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은 부모로부터의 자립
부활의 교육적 의미 중요
아직도 바람이 차지만 완연한 봄이다. 아이들도 대학에서 봄방학을 맞아 들뜬 마음으로 소식을 전해 왔다. 이런 생명력이 절정에 이르는 때에 부활절 주일이 있다. 이 부활절은 유대인들이 양고기를 둘러싸고 기념하는 유월절의 바로 다음날인데 죽은 양이 아니라 죽음에서 부활하신 예수님이 주인공인 날이다.
이날은 곳곳에서 교회들이 모여 연합으로도 예배를 드리면서 부활, 즉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는 것에 대한 소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이 부활절 메시지에는 우리 모두의 신앙생활뿐 만이 아니라 자녀교육에도 중요한 지침이 담겨 있다. 그것은 바로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니 꼭 먼저 죽음을 전제로 하는 삶의 자세인 것이다.
한 가지 우스갯소리를 하면, 한 목사가 천국과 지옥에 대해서 설교를 하고 나서 청중에게 물었다고 한다. “여러분들은 모두 천국에 가시기를 원하십니까?”라고. 그랬더니 모두 손을 들고 큰소리로 “아멘!”을 하는데 한 어린아이는 오히려 얼굴을 찡그리며 외면을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이에게 “너는 천국 가고 싶지 않느냐?”라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어린아이는 “나는 아직 죽고 싶지 않거든요”라고 답했다고 한다. 천국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우선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는 갈 수없는 진리를 말해주는 얘기이다.
부활은 비록 기독교에 국한된 교리가 아니라 우리의 실생활 안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진리이다. 그 대표적인 것이 나비다. 흉한 벌레가 일단 고치에 들어가서 죽은 듯 있으면 화려한 나비로 다시 태어날 수가 있다. 나비 외에도 나방, 잠자리 등 다른 곤충들도 있지만 사람도 한 사람 몫을 하려면 죽음과 비교할 만한 시련의 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사람에게는 이 사실이 어린아이의 태어나는 장면부터 연출이 된다고 필자는 믿는다.
아이들이 다섯이나 있어서 다섯 번이나 출산의 기적을 목격할 수 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출산에 대한 생각이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것을 본다. 그 예로, 보통 출산하면 아이가 어머니 뱃속에서 나오는 것까지만 연상을 하는데, 해산의 고통도 고통이지만 다섯 번이나 이것을 목격하 다보니 출산은 아이가 뱃속에서 나오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후 30여분 후에 소위 말하는 “after birth” 즉 후산이 있어야 비로소 마무리가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즉 새 생명의 창조는 그 몸이 엄마의 몸에서 나오는 것으로 끝이 나는 것이 아니라 엄마의 뱃속에서 있을 동안 모든 필요한 것을 공급받은 탯줄도 끊겨야 종료가 되고 또 더 나아가서는 엄마로부터의 공급기반인 태반까지도 다 배설이 되어야 출산의 과정이 마무리 된다는 말이다.
히브리말에는 “샤밭”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단어의 어원은 “중지한다”는 것이지만 ‘안식’이라는 의미로 더욱 많이 쓰여 진다.
그러나 이 단어가 사용된 원천적 용도는 어린 희생양으로 오실 메시야, 즉 기름부음 받은 자의 죽음을 예표하는 단어이다. 이 죽음의 예표가 “안식”이라는 뜻을 가지게 되려면 꼭 필요한 조건이 바로 이 부활인 것이다. 죽어서도 살 수 있다는 진리, 아니 꼭 죽어야 다시 산다는 진리의 표시인 것이다.
필자는 이 학부모 칼럼을 쓰면서 새로운 습관이 생겼는데 그것은 월요일마다 교육란을 숙독하기 시작한 것이고 라디오를 듣다가도 교육에 관한 방송을 전보다 더 열심히 주의해서 듣기 시작한 것이다. 그래서 자녀들을 현역으로 열심히 키울 때보다도 오히려 자녀교육에 대해서 보다 많은 것을 배우게 되었는데 좋은 자료들이 너무나 많고 정말 자녀교육이란 풀타임, 아니 완전히 전인격적인 것이라고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러나 어떤 것을 보면 이것들이 과연 부모들이 알아야 할 것인지, 아니면 자녀들이 알아야 될 것인지 의아해지는 것도 많이 있다. 그 예로 SAT 시험에 관한 요령이나 인터뷰에 임하는 자세 등이다. 이런 것들은 당사자인 자녀들이 읽고 알아야 할 것이니까 교육란이 학생들 자신들에게 더욱 친하게 거듭나야 하지 않을까?
지난주에는 LA타임스의 한 기자가 SAT 영어부분을 한번 수험해 보라는 지시를 받고 그 시험을 치고 나서 그 결과에 대해 쓴 기사가 있었다. 10여년을 기자생활을 한 사람이 60% 라는 초라한 점수를 받았는데 그런 창피한 결과에 대해서 기사를 쓴 이유는 왜 많은 유명대학들이 SAT에 비중을 두지 않는지를 설명해주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부모들이 명심해야 할 것은 학생들의 시험점수만 올려주는 학원들이 난립할수록 대학입시사정관들은 그런 점수를 뚫어보고 그 뒤에 있는 지원생의 참 면모를 알아내는 기술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마침 수년 전 부활절 때 아이들을 데리고 동부학교 탐방을 했을 때의 얘기인데 딸이 졸업반으로 너무나도 바빴을 때였으니까 지원한 대학에 장학금 신청용 부모 세금보고서를 빼놓고 못 보냈었다. 그래서 방문 때 전해 주려고 아이들이 캠퍼스관광을 하고 있는 동안 교내 사무실로 직접 전해주러 갔다. 그러나 딸의 이름이 없었다.
더 높은 사람을 불러내 찾아보아도 없어서 관계자와 딸을 전화로 연결해 주었다. 그래서 겨우 엉뚱한데 있는 것을 찾아냈었는데, 그 사정관이 세금보고서를 받아서는 전에 있던 곳에 아닌 다른 곳으로 옮겨 놓는 것이 아닌가! “혹시”하는 불안감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했는데 수주 후에는 기대도 못했던 합격통지를 받았다.
딸은 웃으며 아니라고 그러지만 필자의 생각으로는 딸이 다 설명할 수 있었던 것이 합격 ‘대상외’ 파일에서 ‘대상내’파일로 옮겨지게 했고 결국 수주 후에 합격의 영광을 안을 수 있었다고 믿는다. 진부를 막론하고 우리 자녀들은 부모의 품에서 자립함으로써만이 진정한 성장을 맛볼 수 있는 것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213)210-3466, www.johnsgwhang@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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