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커스는 파우 가솔(왼쪽부터)이 라마 오돔, 코비 브라이언트, 조단 파마 등과 손을 잡으며 우승후보로 떠올랐다.
보스턴 셀틱스의 케빈 가넷(왼쪽부터), 레이 앨런, 폴 피어스 수퍼스타 트리오.
“60·80년대의 명작 다시 보게 되나”
NBA에서는 LA 레이커스 대 보스턴 셀틱스 결승대결이 꿈의 시나리오다. 뉴욕 양키스 대 LA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대결과 같은 역대 최고 라이벌전으로 리그는 물론 방송국의 소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빅카드가 현실로 다가오며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26일 LA 타임스 스포츠섹션에 실린 빌 드와이어의 칼럼이 그 분위기를 잘 설명해 준다. 그 내용은 대강 다음과 같다.
이제 2월이지만 레이커스 대 셀틱스 결승대결에 대한 기대는 사실 레이커스가 파우 가솔을 영입한 날 시작됐다. 레이커스(26일까지 39승17패)는 그 후 9승1패를 달리며 서부 컨퍼런스 단독선두로 치고 나섰다. 케빈 가넷-폴 피어스-레이 앨런이란 ‘머리 3개 달린 그린 몬스터’ 셀틱스는 43승12패로 동부 컨퍼런스만 아니라 리그 전체서 1위를 달리고 있다.
레이커스 대 셀틱스 결승이란 빅카드가 성사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며 농구 팬들은 물론 리그와 방송국까지 들뜨고 있다.
레이커스와 셀틱스는 NBA 역사상 최고의 라이벌이다. 60년대에는 6차례 결승에서 붙어 레이커스가 전패의 수모를 당했다. 레이커스에는 제리 웨스트, 엘진 베일러, 윌트 체임벌린, 셀틱스에는 빌 러셀, K.C.와 샘 존스, 잔 해블리첵 등이 있었던 때다.
레이커스는 84년에도 셀틱스에도 패했지만 85년과 87년에는 셀틱스를 꺾고 우승했다. 매직 잔슨 대 래비 버드 대결이 NBA 코트에 혁명을 일으켰던 때다. 카림-압둘 자바, 제임스 워시, 마이클 쿠퍼 등으로 무장한 ‘쇼 타임’ 레이커스가 인기 절정의 오늘의 NBA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후 케빈 맥해일 등이 나이 들며 셀틱스는 시들고 마이클 조단의 시카고 불스가 떴다.
레이커스는 ‘황소 시대’가 끝난 뒤 코비 브라이언트와 샤킬 오닐을 앞세워 3차례 더 우승했지만 ‘영원한 라이벌’ 셀틱스를 꺾고 따낸 챔피언십 트로피들은 아니었다.
레이커스와 셀틱스가 21년 만에 다시 결승무대서 붙을 시나리오가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셀틱스는 먼저 디트로이트의 ‘나쁜 녀석들’ 피스톤스를 꺾어야 하며, 레이커스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피닉스 선스, 달라스 매브릭스 등 서부에 강적들이 워낙 많아 걱정이다.
<3면에 계속·이규태 기자>
재미있는 ‘사이드 스토리’도 있다. 도사 명성의 레이커스 감독 필 잭슨은 챔피언십 링을 불스에서 6개, 레이커스에서 3개씩 따내 올해 또 우승하면 열 손가락에 전부 우승반지를 한 깨씩 끼게 된다. 공동선두였던 보스턴 셀틱스의 전설적인 명장 레드 아워박을 제치고 NBA 역대 최다 우승 감독이 되는 것.
아워박 감독은 그 동안 “조단을 가지고 우승을 못하면 바보지” “오닐을 가지고 어떻게 지냐”는 식으로 잭슨 감독의 실력을 인정하지 않았기에 잭슨 감독에게는 셀틱스를 꺾고 아워박을 역대 최다 우승 2위로 밀어내는 것 이상 달콤한 복수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는 열 손가락만 펴 보이면 된다.
한 NBA 전문가는 앤드루 바이넘이 곧 돌아온다는 전제 아래 레이커스 대 셀틱스 포지션별 매치업을 이렇게 분석했다.
슈팅 가드는 코비가 앨런에 앞선다. 1대1 매치업에서 코비를 능가할 선수는 거의 없고 여기에서는 코비가 수비와 포스트업에서 월등하다.
가솔 대 가넷 파워포워드 대결에서는 가솔이 밀린다. 가넷이 훨씬 열심히 뛰고 수비, 리바운딩, 패스에서 모두 우세하다.
승부는 폴 피어스 대 라마 오돔 매치업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피어스는 ‘높이’에서 오돔에 밀리고 바이넘이 돌아오면 스몰포워드로 뛰어야 하는 오돔은 피어스의 스피드를 감당하기 어려울 전망이기 때문이다.
데릭 피셔 대 라잔 론도의 포인트가드 대결도 흥미롭다. 전형적인 관록과 패기의 대결로 이 매치업 또한 피어스-오돔 매치업만큼 중요하다. 슛은 피셔가 더 좋지만 포인트가드 역할은 론도가 더 잘한다. 론도가 약간 우세하다고 본다.
레이커스가 압도적으로 우세한 포지션은 센터다. 셀틱스의 켄드릭 퍼킨스는 바이넘의 상대도 안 된다. 하지만 심판들이 파울을 많이 안 부르면 퍼킨스가 마음껏 체중을 휘두르며 대미지를 미니멈으로 막을 수 있다. 체중은 셀틱스의 백업 센터 겸 파워포워드인 루키 글렌 ‘빅 베이비’ 데이비스도 꽤 나간다.
셀틱스는 26일 LA 클리퍼스를 완파한 경기에서 빠르지만 절대로 서두르지 않는 여유를 보여줬고, 레이커스는 멤피스 그리즐리스가 하늘에서 가솔을 떨어뜨려준 후 트라이앵글 오펜스의 3‘각’이 날카로워졌다.
6월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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