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교육변화는 국제질서 영향
사고력과 창의력 개발교육 중요
1~2년 전에는 뉴욕타임스 기자 토마스 프리드맨이 ‘The World Is Flat’ 이라는 책에서 21세기의 글로벌 경쟁 시대를 분석하면서 중국과 인도의 경제적 발전을 부각시켰습니다.
지난 1월2일자 뉴욕타임스 1면에는 ‘기세 약해진 일본, 인도의 교육을 선망하다’(Losing an Edge, Japanese Envy India’s Schools)라는 기사가 실려 평소 미국 교육 시스템뿐 아니라 인터내셔널 에듀케이션에도 관심이 많은 저로서는 이 기사를 읽고 많은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기사는 요즈음 일본은 아시아 국가들 중 떠오르는 경제적 라이벌(rival)인 인도와 중국과 경쟁할 능력에 자신감이 없어지는 위기감에 당면하고 있다고 서문에서 언급하였습니다.
경제적으로 진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인들은 자국의 교육 및 학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국제적 시험에서 한 때는 최상위권을 돌던 일본 학생들이 지금은 최우수 성적을 내지 못하여 인도 교육으로부터 배우려고 하고 있으며, 일본인들은 앞으로 인도가 중국처럼 세계의 수퍼파워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합니다. 유행을 잘 따르는 일본이긴 하지만 어느새 인도 교육에 열광하는, 기대하지도 않았던 경향이 어쩔 수 없이 생겨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일본 서점에 가면 인도식 산수능력 훈련법, 알려지지 않은 인도인의 비밀 등과 같은 제목의 책들로 꽉 차있다고 합니다. 일본 신문들도 인도 아이들은 일본의 어린 학생들이 외우는 보통 9 ×9까지의 구구단을 훨씬 뛰어넘는 높은 단계까지도 잘 왼다고 보도를 합니다. 그리고 일본 내에 있는 몇몇 국제학교에 일본 학생들의 입학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
일본의 리틀 앤절스 영어학원과 국제 유치원에서는 교과서도 인도에서 들여오고 그림도 인도 동화책에 나오는 동물을 가르칩니다. 유치원 아이들이 인도의 지도를 인도 국기 색깔인 초록과 진노랑으로 색칠한다고 합니다.
일본에서 다른 동양 국가의 교육을 본보기로 삼는 일은 몇 년 전만 해도 들어본 적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본이 다른 동양 국가들을 멸시하는 편이었고 동양에서는 일본이 가장 발달된 나라라고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겨왔습니다. 일본이 100년 이상 아시아에서 가장 강한 나라였고 서구 어느 국가에 못지않은 경제적 발전을 해왔으나, 최근에는 일본이 인도와 중국에 압도당하겠다는 두려움에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 기사는 지적했습니다.
중국과 인도는 그 많은 인구로 경제적 발달을 과시하면서 무섭게 발전해 가고 있지만 일본은 인구도 줄어들어 인구의 고령화가 진행되고 앞으로는 아시아 대륙의 최강국으로 계속 군림하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며 이웃나라들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나라들 중에서 지난해의 수학시험에 일본은 대만, 홍콩, 한국에 뒤이어 10등밖에 못했고, 과학시험에서도 6등을 기록하는데 그쳤습니다. 일본이 중국을 바라볼 때 ‘값싼 제조업자’ 또는 ‘기술 모방자’로 보지만 인도는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사업, 지식 집중적인 산업이 발달된 국가로 부러워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수학과 과학에서 기초실력에 중점을 두고 어릴 때부터 많이 배우고 근면과 절제를 배우며, 주입식 암기주의 교육을 받는 인도 학생들이 이제는 일본 학생들보다 공부를 더 잘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도에서는 어린 유아인 2세부터 산수를, 3세에는 컴퓨터를, 5세가 되면 곱하기, 영어 에세이, 수학 응용문제 등을 배우는데 이런 것들은 일본에서는 초등학생이 되어야 배운다는 것입니다.
일본의 토크 쇼에서는 자주 인도의 교육을 토론하고 일본인들이 수학을 잘하는 인도인들의 비밀을 배우려고 노력한답니다. 일본에는 여섯 군데의 인도 학교들이 있고 일본에 있는 Global Indian International School에도 일본 학생들이 생기고 인도 국제학교에 일본 학부모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합니다.
20년 전인 80년대 일본의 경제가 강할 때는 미국 교육계에서도 미국이 일본의 경제적 식민지가 된다느니, 일본이 또다시 미국을 경제적으로 진주만 공격을 했다느니 하면서 1983년에는 ‘위기에 처한 국가’는 미국 연방정부의 교육정책 보고서가 나오고 야단들이었는데 그 당시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20년 전 미국이 일본 교육을 배우려고 했듯이 20년 후엔 일본이 인도 교육을 배우려고 하고 있고 이제 미국은 중국 교육을 배우려고 하니 그 나라의 경제와 교육은 항상 떼어내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같습니다. 교육이 좋아야 경제가 강해진다는 것이 사실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 기사가 나간 뒤 4일 후인 2008년 1월6일자 뉴욕타임스 선데이 오피니언 섹션에 나온 독자들이 편집국장에게 보낸 편지들입니다. 그 독자들 중에는 모든 교육자들이 잘 알고 있는 하버드 교육대학원의 교수이며 다중 지능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하워드 가드너 박사의 글도 있어서 반가웠습니다. 그분은 왜 일본이 주입식 암기주의 교육인 인도 교육을 모방하고 부러워하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는 의견입니다. 그 대신 열정적인 디베이트, 인문과목 교육, 어려운 질문 하는 법, 막강한 미국이나 영국에 대항하는 국가적 능력을 키우는 것이 일본의 숙제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다른 독자는 인도는 미국 교육 시스템을 모델로 삼는데 왜냐하면 미국 교육이 사고력을 높이고 창조성을 기르는 데는 세계 어느 나라 교육보다 우수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미국 교육의 장단점을 다 알고 있는 저도 위의 두 독자의 의견에 모두 충분히 동감이라고 생각합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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