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많은 한인들이 병을 발견하면 대개 “3년 전 검진 때는 아무 이상 없었는데…”라며 안타까워한다. 또 보험도 없고, 병원비용을 걱정해 수년간 건강검진을 한번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도 부지기수다. 의사는 수치와 함께 가족 병력, 환자의 식생활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병을 진단한다. 일단 체중의 변화, 빈혈, 변비, 심한 피로 등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건강검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았더라도 의사를 찾는 것이 좋다. 지난주까지는 기본 수치에 대해 알아보았다. 내 몸의 건강수치 알기 시리즈 마지막으로 나머지 알아두어야 할 수치들에 대해 살펴본다. <정이온 객원기자>
20~30대 당뇨·콜레스테롤·간·갑상선 검사
40~60대 위·대장·유방·폐·자궁·심전도
수치와 함께 가족 병력·식생활 등 종합 진단
만성 B형 간염 검사
B형 간염은 혈액, 주사기의 비위생적 사용(마약 사용자들의 주사기 공용 등), 오염된 칫솔이나 면도기,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 등에 의해 전염될 수 있다. 특히 간암은 한인들에게 가장 발병률이 높은 암으로 간암의 80%는 만성 B형 간염에 의해 발생한다.
B형 간염 보균자인지는 간단한 혈액검사를 통해 B형 간염 표면항원(HBsAg), B형 간염 표면항체(anti-HBs)에 대해 검사를 하게 된다. B형 간염 바이러스는 만두처럼 2중 구조로 되어 있는데 표면항원은 만두피 바깥 부분에 해당되는 곳에 있는 항원이다. 만두 속에 해당되는 곳에는 c항원과 DNA가 있다. 표면항원을 검사하면 두 가지 중 하나만 있어도 양성으로 나온다.
B형 간염 바이러스 표면항원 검사결과 양성이면 B형 간염 바이러스가 몸 안에 있다고 보면 된다. 즉 과거에 B형 간염에 감염됐거나 만성 B형 간염 감염으로 발전했다면 양성이며 B형 간염 보균자로 진단된다. 음성인 경우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지 않고 B형 간염 보균자도 아니다. B형 간염 표면항체 검사는 과거 감염 또는 예방 접종으로 B형 간염에 대해 면역성이 있으면 양성으로 나타난다. 음성으로 나타나면 면역성이 없고 B형 간염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다고는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HBsAg, anti-HBs 가 모두 음성인 경우 B형 간염 예방접종 주사를 맞아야 한다.
C형 간염 검사(anti-HCV)
음성으로 나타나면 과거에 C형 간염에 노출된 적이 없으며 만성 C형 간염에 감염돼 있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성이면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됐거나 이전에 감염됐다가 치료된 경우를 의미할 수 있다. B형 간염 바이러스 항원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 항체가 양성으로 진단됐다면 6개월마다 간 초음파 검사, AFP(혈청알파 태아 단백 검사)를 받도록 권고된다.
간 기능 검사
간 손상 및 질환을 진단하기 위해서 쓰이는 것은 간 효소(AST, ALT) 검사다. AST, ALT는 간세포 내에 있는 효소로, 간세포가 망가지면 혈액 속으로 흘러나온다. 따라서 혈액 속에 이 두 효소의 수치가 높을수록 간세포가 많이 손상됐다는 뜻이며 정상범위는 0~40IU/L. 하지만 보통 간 수치의 변화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간수치는 병의 경중과 무관할 때도 많다. 이 수치는 현재 세포가 얼마나 파괴되고 있는지를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세포가 이미 모두 파괴돼 간경변이나 간암이 돼도 간수치는 정상인 경우가 있다. 황달 수치로도 불리는 빌리루빈(Bilirubin) 역시 수치가 높으면 간 손상 또는 간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정상범위는 총 빌리루빈 수치가 0.3-1.0 mg/dL 또는 5.1-17.0 mmol/L
폐 기능 검사
전 세계적으로 COPD(만성 폐쇄성 폐질환) 환자가 늘고 있어 이 질환에 대한 조기검진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 흡연을 습관적으로 해왔고, 40세 이상이면 매년 폐기능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COPD는 일반적으로 하루 한 갑 이상 20년간 담배를 피운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폐기능 검사는 스파이로미터(폐활량계)라는 장비로 검사한다. 비강으로 숨이 새지 않도록 코를 집게로 막고 장비에 달려 있는 파이프를 입에 물고 숨을 힘껏 내뿜거나 마시면서 폐기능을 측정한다. 최대한 들이마시고 내쉬는 공기의 양을 평가해 동시에 얼마나 빨리 많은 양의 공기를 마시고 내쉴 수 있는지를 평가해 폐의 기능을 추정한다. 검사 결과에 따라 가벼운 정도(1기)~심한 중증(4기) 등 4단계로 나뉜다.
골밀도 검사
여성으로 65세 이상이면 골밀도 검사가 권고된다. 남성이라도 골밀도 검사는 받는 것이 안전하다. 골밀도 검사는 T 스코어, Z 스코어로 알 수 있는데 젊은 성인의 뼈에 칼슘이 꽉 차 있는 정도를 100%로 보고, 골밀도 평균치와 비교해 나타낸 것이 T스코어다. 골밀도 검사 결과 골량이 정상보다 25% 낮을 때 T 점수는 -2.5. -2.5 이하는 골다공증으로 진단한다. +1.0~-1.0은 정상, -1.5~-2.5 사이는 골다공증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2.0은 골량이 20% 정도 빠진 것으로 간주된다.
Z 스코어는 보조검사다. -1.5 이하로 나타나면 다른 위험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다.
전립선
한인 남성 중에서 전립선암 환자도 늘고 있다. 전립선 부위에 집중된 전립선암 초기 환자는 수술하면 90% 이상이 10년 이상 생존할 수 있으며 역시 다른 암들처럼 조기 발견이 매우 중요하다. 전립선암 조기 발견을 위해 50세 이상 남성이나 가족력이 있는 40세 이상 남성은 1~2년에 한 번씩 전립선 특이항원(PSA)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PSA 수치가 4ng/㎖ 이상 되면 직장내진이나 초음파검사, 조직검사 등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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