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 가솔의 영입으로 우승 희망에 흠뻑 젖었던 LA 레이커스는 코비 브라이언트의 손가락 인대가 파열돼 다시 불안한 모습이다.
덩크슛 컨테스트 챔피언 드와이트 하워드 소속 올랜도 매직은 이미 NBA 동부 컨퍼런스 사우스이스트 디비전 우승이 확정적이다.
NBA 시즌 후반기 프리뷰
동부는 셀틱스-피스톤스 2파전…복병은 비비 영입한 혹스
서부는 6할 승률도 플레이오프 진출 장담 못 하는 대혼전
동부 컨퍼런스
2007~2008 NBA 시즌이 17일 올스타게임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보스턴 셀틱스와 디트로이트 피스톤스가 ‘군계2학’인 동부 컨퍼런스와 승률이 6할을 넘는 구단이 무려 9개나 돼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서부 컨퍼런스의 후반기 레이스 시나리오를 분석해 본다.
동부에는 잘 하는 팀이 몇 없다. 승률이 5할을 넘는 팀이 단 다섯으로 정규시즌이 오늘로 끝난다면 지금까지 치른 경기의 반도 못 이긴 팀들이 셋이나 플레이오프에 오르는 컨퍼런스다.
하지만 잘 하는 팀들은 확실하게 잘 한다. 양대 컨퍼런스를 통틀어 리그 전체 시즌 승률 1, 2위가 서부가 아닌 동부 컨퍼런스에 있다. 셀틱스(41승9패)와 피스톤스(39승13패).
셀틱스가 올 시즌 서부 컨퍼런스 팀들을 상대로 16전 전승을 거둔 것을 알면 “NBA에는 ‘서고동저’ 현상이 뚜렷하다”는 말을 못한다. 7피트 장신 만능 포워드 케빈 가넷(게임당 19.2점 9.9리바운드)이 배 근육 부상으로 9경기 연속 결장했는데도 전반기를 5연승으로 마감한 셀틱스는 가넷이 19일 후반기 첫 경기에 예상대로 돌아오면 다시 100% 전력이 된다.
셀틱스는 포인트가드 라잔 론도에서 슈팅가드 레이 앨런, 스몰포워드 폴 피어스, 슈팅가드 레이 앨런에 파워포워드 가넷까지 포지션 1, 2, 3, 4는 막강하다. 하지만 5번(센터)과 벤치가 약하다. 따라서 셀틱스의 우승 가능성은 루키 포워드 겸 센터 글렌 ‘빅 베이비’ 데이비스(4.8점 2.9리바운드)가 지금부터 시즌 막판까지 얼마나 크느냐에 달렸다고 말 할 수도 있다.
피스톤스는 그런 문제가 없다. 동부에서 셀틱스와 2파전을 벌이고 있는 ‘나쁜 녀석들’ 피스톤스는 찬시 빌럽스-리처드 해밀턴 백코트와 센터 라쉬드 월래스가 올스타로 뽑힌 ‘스타팅 5’와 제이슨 맥시엘, 로드니 스턱키, 아미어 잔슨 등 날로 발전해 가는 모습을 보이는 벤치멤버들이 조화를 이루며 파죽 10연승으로 반환점을 돌았다.
전반기에 무려 41승을 올린 선두 셀틱스와의 승차는 단 3게임. 불안한건 셀틱스다.
동부에는 더 이상 거론할 가치가 있는 팀이 몇 없다. 클리블랜드 캐발리어스(29승23패)는 지난해 준우승도 전력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이었는데 그 후 새로 영입한 선수가 하나도 없어 큰 기대를 걸기가 어렵다. 그러나 르브론 제임스가 있는 한 “카운트아웃 할 수 없다”는 의견이 거세다.
올랜도 매직(33승21패)은 시즌 초반 셀틱스에 버금가는 페이스로 잘 나가다가 한풀 꺾여 선두 그룹에서는 떨어져 나갔다. 매직이 지금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사우스이스트 디비전 챔피언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갈 것이라는 것뿐이다.
다크호스로는 현재 동부 5위인 토론토 랩터스(28승23패)와 6위 워싱턴 워저즈(25승27패), 9위 애틀랜타 혹스(21승28패) 등을 꼽을 수 있다. 랩터스는 목과 팔 부상으로 24경기에 빠졌던 포인트가드 T.J. 포드가 제 페이스를 찾으며 상승세를 탈 수 있고 위저즈 또한 간판스타 길버트 아레나스와 포워드 이탄 토마스가 곧 돌아올 예정이어서 후반기에 “뜰” 가능성이 높다.
혹스는 올스타브레이크에 새크라멘토 킹스와 트레이드에 합의, 큰 경기에 강한 특급 포인트가드 마이크 비비를 영입해 기대를 부풀린다. 특히 ‘영건’들이 많은 혹스는 외곽슛이 좋은 조 잔슨이 슈팅가드로 옮기고 자쉬 스미스, 마빈 윌리엄스, 자쉬 칠드레스 등이 비비의 패스를 마음껏 받아먹으며 ‘무서운 아이들’로 거듭날 가능성이 충분히 보인다.
LA 레이커스의 운명은 코비 브라이언트의 손가락에 달렸다. < AP>
서부 컨퍼런스
동부는 승률이 5할도 안 되는 팀이 셋이나 플레이오프에 오를 페이스인 반면 서부는 6할 승률로도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격전장이다. 그런데 최근 초대형 트레이드가 줄줄이 터지며 파우 가솔(LA 레이커스), 샤킬 오닐(피닉스 선스), 제이슨 키드(달라스 매브릭스)까지 가세, 승부를 점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제는 정말 ‘미션 임파서블’이다.
