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인 한반도’, ‘ 선진 통일한국’, ‘7천500만 한민족’. 이런 낱말이 정녕 실리나 실용을 저버리고 이념을 좇는 무리들의 사치인가. 남북 분단이라는 냉엄한 현실을 외면한 꿈이란 말인가? 그래서 ‘꿈에도 소원은 통일’이라고 우리는 그리 목매었던가. 우리 그리 말자. 분단의 아픔, 이제 끝낼 때다.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밝힌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의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 말로 끝낼 일이 아니다. 우리들에게 있어 통일문제는 ‘이념과 실용’을 뛰어 넘는다. 한민족의 근본을 묻고, 생존과 번영을 가르는 물음이다. 기필코 이룩하겠다는 국민적 결의를 잊어서는 안된다.
열린 민족주의를 내세우는 이명박 대통령이다. 3.1절 기념사에서 남북문제도 배타적 민족주의로는 해결할 수 없으며 민족내부의 문제인 동시에 국제적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남북 분단에 얽히고 설킨 주변 4대 강국, 미, 중, 소, 일의 흉심을 직시한 문제 제기일 것이다.
통일 일꾼들의 텃밭인 통일부가 제 몫을 계속 할 수 있게 된 것, 현명한 선택이다. 북방외교의 큰 일꾼 ‘김하중’ 전 주중대사가 통일부장관 후보로 간택된 것은 더더욱 반가운 소식이다.
도올 인터뷰 주중 한국대사 김하중에서 읽히는 그의 면면을 본다.(Joins.com 1/8/2008 참조)
김하중 장관 후보자는 민족적 자긍심이 그 누구보다 투철하다. 그는 말한다. 한국인들은 자기 비하에 너무 익숙해 있다. 자신들의 성취와 가능성을 너무 인색하게 평가하고 서로 치고 받고 싸운다. 보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하게 모든 것을 포용하면서 역사를 긍정적으로 리드해 가야 한다고 한다. 나라의 자존과 이익을 위해 온 몸을 던지는 외침이다. 듣는 이의 가슴을 친다. ‘열린 민족주의’ 기치를 들고 앞장 서 나가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는 빼어난 전략가다. 상대를 알고 자기를 아는(知彼知己) 지휘관이다. 2001년 10월 7일 주중 한국대사로 부임, 6년 넘게 일했다. 그는 한중 사이의 역사를 꽤뚫고, 중국말과 문화에 정통, 가장 가까운 형제로서 함께 할 수 있었다.
중국인은 중국말을 모르는 외국인을 마음속 깊이 경복하지 않는다…중국어에는 한자라는 만리장성이 있다. 이 장성을 쉽게 넘을 수 있는 국민은 오로지 이 지구상에 두 나라밖에 없다. 한국과 일본이다. 그러나 일본은 침략자의 입장에 있고 우리는 환란을 같이 극복해나가는 동반자의 입장에 있다…전세계적으로 중국인들과 53도 백주(白酒)를 컵으로 들이킬 수 있는 사람은 한국인밖에 없다. 빼갈실력을 내세우며 삶속에 녹아 있는 한중관계를 알리는 지휘관.
그러면서도 한국 젊은이들의 진취적 모험심을 앞 세운다. 중국은 사회주의 체제의 강점을 활용하면서 경제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고 있지만 우리의 자율적이고 창의적인 민주체제 앞에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 중국이 대국이라고 겁먹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남북관계에 대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서도 중국은 이미 남북불화에서 오는 소리(小利)를 탐할 수준의 나라가 아니다. 제발 남북한이 웃고 살기를 바랄 뿐이다. 결론적으로 의구심만을 키운 우리의 사고를 혁신해야 한다면서 김하중 장관 후보자는 이렇게 말한다. 사뭇 뇌성벽력이다.
우리가 중국을 적극적으로 사랑하면 사랑하는 것만큼 우리는 얻는다. 중국을 사랑합시다. 나는 중국인을 위해 기도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과 신임을 얻는다라고…….
통일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하중 전 주중대사의 저 성심(誠心), 저 신념, 저 열정을 사고 싶다.
북한의 눈초리가 예전같지 않기에 더욱 그렇다. 북한은 새 정부의 대북 ‘무위정책(無爲政策)’을 가늠하기도 힘겨울 것이다. 특히 3일 제네바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제기된 북한의 인권상황 개선 촉구, 2일 한미합동 키 리졸브(Key Resolve) 군사연습 시작을 전후해 북한이 서해상에서 다량의 해안포 발사훈련을 벌인 것이 예사롭지 않다. 3, 4월의 남북관계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전문가들의 의견 모두가5, 6월 꽃게잡이철에 서해상에서 또 다른 도발가능성까지 점치고 있으니 무심히 내칠 일이 아니다. 어느 길을 택할 것인지는 우리들의 몫이다. 큰 머슴의 지혜와 용단이 필요한 때이다. 이제 김하중 장관이 통일 큰 일꾼되어 새 모습을 보여 줄 수는 없을까?
북한을 사랑하자. 사랑한 만큼 우리가 얻는다. 나는 북한 형제 자매들을 위해 기도한다. 그래서 그들의 사랑과 신임을 얻는다라고 외칠 수는 없을까? 그 성심이, 그 신념과 열정이 한반도의 새로운 신화를 일구는 첫 발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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