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경색 여파 거래 부진·가격 하락 조짐
개발사들 신규 건설 보류·입주자 확보 총력
전문가들 “주택시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호”
상업용 부동산에도 불똥이 튀나. 주택시장의 하락이 계속되고 융자가 더욱 경색되면서 오피스 빌딩, 샤핑 몰 등 상가 건물,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들도 잔뜩 긴장하고 있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여파가 상업용 시장에도 타격을 미치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택 시장이 지독한 슬럼프에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 상업용 부동산도 최근 신용경색으로 인한 거래 둔화와 가격 하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이번 하락은 최근 주택시장이나 지난 1990년대 초 상업용 부동산이 겪었던 폭락에 비하면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다음은 월스트릿저널이 내다본 상업용 부동산 전망.
“과잉건설 없어 폭락도 없을 것”
상업용 빌딩 건설 개발사들이 신규 프로젝트에 급제동을 걸고, 입주자 확보 및 유지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또 다수의 상업용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변제 기일이 임박한 기존 대출 연장에 전전긍긍하는 등 불안이 역력하다. GM빌딩을 비롯 뉴욕 맨해턴의 최고급 빌딩들을 쓸어 담았던 큰손 투자자 해리 맥크로우와 미국 샤핑 몰의 대 투자자인 호주의 센트로 프라퍼티즈 등이 단기 채무 변제에 몰려 탐욕스럽게 사 모았던 빌딩들을 헐값에 던지지 않을 수 없는 지경으로 몰리고 있다.
그러나 밝은 면도 없지 않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독한 하락을 겪고 있는 주택시장과는 달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하락은 하지만 주택시장만큼은 아닐 것이라는 데 견해를 같이 한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과 달리 수입을 발생시킨다. 주택은 가치가 융자액 아래로 떨어져 수백만채가 차압되고 있지만 상업용 부동산은 주택과 달리 대부분의 경우 융자 페이먼트를 내는데 충분한 현금 수입을 가져다준다.
JP 모건 증권사는 “기본적으로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상태가 좋다”고 평했다. 지금까지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고통은 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가치 하락과 그 손해를 떠안게 된 은행에 의해 촉발된 것이었다. 그러나 경제가 침체에 빠진다면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더 악화될 위험이 있다. 렌트가 내려가고 공실률이 올라가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그러나 최악의 사태가 오더라도 주택시장처럼 심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많은 상업용 건물주들이 떨고 있지만 이번에는 지난 1990년대 초만큼 심각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다수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1990년대 초 상업용 부동산이 폭락했을 당시 도널드 트럼프나 올림피아&뉴욕과 같은 메이저 개발사들이 심각한 재정난을 겪었었다.
골드만 삭스는 베어스턴스와 시티그룹, JP모건, 리먼 브라더스, 메릴린치, 모건 스탠리의 올 1분기 중 상업용 부동산 관련 평가손을 전부 합해 72억달러로 추산했다. 손실액도 적지만 내용면에서도 주택 시장의 손실과는 다르다. 은행의 장부에 올라 있는 상업용 모기지 담보 채권의 시장가치가 하락한 것일 뿐 주택 모기지 은행들이 대부분 상환불능에 의한 실질적인 손실을 떠안은 것과는 다르다. 무디스는 최근 2007년 및 08년 중 주택 모기지 상환불능은 300만 건에 이르며 이중 200만명은 실제로 집을 잃게 된다는 참혹한 전망을 내놨다.
JP 모건은 미국 경제가 이미 침체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 상업용 부동산 손실은 향후 5~8년간 1,2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체 부채액 3조2,000억달러에 비하면 4% 정도로 타격은 적은 편이다. 이에 반해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주택 시장의 손실은 2,000억달러, 손실률 15%로 피해가 심하다.
이번 슬럼프 동안 상업용 부동산 가치는 최근 최고가에서 20%는 빠질 것으로 JP모건 체이스는 전망했다. 주택 가격이 2005년 최고가를 찍은 이후 크게 떨어졌고 앞으로도, 전망기관에 따라 다르지만, 25~40% 더 떨어져야 바닥을 확인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비하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
현재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률은 주택보다 훨씬 낮다. 과잉 건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상업용 개발사들은 지난 1990년대 혼이 난 탓에 상업용 신규 건설에 신중한 자세를 취해 왔다. 주택과 달리 과잉 건설이 없었다. 올해 탑 50개 지역 오피스 신규 건설은 5,390만스퀘어피트. 2004년보다는 두배나 되지만 1990년대 초에 비하면 아주 적다.
<1면서 계속>
그 당시 한해 평균 1억4,400만 평방피트가 건설됐었다. 그 때에 비하면 40%도 안된다.
상업용 빌딩이 과잉 건설 되지 않았던 것은 자재 가격이 비쌌고, 2004년까지도 지난 번 침체 영향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지금은 신용 경색으로 상업용 건물 건설이 일제 정지상태에 들어가 기존 상업용 건물은 잘 보호되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은 타격이 심할 것이다. 지난 1986년 무디스가 전국의 오피스 건물 시장에 준 점수는 100점 만점에 13점. 이 점수는 해당 시장의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데 공급이 수요보다 월등히 많았음을 뜻한다. 50점 이상이면 상태가 개선되고 50점 아래면 악화상태를 의미하는데 지금 일부 지역은 심한 하락을 맞고 있다. 피닉스가 그런 곳으로 무디스 점수로는 0점이다. 과잉 건설상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하지만 전국을 보면 평균 점수가 52점으로 양호한 상태다. 주택에 비하면 월등히 우수함을 나타낸다.
랜드로드들은 입주자를 지키기 위해 렌트를 내리지는 않았지만 프리 렌트, 인테리어 고급화 등으로 실질적인 렌트는 내려가는 추세다.
현금 흐름은 그런대로 지지되지만 금융비용이 올라가고 있다는 점이 랜드로드들의 걱정이다. 융자가 쉽게 나왔던 2005년에서 07년 사이 공격적으로 융자를 받아 건물을 사들였던 건물주들의 걱정은 더욱 크다. 곧 재융자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는데 많은 경우 기존 융자보다 조건이 못하고 액수도 적어 디폴트 위험이 높다. 무디스에 의하면 올해 재융자해야 할 상업용 모기지 채권 440억달러중 240억달러가 2005년에서 07년 사이 발행된 단기 부채 채권이다.
다수의 랜드로드들은 기존 융자를 연장할 수 있겠지만 단기채무 때문에 건물을 포기해야 할 경우도 있을 것이다. 매크로우의 케이스는 레브리지를 많이 사용하여 건물들을 사들였을 경우 단기 융자 상환에 몰리면 어떤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물론 대부분 건물주들은 매크로우처럼 단기금융 의존도가 높지 않다. 또 융자가 후하던 시절 7년 내지 10년 장기로 론을 얻어 이번 슬럼프를 무사히 넘어갈 것이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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