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학시 특별활동은 당락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버뱅크 고교 구자연양이 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영어 스피치 훈련을 하고 있다. <이은호 기자>
특별활동은 차별화된 것을 택해 지속적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
2006년 하버드대 지원자
3,200명이 SAT 만점자
3,000명이 고교석차 1등
미 명문대 입시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어 하버드대 등 아이비리그대학 들어가기가 ‘바늘구멍 뚫기’ 만큼이나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 최근의 미국 입시의 현실이다. 2,350점을 넘어서는 SAT점수에 평균 평점이 4.3을 넘어서고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만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정도로 미 명문대 입시에서 갈수록 학점이나 SAT 점수보다는 특별활동과 봉사활동 등의 학생 개인의 경험과 경력이 입학사정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전국 최고의 학업 우수자들이 모이는 아이비리그대학 입시에서는 더더욱 학업성적에서 지원자들 사이에 차별성을 찾기 힘들어 특별활동과 봉사활동의 개인경험의 중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한인 학생과 학부모들도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이 입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입시에 유리한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을 찾는데 열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무작정 비싼 돈이 필요한 프로그램이나 남들이 다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담보하지 않는다.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도 학생의 관심과 흥미, 희망 전공과목, 문화적 환경 등을 고려한 성공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인 학생들의 사례를 통해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특별활동 전략을 알아본다.
명문대, 더 이상 ‘공부벌레’만 원치 않아
지속적 ‘학업외 활동’부각 경쟁 뚫어야
■특별활동(Extracurriculum) 왜 중요한가
지난 2006년 하버드대학 지원자 SAT 수학이나 영어 만점을 받은 학생이 3,200여명에 달했고 출신고교 석차가 1등인 학생만 3,000명이 넘었지만 하버드 입학허가를 받은 학생은 1,600여명에 불과했다.
결국 미 전국 각지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한 내로라 하는 최우수 학생들의 50% 이상이 입학허가를 받지 못했고 SAT 만점을 받은 학생들 중 절반 이상이 하버드에 입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버드대학의 경우 입학사정에서 SAT 점수와 학업성적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40%를 넘지 못한다.
즉, SAT 성적이나 학업성적만 가지고는 입학의 관문을 넘을 수 없다는 말이다.
대학이 원하는 것은 SAT 고득점자나 GPA만 높은 공부벌레 학생이 아니라 학업성적, SAT, 추천서, 인터뷰, 에세이 등에서도 뛰어난 성적을 보일뿐 아니라 다양하고 열정적인 특별활동과 봉사활동 경력을 쌓은 전인적 품성의 학생이다.
학업에 뛰어나면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다른 경쟁학생들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독특함과 개성으로 무장한 지원자가 바로 명문대학 입학사정관들이 찾는 바로 그 학생이다.
따라서 하버드와 같은 명문대학 입학은 뛰어난 학업성적과 SAT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4개 분야에서도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어야 합격고지를 정복할 수 있는 셈이다.
■독특하면서 색다른 분야를 선택하라
학업성적이 엇비슷하게 우수한 경쟁자들 사이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해야 한다.
한인 학생들이면 대부분 하고 있는 바이얼린, 피아노, 수영, 테니스, 태권도 등을 마치 의무적으로 해야하는 필수과목인양 따라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독특함을 보여주면서도 자신의 독창성과 타고난 재능, 관심사 등을 개발할 수 있는 것이어야 특별활동으로서의 가치가 있다.
지난해부터 영어 스피치에 몰두하고 있는 버뱅크고등학교 10학년 구자연양의 사례를 보자.
노스웨스턴 대학에 진학해 저널리즘을 전공, 방송아나운서가 되는 것이 꿈인 구양은 자신의 관심사와 희망 전공과목에 바로 접목할 수 있으면서도 한인 학생들 사이에서는 흔치 않은 영어 스피치로 특별활동의 승부를 걸고 있다.
오는 2월에 열리는 라이온스 클럽의 ‘영어스피치대회’ 참가를 준비하고 있는 구양은 “방송 아나운서가 되고 싶은 꿈 때문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인 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영어 스피치를 특별활동으로 선택했다.
다음 달 예선대회를 시작으로 지역대회, 주대회, 전국대회 등에서 입상해서 나만의 독특한 포트폴리오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구양은 자신이 작성한 영어스피치 원고를 통해서도 이민자 학생으로서의 자신의 정체성과 독창적인 자신의 구상을 드러냈다.
‘미국의 이민문제 해결책’을 주제로 삼은 구양은 발표문에서 미국이 산적한 불법이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난한 주변국가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경제개발 지원을 해야한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불법이민자가 늘어나는 것은 결국 일자리 문제 때문 아닌가요? 이들에게 자국에서도 일자리를 갖게 만들어준다면 불법이민 문제는 쉽게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구양이 발표문에서 주장하는 해결책이다.
△봉사활동도 차별화하라
구양의 차별화 전략은 봉사활동 계획에서도 빛을 발한다.
취미삼아 배운 피아노 연주로 기금을 모금,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겠다는 기발한 계획이다.
“친구와 함께 공동으로 피아노 콘서트를 개최해서 수익금을 모아 아프리카 가나의 어린이들에게 전달할 겁니다. 방학기간 동안 가나의 한 방송국에서 인턴십으로 방송 경험도 쌓고 봉사도 할 수 있어요”
△자신의 문화적 정체성을 적극 활용한다.
유펜 조기입학 허가를 받은 밴나이스고등학교 12학년 김동현군도 독특한 북한인권개선 클럽 특별활동 경력이 입학에 도움이 됐다.
