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14일자 A4면에 실린 ‘거짓말에 관한 진실 V ? 김숙희 전 SF체육회 부회장이 구세홍 SF축구협회 사무총장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추적기사와 관련해 관련자들의 추가증언이 확보됐다. 이미 소개된 관련자 증언과 추가증언에서 몇가지 규명돼야 할 요소들이 포착됐다. 핵심쟁점(으로 삼은 이유는 괄호 속에 묶음)과 관련증언을 정리한다.
◈쟁점1) 피고 구세홍씨는 원고 김숙희씨를 때렸나(이유: 김씨가 낸 고소장에 “피고는 원고의 신체에 공격적으로 접촉을 가해 원고가 땅에 쓰러지게 했다”고 돼 있으므로)
☞14일자 본보 관련보도에 인용된 증인 10명(원고와 피고의 주장은 제외) 가운데 증언을 거부한 한모세씨를 제외한 9명의 말을 종합하면 구타는 없었다.
◈쟁점2) 구세홍씨는 김숙희씨뿐만 아니라 신동기씨에게도 신체적으로 부상을 입혔나(이유: 김씨가 낸 고소장에 그렇게 적시돼 있으므로)
☞이미 보도된 대로, 사건당일(07년 7월19일 저녁) 오클랜드 산마루 식당에서 SF체육회 이사장 자격으로 임시이사회를 주재한 신동기씨의 증언으로 김씨의 주장은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게 됐다. 당사자인 신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맞았느냐는 질문에 “나는 그런 것 없다. 내가 말리고 주재자로서 정리하는데 신체적인 접촉은 있었지만”이라고 말했다. 그는 더욱이 “이쪽이다 저쪽이다를 떠나서 거짓말을 하면 안된다…김숙희씨는 절대로 맞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신씨는 또 자신이 맞았다는 내용이 김씨가 낸 고소장에 적시돼 있다는 데 대해 “고소장 내용은 안봤기 때문에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쟁점3) 구세홍씨는 김숙희씨에게 살해협박을 했나(이유: 김씨가 낸 고소장에 “피고는 계속적으로 원고를 죽이겠다고 협박했으며 나중에 원고에게 해를 입히거나 죽일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협박을 했다. 이같은 위협은 원고에게 심각하게 받아들여졌고 원고는 큰 두려움과 걱정으로 고통받았다”고 적혀 있으므로)
☞관련자들의 증언을 종합하면, 욕설은 분명히 있었다. 본보 취재기자의 녹음파일에서도 구세홍씨로 추정되는 목소리로 “야 이 씨XX아 너 나한테 뭐라 그랬어, 내가 돈달라고 했어, 씨XX아, 밥을 달라고 했어, 왜 욕해 왜 욕해”라는 부분이 확인된다.
▷죽인다는 말 있었나= 관련자들 증언이 엇갈린다. 구씨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한다. 본보 취재기자 녹음파일에는 그런 말이 잡히지 않는다(물론 이 녹음파일이 모든 소리를 다 담았다고 확신할 수는 없다).
▷만일 죽인다는 말이 있었다 하더라도 그것을 살해협박으로 볼 수 있나= 있었다 없었다 논쟁을 떠나, 그것을 살해협박으로 느끼든지 심한 욕설 중 하나로 느끼든지 하는 건 그 말이 나온 상황에 대한 종합적 판단이 필요하다. 원고(김숙희)는 “큰 두려움과 걱정으로 고통”을 받을 만큼 위협적으로 받아들였다고 고소장에 적시했다. 김흥배씨는 언어폭력으로 표현했다. 김기택씨는 “미국에서는 I’ll kill you 하면 아주 큰 일인데 한국말로는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인사회에는 괜히 그런 말을 했다가 법적으로 처벌받았다는 말도 있고, 한국인의 언어습관에 대한 설명 등으로 처벌을 면한 사례도 언급된다.
SF 어느 대학에서 방문교수로 있다 재작년 귀국한 H교수의 경우 빚을 안갚고 피하는 채무자를 찾아가 채무자의 여고생 조카가 보는 앞에서 “임마 너 한국 같으면 죽어 임마”라고 말했다가 조카의 목격담까지 곁들여져 살해협박범으로 경찰에 신고됐으나 조사결과 무혐의 처리된 바 있다.)
