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카이로: 모카탐 쓰레기 산의 기적
이집트 교회가 성령의 인도하심을 따라 운영되고 있는 몇 가지 예를 찾아본다.
성 마가교회 수요예배후 호텔로 돌아온 우리는 저녁 식사중 곱틱교회 쉐누다교황의 측근 중 하나인 마르코스(Marcos)감독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이 분에 의하면, 곱틱 정교회의 목회자는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도시와 농촌지역 개교회의 목회자들인데 이들은 결혼을 하여 가정을 이루고 성도들을 영적으로 양육하고 돌본다. 또 하나의 부류는 평생 독신으로 지내는 수도승들(Monks)인데 이들 중에도 개교회 목회자가 있지만 대부분은 주로 사막의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이 수도승들 중에서만 교회의 최고 영적 지도자인 감독이 선출되고 이 감독들 중에서 교회의 수장인 교황이 나온다.
우리 일행중 어느 분이 90세가 거의 가까운 현 교황을 언급하며 “언젠가는 교황께서 돌아가실 것 같은데 이에 대비해서 준비하는 게 있느냐”는 식의 질문을 하니, 마르코스 감독은 한동안 말을 하지 못하다가 천천히 입을 여는데 차마 자기의 입으로 교황의 유고가능성 자체를 언급하는 게 불경스럽다고 했다.
그 만큼 곱틱교회의 교황이 저들에게 존경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이 분 설명에 의하면, 결국 종신직인 교황이 유고시 감독 중에서 최종 세 후보를 내어 그 중 한 사람이 교황으로 뽑히게 되는데, 방법은 띠로 두 눈을 가려 앞을 못 보게 된 한 어린이가 제비를 뽑는 방법으로 한다고 했다.
결국 곱틱교회는 사막에서 영적으로 훈련된 이들이 교회의 최고 지도자들이 되고, 또 이런 사막의 영성이 생명력으로 교회의 대를 이어가는 셈이다.
이런 사막이 자칫하면 세상의 복잡한 문제와 도전을 피해서 개인의 기복만을 추구하는 영적인 도피처가 되기 쉬운데 곱틱교회의 경우는 그와는 정반대로 사막이 현실 삶의 도피처가 아닌 오히려 고난의 현장 속에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힘을 공급하는 샘터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모카탐산(Mt. Mokattam)의 쓰레기더미 교회를 통해서 확인하게 되었다.
모카탐은 카이로 남동쪽 외곽 끝자락에 자리한 일종의 언덕산인데, 1969년 이집트 정부의 결정으로 이 지역 전체가 아프리카의 서울이라고 하는 카이로 주민들의 쓰레기 처리장이 되었다.
현재 약 3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이곳에 거주하며 매일같이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생계를 이어 가는데, 이곳이 바로 애굽 땅에 살아가는 기독교들에게는 살아계신 하나님의 능력이 증거된 현장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붐비는 것을 보았다.
그날 바쁜 일정끝 해질 무렵에 모카탐 산자락에 겨우 도착한 우리 일행은 이미 설명을 듣지 않고도 우리 차량이 현장에 와 있음을 알았다. 10월 하순임에도 무더운 날씨에 산처럼 싸인 쓰레기 더미에서 나오는 악취가 차 안에 가득히 풍겨 들어왔기 때문이다.
안내자의 지시에 따라 차창 밖으로 보이는 그 분들의 처절한 모습을 사진에 담는 것은 자제할 수 있었지만, 코 끗에 가득히 들어오는 이 독한냄새는 피할 길이 없었다. 그렇게 우리가 안절부절 하는 사이에, 우리를 태운 버스는 쓰레기 동네 좁은 골목길을 이리저리 피해 잘도 앞으로 나아갔다. 뭐라고 해야할까?
지나가는 버스에 달락말락 수레에 짐을 끌고 지나가는 사람들의 그 얼룩진 얼굴 표정이며 군데군데 수거해서 쌓아 놓은 재활용품 쓰레기들 주변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애들의 모습, 또 길 양옆으로 한 없이 펼쳐진 2층 3층으로 된 시커먼 쓰레기 굴 속을 보면서 여기가 어디 세상끝에 버려진 지하의 어느 동네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참으로 어떻게 이런 곳이 있을까 하는 생각에 숨을 죽이고 있는데 얼마를 지났을까? 어떤 언덕을 넘자마자 앞 저만치에 넓은 공원 같은 곳이 나오는게 아닌가?
버려진 쓰레기 더미 지하 토굴마을 위 산 정상에 별천지같은 놀이 공간이 펼쳐지는데 그게 바로 모카탐산 토굴교회(The Church of St. Samaan the Tanner at Mokattam Mountain)이다.
