에어 컨디션까지 8개까지의 장치를 컨트롤할 수 있다.
매뉴얼도 알기 쉽게 쓰여 있고 첫 설정에 관한 설명도 명료하고 단순하다. 리모트에 각 컴포넌트 제조사별 암호를 넣어야 하는데 ‘비지오’ 플라즈마 TV 코드가 없어 고객 서비스부에 전화했더니 금방 받아서 ‘삼성’의 코드를 사용하라고 가르쳐 준다.
‘빅 버튼’ 크고 간단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20달러짜리 ‘빅 버튼’이 제격이다.
이 대형 리모트는 노인이나 시각 장애자, 손놀림이 민첩하지 않은 사람에게 좋다. 커다란 버튼들은 누르기 쉽고, 키패드에 불이 들어와 컴컴한 방에서 사용하기 좋다. 대신 어려운 환경설정이나 학습 능력 같은 것은 기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저 양손에 리모트를 쥐지 않고 쉽게 DVD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뉴욕타임스 특약-김은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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