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숨쉬는 거리, 샤핑하듯 보고 사고…’문화 3일장’
예술적 감각이 뛰어난 도시 패사디나에서 미술, 음악, 공연 예술 등을 한데 모아 일반인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는 예술 축제 형식으로 소개하는 아트위크엔드(ArtWeekend)가 열린다. 10여년 전 일부 문화 단체들이 ‘아트나이트’란 이름으로 하루 저녁 무료 오픈하우스를 실시했던 행사가 이제는 매년 봄, 가을 두 차례에 걸쳐 무려 2만명의 구경꾼을 패사디나 다운타운으로 모여들게 하는 대대적인 축제로 성장했다. 3일간 올드 패사디나부터 사우스 레익까지 거의 모든 예술관련 기관들이 무료로 문을 열고, 다양한 길거리 퍼포먼스와 라이브 밴드, 노점상 등이 거리를 메워 흥겹고 활기찬 주말 놀이터를 마련해 준다. 3월14일 저녁에는 예술지구 전체가 오픈하우스에 참여하는 ‘아트나이트’(ArtNight), 15일에는 플레이하우스 디스트릭에서 언어를 동반한 모든 퍼포먼스 및 영상 아트를 다양한 각도에서 선보이는 ‘아트토크’(ArtTalk), 그리고 마지막 날인 16일에는 야외 전시 및 매매를 할 수 있는 ‘아트마켓’(ArtMarket) 등의 세 가지 형태로 진행될 예정. 도보 투어 자체만으로도 마음을 들뜨게 하는 패사디나 예술지구에서 새 봄을 맞는 기분으로 수준 있는 문화 경험을 마음껏 누려보자. 날짜 및 주제별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4일부터 올드 패사디나 ~사우스 레익 구간
사흘간 예술기관 무료 개방, 노상 퍼포먼스도
야외 전시회 및 시장 ‘아트마켓’이 열리는 원 콜로라도 입구. 평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찾아 방문하는 곳이다.
언어동반 다양한 장르의 아트 토크 선보여
야외 갤러리선 디자인-미술품 등 전시·판매
아트나이트 참가 주요 미술관 및 기관 프로그램
아모리 센터(Armory Center for the Arts)
모던 및 컨템퍼러리 아티스트들이 인형을 통해 자신을 대체한 모습, 또는 제2의 자아를 나타낸 팬터지와 상상의 세계 ‘좋은 인형, 나쁜 인형’(Good Dolls, Bad Dolls) 전시회가 마련되었다. 16일에 정식으로 시작하여 6월1일까지 예정된 쇼를 아트나이트에서 미리 무료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
주소 145 North Raymond Ave.
아트 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Art Center College of Design)
윌리엄슨 앤드 스튜던트 갤러리스에서 독특한 인터액티브 인스톨레이션 오프닝이 아트나이트와 맞물려 이 날 공개된다. 데뷔 작가인 버니 루벨은 컴퓨터나 모터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나무만을 연결, 조립하여 사람의 손으로 움직이는 독창적이고 기발한 기계 및 기구를 설치할 예정.
주소 1700 Lida St.(힐사이드 캠퍼스)
‘아트나이트’를 맞아 일반인에게 무료 공개되는 갤러리 전시장. 패사디나 다운타운 아트 지구의 10여개 미술관과 예술 기관들이 일제히 오픈하우스를 갖는다.
보스턴 코트 퍼포밍 아츠 센터(Boston Court Performing Arts Center)
재즈, 클래식, 스트릿 아카펠라 두왑, 애팔래치안 마운틴 뮤직, 핸드 드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마술, 스토리텔링, 연극 등의 공연 예술을 총망라한 엔터테인먼트 집합장이다. 모든 연령대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인상적인 공연을 오후 내내 즐길 수 있다. 주소 70 North Mentor Ave.
패사디나 심포니(Pasadena Symphony)
실제 풀 리허설 무대를 완전 개방하여 관객 앞에서 보여주는 시간이다. 조지 메스터가 이끄는 패사디나 심포니와 영국 출신 피아니스트 하워드 셸리가 모차르트 콘첼토 9번, 18번, 27번을 협연한다.
시빅 오디토리엄 주소 300 E. Green St.
패사디나 시티 칼리지(Pasadena City College)
캠퍼스 아트 갤러리에서 샌프란시스코 예술가 모임 퓨처 파머스에서 준비한 홍수 방지를 위한 자료 모음 ‘방주의 반전’라는 특이한 작품전을 접하게 된다. ‘리버스 아크’(The Reverse Ark)라는 제목이 노아의 방주에 반대 또는 역행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듯, 큰 물통에 4,000개의 오리가미 종이배를 띄우는 식의 다소 풍자적이고 별난 구경을 할 수 있다.
주소 1570 E. Colorado Blvd.
패사디나 야외 ‘아트마켓’에서는 차세대 디자인 아티스트들의 참신하고 개성 있는 작품을 많이 볼 수 있다.
패사디나 재즈 인스티튜트(Pasadena Jazz Institute)
1930년대 부기우기 스타일을 널리 유행시킨 재즈 피아노 트리오인 미드 ‘럭스’ 루이스, 알버트 애먼스, 피트 존슨의 음악을 만끽할 기회. 칼 ‘소니’ 리랜드 트리오가 다른 재즈 뮤지션들과 함께 미국의 클래식 재즈라고 할 수 있는 ‘부기 인 블루’(Boogie in Blue) 공연에 이어 파티까지 책임지고 신나는 무대를 만들어준다. 10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예정.