차에서 내린 우리 일행은 모두가 한동안 넋을 잃을 수 밖에 없었다. 어떻게 이런 곳에 이렇게 아름다운 교회를 세울 수 있었을까? 산 밑 쓰레기 더미 속에는 수 만명의 주민이 악취 속에서 일하고 잠을 자며, 그 산 꼭대기 큰 바위 밑에는 마치 대학의 풋볼 경기장과 같은 초 현대식 야외예배당과 아름다운 동네 공원이 있는 셈이다.
쓰레기와 힘든 인생고에 찌든 주민들에게 명실공히 영적 육적인 안식처를 제공하는 이 교회를 보는 순간 이는 하나님이 이루신 한편의 예술품처럼 느껴졌다.
그 날은 마침 목요일 저녁 예배가 있는 날이었다. 모슬림들이 금요일을 휴일로 지키는 바람에 기독교인들에게도 목요일 저녁은 우리의 토요일 저녁과 같다고 했다. 많은 어린이들이 부모들 손에 이끌려 교회 마당에 와서 모처럼의 주말을 보내며 특히 외국인인 우리를 보며 신기해 하며 말을 걸어왔다.
손과 얼굴에서 느끼는 쓰레기 더미의 흔적만 빼면 영락없는 우리의 아이들 모습이다. 함께 자리한 통역들의 도움을 통해 이야기를 건네봤다. 모두가 예수님을 믿고 사랑한다고 했다. 디지털 사진기를 신기해 하며 저마다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어떤 이들은 손에 들린 음식을 우리에게 권하기도 했다. 동네 전체가 크리스찬이라고 했다. 이 나라에서 쓰레기를 줍는 일은 크리스찬들의 몫이라고 하는 얘기를 들으며 가슴이 아팟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들의 얼굴에 가득한 미소를 보면서 우리는 위로를 받고 금방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다.
그날 야외 예배실을 가득채운 저녁예배는 6시 반에 시작되어 세 시간 동안 진행되었는데, 마치 우리의 연합부흥집회를 떠올리게 하였다. 우리에게 통역을 해준 현지 장로교 목사님은 그 곱틱교회 신부님의 설교가 빌리그래함의 설교와 같다고 하면서, 그 동안 자신들만이 복음주의라고 생각해 온 것이 부끄럽다고 했다.
40여년전 카이로 시내 곳곳에 흩어져 살다가 이슬람 정부에 의해 강제로 이 모카탐 산자락에 버림받게 된 이들을 하나님은 키데스(Qiddees)라는 한 남자(쓰레기 수집인)를 통해서 구원의 계획을 세우신다. 키데스는 그곳에 교회를 세우기 위해 어느 목회자를 초청하려 노력하나 이 목사님은 마치 요나처럼 모카탐을 피해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한다.
그러나 1974년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그곳에 도착하여 11명의 어린이로 개척교회를 시작한 이후 교회가 급속히 성장, 이만 여명이 모이는 현재의 교회가 되었다.
그러나, 사실 이 모카탐산은 이보다 일 천년 전에 하나님이 성 사만(Samaan)이라는 구두 수선공(Tanner)을 통해서 이미 기적을 행하신 곳이기도하다. 이 지역 이름 모카탐도 그 때 산이 무너졌다(Cut up)고 해서 붙쳐진 이름이다.
사만은 기도에 힘쓰며 매일 새벽 병약한 분들에게 물을 길어다 주는 선행을 실천하였다. 하루는 어느 여인이 수선을 위해 자기 앞에서 발을 내밀어 구두를 벗는 중 그 여인의 다리를 쳐다보며 마음에 음욕을 품게 된 것을 회개하며 자기 손에 들린 바늘로 한쪽 눈을 빼어 버린다.
여자를 보고 음욕을 품는 자마다 간음하였고, 네 오른 눈이 실족케 하거든 빼어버리라(마5:28)는 말씀 때문이었다. 당시 이슬람 통치자는 교회를 박해하는 과정에서 너희가 겨자씨 만한 믿음이 있으면 이 산을 명하여 옮기라(마17:20)는 말씀을 증명해 보이라고 시험을 하는데 하나님은 이 경건한 구두 수선공을 통해서 실제로 모카탐 산이 무너지는 기적을 베푸신다.
이 일로 애굽 전역에 많은 이들이 예수를 영접하고 교회가 배가되는 일이 있었다. 결국, 마카탐의 이 교회는 1000년 전의 그 경건한 구두 수선공의 이름을 따서 교회의 이름을 짓게 되었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