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워싱턴 중앙장로교회 강연회에 참석한 적이 있다. 짧은 시간 강연으로 차분하게 서울 청계천 공사 시작할 때 발생한 어려운 이야기며 완성한 후 현 제 형편 등 조리 있는 이야기 듣고 난 후 “꽤 용기 있는 사람이구나, 저런 사람이 우리나라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 그 때 그분이 서울시장이라 했는데 내가 듣기에 말 한마디 한마디에 용기와 진실성과 지혜가 있어 보여 맑게 흐르는 도랑물같이 듣는 귀를 시원케 해주었다. 집에 와서 아이들에게 듣고야 그분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았고 (거꾸로 해보니 어느 여자의 이름이 되는) 흔치 않은 이명박 씨 이름을 다시 불러보며 재미있어 했다.
일하는 사람에게 5 년은 잠깐이다. 새 대통령이 나라와 국민을 섬기는 마음으로 일하겠다니 그 말이 두 귀에 크게 울려오며 고맙게 들린다. 나라나 교회의 지도자들의 섬김의 자세는 예수님의 사상이다. 군림하는 자세는 쉬 미끄러지나 섬김의 자세는 미끄러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대통령은 국민을 섬기는 자리다. 통치할 권력을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았기 때문이다.
기업인들의 사업이 잘 돼야 일자리를 만들어내고 나라 안에 실직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다. 균등을 부르짖으며 찾다가 기업인들을 죄인 취급하거나 사업 못 하도록 눌러버리면 너도나도 거지가 돼버린다. 학교를 졸업하고 쏟아져 나오는 젊은이들이 직장을 얻을 수 없어 대낮에 집에서 낮잠 잔다.
기업인들도 혼자만 부자 되려고 하지 말고 고용인의 노동력을 억울하게 하거나 떼먹지 말고 한 식구처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정신으로 자비베풀어야 한다.
정부의 책임은 우선 국민들의 식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이것은 정부의 제일의 책임이다. 일자리를 마련해주고 먹고살도록 해줘야한다. 자본주의 시작의 근본이 그 뜻이었을 것이다.
세상에 완전한 사람은 없다는데 과거에 성공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실수나 함정은 자리를 틀고 기다린다. 그리고 대통령 혼자서는 나라를 바로잡지 못한다. 먼저 공무원들이 정직해야겠다.
부정부패는 한국의 문화라는 속담이 생겨버렸다. 내가 들은 얘기 한 토막이다. 생활이 급해 장사를 해보려고 규정된 시설을 완비해놓고 정부에 허가신청한지 세월이 흘러도 허가가 나지 않아 어떤 분의 귀띔으로 어느 날 아침 일찍 보건복지부 청사를 찾아가 출근하는 그 직원을 현관에서 만나 약간의 수고비 봉투를 주니 안 받겠다고 사양하기에 포켓에 살짝 넣고 왔더니 그 이튿날 직접 찾아와 허가증을 주고 갔다. 그 동안 이것저것 트집 잡던 것 쳐다보지도 않고.
우리 한국은 세계로부터 빚진 나라이다. 그 옛날부터 외세의 침략으로 위급해 도움을 구할 때마다 미국과 전 세계가 달려와 많은 나라 젊은이들의 생명들이 죽음으로 우리를 구해냈다. 세계 2차대전 때나 6.25 사변이 바로 그 실례이다. 당시 인천상륙작전 때 맥아더 장군이 허리까지 차오르는 깊은 바닷물 속을 군복 입은 채 육지로 걸어 나와 적들과 싸워 수만 명 샛별 같은 자기네 젊은 군인들의 생명을 희생시키면서 서울에 입성한 전투는 우리가 겪은 역사다. 우리가 증인이다. 그때 경제신문사 말단 기자였던 나의 남편을 반역자로 몰아 조석으로 잡으러 오니 썩은 가마니 밑에 숨어 실낱같이 다 꺼져가는 촛불처럼 가물거리던 생명을 인천 상륙작전으로 구원 받았다. 어디 나의 남편뿐이겠는가.
젊은이들에게 역사를 잘 가르쳐야겠다. 나라를 빼앗기면 내 생명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에게 생명 보다 더 귀한 것 하나 있는데 그것이 자유이다. 자유와 생명이 결탁되어있다. 자유가 없으면 생명도 없다. 겪은 사람들이 지금까지 살아 있으니 그것을 안다. 아직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이들이 변화를 찾는데 무작정 변화는 파멸이다.
이제 나부터 살고보자나 부정부패는 옛날이야기로 흘려보내고 다부지게 이웃과 더불어 허리띠 졸라매고 정직과 진실의 발걸음을 앞으로 내딛자. 이미 시작되었다. 불평불만하지 말자. 쉬운 일이 아니다. 지금 우리는 할 수 있다. 단숨에 변화는 오지 않는다. 성급하게 굴지 말고 믿어보자. 기다려보자. 대통령은 시간과 우리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순득 /워싱턴여류수필가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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