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교사와 직접 대화 나누고 서머스쿨 등 학교행사 파악해야
9월 초에 시작한 신학년도가 6월 중순에 끝나는데 이번 학년도 너무 빨리 지나가 벌써 거의 4월을 맞이하게 됩니다.
티 에스 엘리엇은 1922년에 쓴 그의 시 ‘황무지’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 메말랐던 땅에서 라일락을 피우고, 추억과 욕망을 뒤섞고, 잠든 뿌리를 봄비로 흔들어 깨운다’라고 표현했듯이, 4월부터는 이번 학년도를 마무리하고 새 학년을 준비하며, 곧이어 여름방학으로 들어가기 때문에 잔인하다고 할 만큼 바빠집니다.
저도 봄방학 일주일간을 쪼개서 기차여행을 하며 책을 한두 권 읽은 뒤 봄방학인데도 쉬지 못하고 하루 이틀 학교에 나와 수없이 쌓인 공문, 서류, 리포트를 정리하려고 일하고 있습니다.
성적표 기간(reporting period), 오픈 하우스(Open House), 시험, 신학년도 교사배치(staffing), 신학년도 클래스 편성(reorganization), 예산 편성(budget development), 교직원 평가(staff evaluation), 교과서 및 보충교재 주문(ordering textbooks and supplemental materials), 신입생 등록(registration for new students), 서머 스쿨 준비(summer school application) 등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교장을 15년이나 했는데도 해마다 새로운 도전과 배움의 기회로 벅차면서도 즐거운 다양한 일을 저에게 경험하게 해줍니다.
학부모로서 이번 학년도 마지막 두 달 남짓 남은 기간에 점검해야 할 사항들을 적어봅니다.
1. 서머스쿨 프로그램 신청(Summer School Program Application)에 대해서 지금 알아두세요. 자녀가 다니는 학교나 교육구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 근처 동네의 커뮤니티 에이전시, 다른 사립학교, 근처 커뮤니티 칼리지 또는 유니버시티에서 제공하는 여러 가지 서머 프로그램을 리서치한 뒤 학생의 흥미, 적성, 필요성, 가족의 경제적 시간적 여유와 매취시켜 결정하세요.
2. 학생들의 신학년도 반 편성(초등) 및 신학년도 프로그램(중·고)은 이번 2학기 마치기 전에 완성하므로 미리 교사(초등)나 카운슬러(중·고)와 연락하세요. 나중에 학년도 마치고 나서 신학년도가 되어 뒤늦게 알아보고 걱정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세요.
3. 오픈 하우스(Open House)는 아무리 바빠도 시간을 내어 양쪽 부모가 함께 참석하세요. 일 년 동안 학생들이 배운 점을 하이라이트 하는 행사이니까요. 중고등학교는 여러 클래스 룸을 다녀야 하니까 시간을 잘 지키도록 시간적 여유를 가지도록 하세요.
4.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는 자녀를 가진 학부모는 진학하고자 하는 학교에서 어떤 서류를 원하는지, 또 특별한 프로그램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어떤 서류를 작성해야 되는지, 미리미리 그 학교에 가서 알아보세요. 또 placement test 같은 것이 있는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은 언제 있는지 미리 문의해보고 계획하세요.
5. 자녀가 현재 다니는 학교를 떠나서 다른 학교로 전학하게 되는 경우 또는 졸업을 해서 떠나는 경우 그냥 아무 말없이 떠나는 것 보다는 자녀에게 도움을 준 교사, 카운슬러, 교장에게 “그동안 저의 자녀에게 긍정적인 배움의 기회를 주셔서 감사하다”는 편지나 카드를 주거나 간단한 책이나 꽃으로 마음을 표시하는 예의도 있었으면 합니다.
저도 제 아들이 어릴 때 교육을 잘 받아서 지금은 스탠포드 대학에서 공부 잘하고 있다고 며칠 전 제게 전화하신 옛 학부모의 따뜻한 말씀이 참으로 반갑고 고마웠습니다.
6. 공립학교에서는 초, 중, 고 학생들이 일 년마다 봄(4~5월)에 치르는 학력고사 시험이 있으니 지난해 학생의 시험 결과에서 낮았던 점을 올해는 잘 보충했는지 다시 점검해 보세요. 또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테스팅 코디네이터나 교장에게 이번에 치르는 학력고사에 대한 설명과 준비를 학부모들에게 다시 알리도록 4월에 테스팅 프로그램에 대한 학부모 세미나를 해달라고 요청해보세요.
7. 학교 컴퓨터에 들어 있는 학생의 주소가 정확한지 다시 점검해 보세요. 중요한 테스팅 결과, 상급학교에 대한 정보들이 학생의 현주소로 우편으로 가게 됩니다. 혹시 이사를 했다면 최근의 주소 및 전화번호를 반드시 학교에 알리세요.
8. 평소에 늘 학교와 연락이 있어야 합니다. 학교와 패밀리가 인간관계 형성(relationship building)이 되어 있어야 합니다. 자녀를 맡겨놓고는 학교 행사나 미팅에 전혀 얼굴을 보이지 않고 자녀 학교에 대해 너무 모르고 계시는 학부모들께 학교는 학부모들의 관심, 참여, 능동적 액션 플랜에 따라 발전한다는 사실을 알려 드리고 싶습니다.
학교가 자녀를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느냐만 묻지 말고 패밀리가 자녀를 맡기고 있는 학교에게 모든 학생들과 교직원들을 위해 무엇을 해줄 수 있는지 생각해 보고 행동 실천해 주세요.
이번 학년도가 끝나는 6월 중순까지 여름방학을 즐기기에는 아직도 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처럼 “…I have promises to k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And miles to go before I sleep.” 아직 지켜야 할 약속이 있고 가야 할 여정이 많이 남았습니다.
지금 공립학교는 주 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교육의 위기에 접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사는 커뮤니티의 주 상원위원이나 주 하원의원에게 편지를 써서 우리의 미래인 자녀들을 위한 초, 중, 고 교육 예산 삭감을 절대로 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하세요. 편지 쓰는데 도움이 필요하면 학교 당국에 샘플 레터(sample letter)를 써달라고 하세요. 저의 학교도 PTA에서 샘플 레터를 써서 학부모들에게 나누어 드렸습니다.
수지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