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점엔 얼굴 붉히며 맞장
공통점엔 미소 띄우며 합장
올해 미국 대선 민주당 후보를 다투는 힐러리 클린턴,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1월 31일 처음으로 TV 맞장 토론을 벌였다.
민주당 후보 경선에서 치열한 선두 다툼을 벌이고 있는 힐러리와 오바마 의원은 이날 로스앤젤레스 코닥 시어터에서 CNN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 공동 주최로 열린 양자 토론에서 경제와 의료보험, 이민, 외교정책 등을 놓고 약 100분간 뜨거운 공방을 전개했다.
후보 경선의 분수령이 될 5일 ‘수퍼 화요일’ 결전을 앞두고 마지막으로 열린 이날 토론에서 오바마와 힐러리는 주요 이슈별로 정책을 설명하며 상대와의 차이를 강조하는 데 주력했으나 첫 일대일 토론임에도 불구하고 과거처럼 얼굴을 붉히는 일 없이 서로를 치켜세우는 등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토론을 진행해 ‘클린 파이트(clean fight)’라는 평가를 받았다.
오바마는 경선 이후에도 힐러리와 친구로 남을 것이라고 다짐하며 두 사람 중 하나가 결국 대통령이 돼 역사를 창조할 것이라고 자신했고, 힐러리 역시 자신이나 오바마 둘 중 한 사람이 내년 1월 대통령이 돼 취임 선서를 할 수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모두 발언에서부터 오바마는 이번 선거는 과거냐 미래냐의 선택이라며 자신은 로비에 의해 움직이는 워싱턴 정치를 바꿔 미국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끌겠다고 포문을 열었다.
오바마는 힐러리와 달리 자신은 처음부터 이라크 전쟁을 반대했다며 이라크전에 찬성표를 던진 힐러리와의 차이를 부각시킨뒤 , 자신은 로비에 의해 움직이는 워싱턴 정치를 변화시킬 것이라며 나는 로비스트의 돈을 받지 않는다. 그것이 차이다라고 강조했다.
힐러리는 차기 대통령은 첫 날부터 미국의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도전과 기회에 대처해야 한다며 자신의 의료보험 개혁이나 모기지 위기, 외교정책 등이 오바마와 어떻게 다른가를 자세히 설명했다.
두 사람은 이어 세금과 재정지출 등 경제문제를 놓고도 토론을 벌였으나 기본적으로 양자간 주장에 큰 차이가 없어 유권자들로선 차별성을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CNN의 정치평론가 빌 슈나이더는 평가했다.
긴박감이 다소 떨어지던 토론은 질문자들이 힐러리의 이라크전 찬성 투표를 집중적으로 물으면서 열기가 고조됐다. 사회자인 CNN의 울프 블리처는 힐러리에게 ‘이라크 군사행동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진 것은 실수 아니었느냐’ ‘부시 대통령을 믿은건 순진한 것 아닌가’라고 끈질기게 물었으나 힐러리는 자신은 당시 상황 파악을 위해 최선을 다했고, 합리적인 판단을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오바마는 이에 대해 대통령은 힐러리의 말대로 취임 첫 날부터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이라크전 판단을 잘못한 힐러리가 과연 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오바마는 이라크전 토론에서 힐러리보다 잘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뒤지는 여론조사 지지율을 만회하고 ‘슈퍼 화요일’에 투표할 유권자들의 표심을 바꾸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빌 슈나이더는 지적했다.
오바마는 기본적으로 힐러리에게 쏠린 표를 자신 쪽으로 되돌려야 하는데 6개월 전이었다면 몰라도 지금은 이라크전만으로는 표심을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새로운 쟁점을 들고나왔어야 한다는 것. 그런 점에서 오바마는 그다지 실리를 챙기지 못한 것으로 슈나이더는 지적했다.
한편 두 사람은 토론에서 전날 경선 포기를 선언한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을 서로 치켜세워 그의 지지를 자신 쪽으로 이끌어내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부통령으로 지명해 11월 대선에서 ‘드림티켓’을 구성할 용의할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한채 상대방의 경륜을 치캐세우면서 경선 이후에도 민주당은 단합해 대선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다짐하는 것으로 답변을 대신했다.
토론이 진행되는 동안 방청석을 메운 수 천 명의 지지자들은 오바마와 힐러리의 발언에 대해 뜨거운 박수와 환호를 보냈으며, 두 사람은 토론이 끝난뒤 다정하게 악수하는 것은 물론 귓속말까지 나눴다.
힐러리와 오바마는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근소한 차이의 접전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이날 일대일 토론이 ‘슈퍼 화요일’ 투표에 미칠 영향이 주목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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