◈쟁점4) 누가 먼저 도발했나(이유: 김씨는 고소장에서 “(원고가) 도발하지도 않았는데, 피고가…” 더러운 언어로 원고를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구씨와 일부 증인은 “김씨가 먼저”라고 증언하고 있다.
☞본보 녹음파일에 구세홍씨가 “야 이 씨XX아, 너 나한테 뭐라 그랬어, 내가 돈 달라고 했어, 씨XX아, 밥을 달라고 했어, 왜 욕해 왜 욕해”라고 나오는 것으로 미뤄 김숙희씨가 구씨에게 먼저 뭐라고 한 듯하다. 이에 대해 당시 구씨 옆에 있었던 이상호씨는 “김숙희씨가 왔다갔다 하면서 나하고 구세홍씨쪽을 보고 욕을 자꾸 했다. 개xx들 왜 왔냐는 식으로”라고 말했다. 김씨가 구씨에게 이전에도 비슷한 욕을 했다는 구씨의 말을 뒷받침하는 증언이 14일 확보됐다.
장정현 재미대한체육회장은 이날 오전 본보의 확인인터뷰에서 “구세홍씨가 그날(07년 7월19일 임시이사회보다 훨씬 이전에 오클랜드 코트야드 메리엇호텔에서 밤 12시쯤) 욕은 안했다. 김숙희씨가 나도 깜짝 놀라게 욕은 했다. 재미대한체육회 회장을 하면서 개인적인 감정싸움에 관여하기는 싫다. 내가 관여하면 좋은 모습이 아니지 않은가. 그날 윌리엄 김씨, 신동기씨, 김숙희씨, 권욱순씨가 다 한차에 타고 왔다. 기사에 제 이름이 들어가는 게 모양새가 그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욱순씨는 “(그날 이전에) 개인적인 뭐가 있었던 거 같다. (누가 먼저 욕을 했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다. (뭐라고 욕을 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관여하지 않은 것은 신경쓰지 않는 성격이라 잘 모르겠다. 큰 소리가 왔다갔다한 거 같다”고 말했다.
◈쟁점5) 구세홍씨는 의자를 들어 때리려고 했나(이유: 관련자 증언에서 이에 대한 일부 증언이 나오고 있으므로)
☞ 김숙희씨가 낸 고소장에는 이런 내용이 없으나, 첨예하게 엇갈리는 대목이다. 서정순씨는 “그 사람이 의자를 갖고 던지려고 했다”고 했고, 김흥배씨는 “의자를 들고 협박했다”고 했다. 의자에 손을 댄 것에 대해서는 구씨도 부인하지 않는다. 그러나 서씨 및 김씨의 판단과는 다르다. “화가 나서 박차고 나가는데 (무릎에 걸릴 정도의 거리를 가리키며) 바로 이쯤에 의자가 있어서 확 이렇게 제치고 (들치듯 밀쳐놓고) 나갔다”는 것이다. “그거 진짜 때릴라 그랬으면 던지지, 집었으면 던지지”라는 말도 덧붙였다.
김기택씨는 앞서 서씨나 김씨와 달리 “의자는 들었다 놓은 것 같다. 홧김에 들었다 놓은 것 같다”고 구씨의 주장에 더 가까운 듯한 증언을 했다. 한편 본보는 김숙희씨가 고소장에서 구세홍씨 행위가 서정순씨 등에 의해 제지됐다고 돼 있으나, 서정순씨의 13일 인터뷰 증언이 어떤 것은 남들보다 아주 자세하고(의자협박 부분 등) 어떤 것은 상당히 흐릿한(구씨가 했다는 말이나 신체적 접촉 여부) 점을 중시, 14일 재확인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오후 2시30분 현재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정태수 박승범 기자> tsjeong@koreatimes.com
◇본보 14일자 A4면 ‘거짓말…’ 추적기사 중 왼쪽부터 3번째 칼럼 상단부분 ‘김숙희씨 조정안 제시’ 중 “한국일보”는 원문의 “the KOREAN TIMES news paper”를 번역한 것으로서, 실제로는 한국일보가 아니라 한인 일간신문을 뜻할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 구씨측이 이미 이 제안을 거부한 이상, 이것이 무엇을 뜻하는지에 대해 당사자측에 별도로 해석을 요구하지 않는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