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igh-Context Culture
A High-Context [HC] communication or message is
one in which most of the information is already in the person.
고감도 커뮤니케이션 또는 ‘하이-컨텍스트’ 메시지라 함은
정보의 대부분이 이미 그 사람 안에 들어 있는 경우를 말한다.
“척 하면 알지.”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나?”
“아니 그것도 몰라?”
“저 친구 진짜 뭘 모르네.”
이 때, ‘그 뭐란 게 뭐냐’ 물으면 이미 한 박자 느린 사람이 되고 맙니다. 뭐가 어떠냐고 캐물으면 성가신 사람으로 전락하고 맙니다.
‘다 알잖아’ 식의 커뮤니케이션 또는 메시지는 이른바‘하이-컨텍스트’ 문화의 전형입니다.
말로 일일이 설명하고 캐묻는 언어의 논리보다‘감[感]’의 직관이 앞서는 문화를 ‘high-context culture’라 부른 사람은 문화인류학자 에드워드 홀 [E.T. Hall]이었습니다.
문화의 저류에 흐르는 동질성 [homogeneity]. 말 없이도 서로 아는
높은 공감대 [shared identity]. 오랜 역사를 통해, 같은 맛과 냄새와
느낌을 세포 깊숙이 나눠온 사람들이기에 굳이 이것저것 꼬치꼬치
캐묻지 않아도 대략 ‘눈치껏’ 다 그렇고 그렇게 잘 엮어져 나가는
문화를 ‘high-context culture’, ‘고감도[高感度] 문화’라
번역해 봅니다.
금방 미국에 유학 온 학생들께 물어 봅니다.
“한국하고 많이 다른 게 뭔가요?”
잠시 머뭇거리다 나오는 대답들이 한결같이
‘친절하고 정확한 것 같아요’입니다.
서울이란 대도시 사람들보다 일상의 미소를 더 많이
나누는 게 이 곳 미국 사람들인 건 맞습니다.
한국문화보다 좀 더 따지고 묻는 정확도가 높은 것도 사실입니다.
친절하지만 분명한 게 미국문화가 한국문화와 다른 점이랍니다.
영어문화권의 많은 나라들은 ‘high-context’의 반대인
‘low-context culture’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A low-context communication is just the opposite;
i.e., the mass of information is vested in the explicit code.
저감도 커뮤니케이션이란 바로 정 반대의 경우이다.
즉, 정보의 대부분이 확실하게 드러난 코드 속에 있다.
서로 나누는 정보의 대부분이 이미 사람들 속에 들어 있는 게 아니라,
분명하고 정확한 코드 안에 들어 있다는 게 ‘저감도 문화’의 속성입니다.
‘코드’란, 언어의 기호체계 또는 말하는 방식을 두루 일컫는 단어입니다. ‘다빈치 코드’라 할 땐 암호를 말하기도 하고,
민사법/형사법을 Civil Code/ Penal Code라 하지요.
‘코드’란 말이 커뮤니케이션의 수단으로 풀이되면,
언어적 [verbal] 그리고 비언어적 [nonverbal] 표현체계를 말하게 됩니다.
암시적 묵계보단 명시적 계약이 앞서는 사회에선 분명한 표현체계가
필수입니다. 서로 알더라도 분명히 해두는 관행이 깊게 뿌리내린 문화에선
‘거시기하니 거시기하자’는 ‘거시기 커뮤니케이션’이 통하지 않습니다.
뻔히 아는 데도 꼭 명기해야 하는 게 ‘로우-컨텍스트 컬처’의 기본입니다. 그러니, 고감도 문화권 사람이 볼 때 저감도 문화는 좀 아래[?]로 보이기도 합니다.
아니, 뭐 그럴 것까지!” 반면, 저감도 문화권 사람이 볼 때 고감도 문화란 한 없이 엉성해[?] 보입니다. 아니, 저러고도 사회가 돌아가나?
High-context culture, low-context culture,
어느 게 더 좋고 나쁜가는 따질 문제가 아닙니다.
선호나 우열보단 그저 다르다는 점에 유의할 뿐입니다.
영미문화권이 한국문화에 비해 ‘저감도 문화’라 함은, 한국문화가
영미문화권에 비해 ‘고감도 문화’임을 말할 뿐입니다. 한국 안에서도,
서울문화는 시골문화에 비해 훨씬 저감도 문화입니다. 인정 많고 서로서로 잘 아는 시골 문화는 인정머리 없고 개인주의가 팽배한 서울 문화에 비해 훨씬 고감도 문화이죠. 그렇게, 고감도/저감도 문화는 서로 비추어 보일뿐, 어느 한 유형이 다른 문화보다 우월하거나 열등한 건 아니란 말씀!
In a high context culture, many things are left unsaid,
letting the culture explain.
고감도문화에선 많은 게 말로 표현되지 않는다.
문화가 저절로 다 설명하기에.
영어를 외국어로 공부하는 한국사람들이 알게 모르게 부딪히는 벽은
언어 외적 요소인 문화의 벽입니다. 문화를 알면 영어가 보인다. 문화를
알아야 영어가 보인다. 문화교양 없는 영어는 모래 위 궁전이다. 진정한
영어실력은 단단한 문화지성 위에 쌓아진다. 다 맞는 말씀입니다.
열심히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문화교양을.
고감도 문화권에서 익힌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저감도 문화에선 잘 통하지 않습니다. 저감도 문화에 적응하려면
문화교양이 필수입니다. Cultural literacy is a sine qua non!
‘문화교양’은 정치/경제/사회/문화를 두루 포함하는 말입니다.
영어를 잘 하기 위한 문화교양을 날로 익히는 최선의 방법은 신문을
‘열심히’ 읽는 겁니다. 흔한 데 답이 있습니다. 굳이 한 두 권의 좋은 책이 따로 있질 않습니다. 신문이란 좋은 교과서/참고서가 늘 우리 곁에 있습니다.
정치/경제/사회 뿐 아니라, 문화의 모든 면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요즘
일간지들, 예컨데 뉴욕타임즈 일요판이나 USA Today 문화 페이지들은
정말 읽을만한 영어문화교양의 보물로 가득합니다. 하루 한 편 찾아
읽는 에세이 한 꼭지 영화비평 하나, 그렇게 점차 쌓이는 게 바로
문화지성이요 문화교양입니다. Cultural literacy ? 하루 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맺는 백년가약에도 ‘prenuptial agreement’
[혼전 동의서]를 작성하는 ‘low-context culture’의 영미문화권.
성가실 정도로 ‘자상하게’ 꼬치꼬치 캐는 영어문화.
‘거시기’에 익숙한 우리 문화에서 영어문화교양을 배운다며
무작정 내 문화를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새 옷을 입는다고 내 살까지 깎아 내다 버릴 일은 없겠지요.
다만, 알고 있으면 됩니다.
아하, 이런 점이 다르구나.
그렇게 인식할 수 있는 여유가 있으면 됩니다.
남 말 배우며 내 정체성마저 팽개칠 이유는 없습니다.
다양한 문화의 차이를 알고, 능숙하게 대처하면 될 일입니다.
로마에 가면 로마인처럼 따릅니다.
서울에 온 로마인에게 나도 로마인처럼 군다면 우스워집니다.
Just be aware!
Che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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