서부는 우선 반환점에서 뉴올리언스 호네츠(36승15패)가 승률 .008차 선두로 코를 들이민 것부터 이변이다. 작년에는 플레이오프에도 못 올랐던 바이런 스캇 감독의 호네츠가 1위를 넘보는 시나리오는 상상조차 어려웠지만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게임당 20.5점 10.9어시스트 2.6스틸)과 파워포워드 데이빗 웨스트(19.8점 9.2리바운드)가 올스타로 성장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자세히 보면 호네츠는 명사수 페이자 스토야코비치(16.3점)에 수비전문 7피트1인치 장신 센터 타이슨 챈들러(12.1점 12.5리바운드)까지 다양한 무기를 갖춘 팀이다.
하지만 호네츠의 결승 진출을 점치는 전문가는 아직도 거의 없는 상태로 서부는 1위부터 9위까지가 불과 4.5게임차에 불가한 대혼전이다. 1위부터 9위까지 플레이오프 진출을 장담할 수 있는 팀이 하나도 없다.
가장 큰 관심을 끌고 있는 트리오는 최근 수퍼스타를 차례로 영입한 LA 레이커스(3위·35승17패)와 피닉스 선스(2위·37승16패), 그리고 달라스 매브릭스(6위·35승18패).
가솔이란 날개를 단 레이커스는 무릎을 다친 센터 앤드루 바이넘과 포워드 트레버 아리자가 돌아오면 최소한 ‘높이’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며 우승 희망에 흠뻑 젖어있다. 그러나 올스타브레이크 직전 코비 브라이언트의 새끼손가락 인대가 찢어지며 우승 전망에 빨간 불이 켜졌다. 코비가 그 상태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며 만약 그 손가락에 칼을 대게 되는 날이면 6주 동안 못 뛰게 된다.
1위에서 9위까지의 승차가 4.5게임에 불과한 서부에서 6주 결장이면 플레이오프 진출마저 무산될 수 있다.
선스는 MVP 포인트가드 스티브 내쉬(34)가 더 늙기 전에 우승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늙은 공룡’ 샤킬 오닐에 그 모든 것을 걸었다.
속공 위주 팀과 마일리지가 너무 올라 더 이상 바퀴가 잘 안 돌아가는 오닐은 궁합이 잘 안 맞는다고 보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TNT 농구 해설가 케니 스미스는 오닐이 가세한 선스가 80년대 ‘쇼 타임’ 레이커스와 크게 다를 것이 없다고 말한다. 카림 압둘-자바가 했던 것처럼 디펜스와 리바운드를 맡아하며 아웃렛 패스나 찔러주다가 속공이 안 될 때는 오닐 위주 포스트플레이로 나가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는 것.
스미스에 따르면 선스는 여태껏 세트플레이라고는 픽&롤밖에 없어 해프코트 디펜스에서는 막기가 쉬었는데 이제는 오닐의 포스트플레이가 생겨 골치 아프다.
레이커스와 선스가 블락버스터 딜로 재무장한 것을 본 뒤 매브릭스도 승부수를 던졌다. 우여곡절 끝 뉴저지 네츠와 2대5 트레이드에 합의, NBA 최고의 플레이메이커 제이슨 키드를 영입할 전망이다.
지난해 1번 시드로 당당히 플레이오프에 올라 1회전 탈락의 수모를 뒤집어썼던 매브릭스는 다시는 그런 망신을 용납하지 않을 베테랑 리더가 필요하다며 키드 트레이드를 추진한 것이다. 그러나 선수를 5명이나 내주며 벤치가 약해진 것이 불안하다.
디펜딩 챔피언 샌안토니오 스퍼스(5위·34승17패)는 남들의 트레이드를 보고 열만 받고 있다. 레이커스가 헐값에 가솔을 영입했다며 그런 일방적인 트레이드는 리그에서 막아야 한다는 입장까지 밝혔다. 스퍼스는 사실 지난해 과격한 파울로 스티브 내쉬와 동시에 퇴장 당한 로버티 오리의 ‘물귀신 작전’ 수훈(?)이 아니었다면 결승 진출에 실패했을 가능성이 높은 팀인데 그 후 전력보강이 없어 타이틀 방어를 기대하기가 어렵다.
지난해 서부 결승까지 올랐던 유타 재즈(4위·34승19패)와 재즈가 플레이오프 1회전서 간신히 제친 휴스턴 로케츠(32승20패)도 전반기 막판 가파른 상승세를 탔고, 로케츠와 같은 전적으로 공동 7위 트리오인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 덴버 너기츠도 만만치 않다.
재즈는 필라델피아 76ers에서 카일 코버를 데려온 뒤 불이 붙어 전반기를 9승1패로 마감했고 야오밍의 높이가 위력적인 로케츠는 8연승으로 반환점을 돌아 기대를 부풀린다.
너기츠는 리그 득점랭킹 3위인 앨런 아이버슨과 4위 카멜로 앤서니가 콤비를 이루는 팀으로 ‘화력’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하지만 조지 칼 너기츠 감독은 플레이오프 전적이 형편없어 자신감을 갖기 어렵다.
<이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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