정치가가 꿈인 김 군에서 북한인권 문제 개선을 촉구하는 클럽 ‘링크’활동은 한인 학생으로서의 정체성을 내보이면서도 다른 경쟁학생들과 차별화할 수 있는 특별활동 포트폴리오를 만든 셈이다.
명문대에 지원하는 많은 한인학생들이 판에 박은 듯한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
아이비리그 대학 입학사정관들은 한인학생들의 전형적인 유형을 GPA 4.0이상에 SAT 2,200점 이상, 악기로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하고 운동으로는 테니스나 골프를 하며 교회에서의 봉사활동 경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공장에서 찍은 듯 비슷한 포트폴리오를 가진 한인 학생들에게 입학 사정관은 큰 관심을 보이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오히려 다른 학생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색다른 포트폴리오에 눈길이 가게 된다는 것이 입학사정관들의 조언이다.
‘남과 다른’ 독특한 분야 선택하라
■버뱅크 고교 10학년 구자연양
아나운서 꿈 ‘영어 스피치’에 몰두
콘서트로 기금모아 가나 어린이 돕기도
■라카냐다 고교 12학년 샤론 송양
변호사 지망생, 주의원 사무실 인턴십
과학캠프도 참가 예일대 조기전형 합격
■선택한 분야에서 지속적이고 열정적으로 활동하라
입학사정관의 관심은 지원학생이 어떤 분야에서 얼마나 많은 관심과 흥미를 가지고 얼마나 지속적이며 열정적으로 활동했는가이다.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일에 재능과 조건을 갖추는 것만큼이나 일과 목표에 대한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열정적이고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클럽의 중요한 멤버가 되고 리더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을 보여준다면 자신의 리더십을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다.
유펜에 합격한 김동현군이 바로 특별활동에서 열정과 리더쉽을 내보인 경우이다.
지속적이고 열정적으로 활동을 펼친 김군는 클럽‘링크’에서 회장에 선출됐고 동시에 학교 신문사에서도 편집장을 맡게돼 특별활동을 통해 자신의 열정과 리더쉽을 십분 발휘한 것.
지속적인 활동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9학년부터 자신의 특별활동 포트폴리오를 만들어가야 한다. 10학년, 11학년이 되어서야 시작하는 순전히 포트폴리오 작성만을 위한 반짝 특별활동은 입학사정관으로부터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
9학년부터 12학년 1학기 입학원서를 내기 전까지 적어도 3년 정도의 활동경력이 있어야 자신의 열정을 내보일 수 있으며 그룹의 리더로도 성장해갈 수 있다.
■다양한 분야에서 폭넓게 활동하라
자신에게 어울리는 특별활동을 선택해서 열심히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만 다양한 활동을 통해 폭넓은 관심 영역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수학에 흥미를 가진 학생을 수학에서, 과학을 잘하는 학생은 과학을, 스포츠에 뛰어난 학생은 스포츠 분야에서 특별활동을 선택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자신의 메이저 분야이외 분야에서도 포트폴리오를 쌓아가는 것도 입학사정시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방법이다.
예일대학교 조기전형에 합격한 라카냐다 고등학교 샤론 송의 경우 변호사를 꿈꾸는 로스쿨 지망생으로 관심분야라 할 수 있는 주상원의원 사무실 인턴십 활동도 열심히 했지만 과학캠프에도 참가해 폭넓은 관심사를 보여준 것도 조기전형 합격의 중요한 요인이었다.
송양은 지난 여름 전국 최고의 과학수재들이 모인다는 MIT의 서머캠프인 ‘WTP’에 참가해 활발한 활동으로 두각을 나타냈다.
SAT 점수 2,370을 받았던 송양은 “학업성적도 중요했지만 다양하고 폭넓은 특별활동을 활발히 했던 것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는 나름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아트랩미술연구원의 크리스틴 리씨는 “공대를 지망하거나 자연과학을 지망, 의대진학을 희망하는 학생들 중에 미술을 특별활동으로 꾸준히 해나가는 학생들도 있다”며 “전공분야 지원자들중 눈에 띠는 좋은 방법일 수 있으며 다양하고 폭넓은 관심사를 보여주는 기회가 된다”고 말했다.
■특별활동을 위한 타임테이블을 작성하자
특별활동과 학업시간 배분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학년별로 달라지는 학습 부담에 맞춰 특별활동 시간을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또 9학년부터 11학년까지 3번의 여름방학 시간을 잘 활용해 다양한 특별활동 포트폴리오를 쌓아나가야 한다. 기간이 긴 여름방학의 경우 여러 교육기관이 개최하는 여름방학 캠프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을 권장한다.
▲9학년
-가을학기: 앞으로 3년 동안 자신이 집중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있는 분야를 선택, 특별활동을 시작해야 한다. 3년 이상, 적어도 2년 이상의 지속적인 특별활동이 입학사정에서 돋보인다. 특별활동 시작에 앞서 카운슬러의 상담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여름방학: 여름방학 기간동안 자원봉사 활동에 참여하거나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이 좋다. 이 시기에 시작한 자원봉사활동이나 인턴십 프로그램을 12학년까지 지속하는 것도 좋다.
▲10학년
이제 학습에 투여할 시간과 특별활동에 할당할 시간 배분에 신경을 쓰기 시작해야 한다. 학습시간을 늘리고 특별활동 시간을 조금 줄이는 것이 현명하다. 9학년때 시작한 특별활동을 지속하면서 이때부터는 자신의 리더십을 보여줄 수 있는 조직이나 단체에 가입해 활동을 시작한다.
▲11학년
리더십과 관련된 특별활동에 시간 할애를 좀 더 늘려서 자신의 참여정신과 헌신을 보여줄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한다. 커뮤니티 봉사활동 참여도 좋다
<김상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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