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 놓치고 애 태우는 셀러들
“수개월 전이 마지막 찬스였던 것 같아. 이젠 값을 내려도 팔리지 않으니 어쩌나… ” 남가주 대부분 지역의 집값이 최고가에서 한참 내려가 팔 때를 놓친 셀러들이 지난 2006년을 아쉬워하고 있다. 이들은 지금 꼼짝없이 집에 묶여 애를 태우고 있다. 데이터퀵사에 의하면 LA카운티 단독주택 중간 가격은 2007년 8월 59만9,000달러에서 11월에는 52만9,000달러로 불과 몇 개월 사이 11.5%나 떨어졌다.
남가주 대부분 지역 2006년 피크에서 크게 후퇴
‘지금이라도 팔아라’ vs ‘올해 중반 부터 오른다’ 팽팽
베벌리힐스 등 일부 고가 지역은 평당 가격 더 올라
가격하락이 본격화 됐을 뿐이 아니라 매기도 뚝 떨어졌다. LA카운티내 단독주택은 지난 10월, 11월 5,829채가 팔렸는데 이는 지난 2006년에 비해 51%나 급감한 것이다.
LA카운티 내에서 시월, 십일월 두 달 동안 기존 단독주택이 35채 이상 판매된 ZIP코드는 52개 코드지역이었는데 이중 32개 코드 지역에서 가격이 10% 이상 떨어졌다. 10개 코드 지역은 20% 이상 폭락했다.
남가주 대부분이 심각한 하락을 경험했지만 그래도 LA카운티는 다른 카운티에 비해 상대적으로 잘 견뎌냈다. 오렌지카운티는 지난해 6월 중간가격이 73만4,000달러로 피크를 이룬뒤 폭락세로 돌아서 11월에는 중간가가 65만5,000 달러로 뚝 떨어졌다. 평균 10.8%의 하락.
서브 프라임 융자로 집을 산 경우가 대다수인 리버사이드 카운티는 하락이 한참 먼저 찾아왔다. 이미 일년전에 최고점을 찍은 뒤 줄곧 미끄러졌다. 2006년 6월 중간평균가 41만9,000달러 최고점을 찍고는 내리막길을 걸어 07년 11월에는 34만달러로 참혹하게 미끄러졌다. 평균 18.9%의 폭락이었다.
남가주 지역 주택가격이 급락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냐는 점. 사정이 이러니 곧 햇살이 비칠 것이라고 말하는 이도 거의 없다. 아주 어두운 전망이 지배적이다.
지난 2001년 이미 초저금리와 금융기관들의 무분별한 융자가 주택시장에 엄청난 거품을 야기하고 있다고 경고했던 컨설팅회사 ‘비컨 이코노믹스’의 크리스토퍼 톤버그는 남가주에서 집을 팔려는 셀러는 어려운 때를 맞을 것이며 앞으로 상당기간 고통의 날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고점에서 30%는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으며 2008년 중에도 내내 하락세를 걸을 것이며 2009년부터 2011년 사이 주택 가격이 얼어붙는 유혈의 기간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서 피 흘린다 함은 인플레를 감안한 실제 가치가 하락한다는 의미다.
이런 전망이라면 셀러가 취할 입장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톤버그는 “지금 빠져 나오라”고 말한다. 그는 “팔아야 하는데 팔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어봐야 더 나빠질 뿐”이라며 “지금 과감하게 가격을 내려서 팔아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모든 이들이 톤버그처럼 비관적이지는 않다. 데이터퀵의 애널리스트 잔 카리볼은 미국 경제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고용과 이자율, 경제 성장이 아주 가변적이며 이에 따라 주택시장의 회복도 좌지우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만약 미국경제가 침체를 면한다면 주택가격은 올해 여름이나 가을에는 안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반등의 시점이 올 여름이나 가을이라면 톤버그의 30% 폭락설과는 한참 거리가 먼 상당히 좋은 전망.
그는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먹은 사과가 먼저 소화돼야 한다”며 “그리고 만약 리세션이 온다면 상황은 더 나빠지고, 회복은 더 늦어질 것이다. 특히 캘리포니아의 경우 상당수 홈오너들의 재정상태가 한계점에 있는 만큼 리세션이 닥친다면 주택 시장의 회복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금 많은 셀러들은 타이밍을 이미 놓쳤다고 애석해한다. LA의 한 셀러는 “작년 여름이라도 팔았어야 했는데 때를 놓친 것 같다”며 “그 때 가격을 많이 내려 팔았어야 했는데 지금은 찔끔찔끔 내려 본들 전혀 반응이 없다“고 말했다.
남가주 일원의 주택 가격은 최고점에서 크게 후퇴했다. 지역에 따라 하락폭은 차이가 크다. LA카운티의 경우 팜데일과 랭캐스터가 심하게 떨어졌다. 이 지역은 변동 모기지와 이자만 내는 모기지로 집을 매입한 사람들이 상대적으로 많은데, 현재 많은 매물과 차압, 융자실종 3중고로 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랭캐스터 93534, 93535, 93536지역의 주택은 2006년 2·3분기에 최고가를 기록한 뒤 폭락세로 돌아서 12월까지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각각 25.5%, 27.9%, 25.6%나 폭락했다. 팜데일은 93550, 93551, 93552이 2006년 전반기에 최고가를 기록한 뒤 24% 이상 하락했다.
고통은 지역마다 상당한 차이가 난다. LA카운티의 경우 위 두 지역 외에는 리버사이드 카운티에 비해 가격이 훨씬 잘 버텨냈다. 리버사이드 주민 중 상당수가 주택가격이 크게 오른 상태서 매입한 경우가 많아 고통도 더 큰 것으로 분석된다.
또 부유한 지역도 상대적으로 잘 버텨냈다. 일례로 베벌리힐스 91210 지역의 경우 지난해 판매량은 소폭 줄었고 가격은 오히려 올랐다. 4분기의 가격이 가장 높았고 2007년 한해동안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34%나 크게 상승했다. 퍼시픽 팔리세이즈의 90272의 경우 10월, 11월 판매량이 전년 동기보다 37%나 크게 감소했으나 스퀘어피트당 주택 가격은 34%나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두 지역은 좀 예외적이다.
샌퍼난도 밸리 우드랜드힐스의 고급 지역인 비스타 데 오로(91364)의 경우 스퀘어피트당 가격이 지난 2006년 2분기 최고점을 찍은 뒤 11% 하락했다.
<케빈 손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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