주소 260 E. Colorado Blvd., Suite 206
패사디나 뮤지엄 오브 캘리포니아 아트
(Pasadena Museum of California Art)
메인 갤러리에서는 로스앤젤fp스 아트 스튜던츠 리그가 펼치는 그룹전 ‘모더니즘의 씨앗’, 백 갤러리에서는 수채화가 티모시 J. 클라크의 회고전이 열리며, 프로젝션 룸에서는 데인 피카드의 인스톨레이션 ‘스크린 데스: 비지테이션스’가 공개된다. 주소 490 E. Union St.
패사디나 뮤지엄 오브 히스토리(Pasadena Museum of History)
여성들의 핸드백을 통해 지난 100년간 여성들이 거쳐 온 삶의 자취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를 돌아보는 패션과 역사의 만남이 있는 전시 ‘지갑과 사람’(The Purse and The Person: A Century of Women’s Purses)이 준비되어 있다. 플래퍼 시대 손지갑에서부터 1950년대 우아한 스타일과 1960년대 반문화 스타일, 그리고 초현대식의 대범한 디자인의 가방까지 비교해 볼 수 있다. 주소 470 W. Walnut St.
패사디나 공공 도서관(Pasadena Public Library)
특별히 아이들을 위해 오후 6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 ‘그린 브릭 로드’라는 공연을 준비했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주디 갈란드 흉내 내기 전문 배우가 등장하여 마술, 음악, 무용, 연극을 총집합한 코미디극을 보여준다.
주소 285 E. Walnut St.
지난해 인터액티브 전시가 열린 갤러리 씬. 올해도 음악, 미술, 연극 뿐 아니라 다양한 예술 장르의 흥미롭고 인상적인 체험이 마련된다.
노튼 사이먼 뮤지엄 오브 아트(Norton Simon Museum of Art)
프랑스 조각가 아리스티드 마이욜의 소품 모음전인 ‘마이욜스 미니애처스’(Maillol’s Miniatures)와 힌두 크리시나의 삶을 들여다보는 ‘블루 로드 이야기’(Tales of the Blue Lord) 두개의 전시가 열리는 중. 또한 영구 컬렉션 전시실에서 보티첼리, 루벤스, 램브란트, 르노아르, 모네, 드가, 밴 고흐, 세잔느, 피카소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도 볼 수 있다.
주소 411 W. Colorado Blvd.
원 콜로라도(One Colorado)
남가주의 비디오 작가 브루스 요네모토의 최근 작품을 빅 스크린을 통해 소개하면서 코트야드에서 컨템퍼러리 밴드가 라이브 연주를 하는 시간이 마련돼 있다. 요네모토는 유명 영화나 페인팅을 연상시키는 다소 환상적인 세트를 이용한 비디오로 많이 알려진 작가로서 이번 전시에서는 남미에서 촬영한 작품에 인상적인 음악과 편집 기법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원 콜로라도의 위치는 콜로라도 블러버드와 페어옥스가 만나는 곳.
퍼시픽 아시아 뮤지엄(Pacific Asia Museum)
트랜스 콘티넨탈 레일로드 건설 시절부터 현재까지 중국계 미국인들이 살아온 삶을 되돌아보는 의미 깊은 전시회가 진행 중이다. 아맨다 로스-호, 아더 오우, 지 린 등 동양계 작가들의 멀티미디어 컨템퍼러리 작품전이다. ‘차이나맨의 기회: 차이니즈 아메리칸의 경험에 대한 전망’(Chinaman’s Chance: Views of the Chinese American Experience)이라는 제목으로 3월6일부터 7월27일까지.
주소는 46 N. Los Robles Ave.
슈메이 아츠 카운슬 오브 아메리카(Shumei Arts Council of America)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 오픈 하우스 동안 3개의 다른 액티비티가 펼쳐진다. 일본식 티에 관한 간단한 설명과 전통 예식을 보여주는 ‘티 세리모니’와 타이코 드럼 퍼포먼스가 각각 1시간마다 열리며, 전시실에서는 전신마비의 사고 이후 입으로 붓을 잡고 그림 그리기를 시작했다는 토미히로 호시노의 수채화전이 열릴 계획. 주소 2430 E. Colorado Blvd.
아트 토크 프로그램
(3월15일 토요일 오전 11~오후 5시)
올드 패사디나와 사우스 레익 사이 ‘패사디나 플레이하우스 디스트릭’으로 지명된 예술지구에서 여섯 시간에 걸쳐 전통 무대공연부터 이색적인 스트릿 퍼포먼스까지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자리. 보스턴 코트 퍼포밍 아츠 센터와 리전시 아카데미 디어터, 두 곳에서 힙합 시낭송과 전통 시낭송 및 낭독회, 스토리텔링, 연극, 라이브 뮤직, 영화 상영 등 언어를 동반하는 모든 장르의 예술을 골고루 맛볼 수 있다. 입장은 무료.
아트위크엔드의 마지막 날 열리는 야외 전시회 및 시장 ‘아트마켓’.
아트마켓
(3월16일 오전 10~오후 5시)
원 콜로라도 코트 야드와 주변 골목에서 펼쳐지는 야외 전시회 및 페어 형식의 행사다. 모든 작품이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과 패사디나 시티 칼리지 학생, 졸업생, 교수 및 강사들의 작품으로 꾸며진다. 참신함이 넘쳐나는 차세대 환경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서래미스트 등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개성이 뚜렷하고 창작성이 돋보이는 경향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에 소속된 중견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있다.
고은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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