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도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차이나타운의 모습.
대형화·전문화가 살 길
여행·외식·미용 등 업계 네트웍 만들어 서로 돕고
연 3백만 관광객 상대 메뉴·서비스 개발 절실
날로 치솟는 유가와 침체국면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부동산경 기 여파가 라스베가스 호텔에까지 영향을 입히고 있어 네바다주 전체에 심각한 불황을 가져오고 있다.
주류상권 및 타 커뮤니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는 한인 경제의 체감경기 지수는 그야말로 바닥을 치면서 좀처럼 회복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비해 중국 커뮤니티의 경우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어 한인 사업자들을 비롯한 타인종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고 있다. 따라서 지금이야말로 중국 상권에 대한 벤치마킹을 통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고 한인 경제 전반에 걸쳐 구조를 개편하는 절호의 기회로 삼아야 할 것이다.
중국 상권의 특징은 가장 라스베가스적인 사업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라스베가스를 도박과 관광의 도시로만 보는 것은 큰 착오다. 물론 도박과 관광사업을 통해 시의 재정을 튼튼히 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진정한 라스베가스의 모습은 ‘컨벤션을 통한 국제무역의 중심’ ‘대륙 중부와 서부를 연결하는 최대 물류기지’ ‘세계 유행을 선도하는 패션의 메카’ ‘첨단 기술과 고도 서비스산업의 트랜드를 리드하는 쇼케이스’라 할 수 있다.
중국인들 역시 다수의 스몰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지만 한인들과 달리 물류사업을 비롯해 무역, 부동산, 식품, 의류, 전자사업 등 다양한 대형 사업체를 거느리고 있다.
이들의 사업 대상은 이곳 호텔들과 미 전역은 물론 컨벤션을 통한 세계시장을 상대로 비즈니스를 전개하고 있다. 최근 한국 지방자치단체들이 미주 한인들을 상대로 한 수출을 목적으로 앞 다퉈 LA에 무역사무소를 개설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보인다.
라스베가스 차이나타운은 타주의 그것과 달리 그 안에 한인상권을 비롯한 베트남, 일본, 에티오피아, 필리핀 등 다른 커뮤니티의 상권들과 어우러져 또 하나의 관광명소를 이루고 있다. 또한 이들은 이미 포화상태가 된 스프링마운틴 차이나타운을 대신하기 위해 사우스웨스트 지역에 광활한 부지를 조성하고 있다.
따라서 한인 상권이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들과 같이 라스베가스를 보는 시각을 달리 하고 방향을 새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첫째는 세계화다. 전세계 300만 바이어들이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찾아오는 도시인 라스베가스는 이미 글로벌화의 중심에 우뚝 서 있다. 이제는 식당을 운영하더라도 한인들만이 아닌 세계인들을 상대로 하는 메뉴와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또한 한국의 많은 사업체들이 세계를 상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도록 라스베가스에 지사를 설립해야 한다.
둘째는 대형화다. 대부분의 한인 비즈니스들이 영세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업종간, 지역간의 연합을 통해 구매력과 마케팅 능력을 강화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금까지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던 한인 단체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필요한 때이고, 한인업체들도 서로 화합의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기업과 연결하여 사업규모를 확장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는 전문화다. 이제는 한국의 상품과 문화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있지만 라스베가스 한인 업소들의 현실은 30년전 한국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곳 한인들은 잘 느끼지 못하고 있지만 관광객을 비롯한 외지인들이 한인 업소들을 방문하면서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할 수 있다. 옆집에서 자장면 잘 팔린다고 우리도 메뉴를 추가하는 식의 경영으로는 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업계간 공조가 필수다. 세계 최고의 관광도시인 라스베가스는 어떠한 비즈니스를 전개하더라도 외지인을 위한 숙식 제공 및 여행 서비스가 수반되는 곳이다. 따라서 컨벤션과 물류기지로서의 명성 뒤에는 호텔과 외식산업 인프라가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여행업, 운수업, 기념품점, 식당업, 통신업, 이·미용업, 웨딩 등 관련 사업체간의 네트웍 구축을 통한 공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이상 유아독존식의 경영과 모래알 같은 커뮤니티 형성으로는 성장을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한미 FTA 발효와 무비자 시행이 목전에 다가온 만큼 라스베가스 한인 경제의 급성장에 대해 기대를 걸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나 전망이 좋은 만큼 경쟁도 심해질 수밖에 없고 예전의 경영기법과 고정된 의식구조로는 더 이상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는 위기감을 실감하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철저한 준비와 변화가 이루어질 때 2008년의 성공이 가능할 것이다. <김문집 기자>
■연재 순서
1. 서론
2. 식당, 여행, 기념품점
3. 부동산, 금융, 보험, 건축업
4. 마켓, 리커, 스왑밋, 의류점
5. 이·미용, 사우나, 화장품
6. 병·의원, 치과, 변호사, 회계사
7. 기타업종
8.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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