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을 지혜롭게 관리하는 한 해
김영련 목사(산호세교회협의회 회장. 온누리 교회 담임)
2007년의 달력을 벽에 걸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 벌써 한 해가 다 지나고 있습니다.
정말 세월이 살 같이 빠르다는 말을 실감나는 하는 계절입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생각해 봅니다. 세상에는 시간에 대한 여러 다른 이해가 있습니다. 시간을 순환하는 것을 보는 동양적, 힌두교의 시간관이 있습니다. 거기에서 시간은 영겁회귀 됩니다.
시작도 없고 끝도 없는 것이 순환하는 것이 시간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경에서 말하는 시간은 다릅다. 성경은 시작과 끝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는 말이 나옵니다. 천지 창조의 순간이 있었고 최후 심판의 순간이 온다고 말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러한 시간관이 훨썬 더 설득력 있고 맞는 이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의 삶은 언젠가 절대자이신 하나님 앞에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지혜로운 삶은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며, 시작하는 때가 있으면 반드시 마감하는 때가 있다는 것을 아는 데 있습니다. 시간을 잘 관리하는 사람은 인생을 잘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의 시간이 곧 우리의 생명이며 인생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약성경 에베소서의 저자인 바울이라는 사람은 그런즉 너희가 어떻게 행할 것을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같이 하여 세월을 아끼라 때가 악하니라(에베소서 5:15-16)고 하였습니다. 시간을 잘 사용하는 사람은 지혜로운 사람이며 또한 성공하는 사람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새해에는 북가주에 계신 모든 한인들께서 성공하시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은 곧 지혜로운 시간 사용에서 올 것입니다. 새해에 교민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과 기쁨이 더욱 충만하게 되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라는 선물
박정배 신부 <성 마이클 한인천주교회 주임신부>
2008년 무자년(戊子年) 쥐띠의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하느님의 은총과 평화가 동포 여러분 가정에 풍성히 내리시기를 빕니다.
한국어로 새해 첫날을 ‘설’이라고 합니다. ‘설’이라는 말은 ‘사리다’라는 동사에서 변천, 발전되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즉 몸과 마음을 ‘사리다’는 말에서 온 ‘설’은 경망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조심한다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와 비슷한 주장은 ‘설’이 ‘신일’(愼日)에서 변화되었다고 봅니다. 신일은 근신(謹愼)하는 날, 즉 몸과 마음을 사려 조심하는 날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한 해가 시작되는 ‘설’의 의미는 모든 일을 조심스레 첫발을 내디디라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설’의 본래적 의미는 경거망동하지 않고, 흐트러진 몸과 마음을 하늘의 뜻에 맞도록 다시 사리고 추스르라는 것입니다.
이곳에 정착해 사는 우리 이민 교포들의 부지런함은 다른 민족의 이민자들과는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훌륭한 그리고 풍요로운 삶의 대가를 받습니다. 하지만 시간에 쫓기어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없고 그로인해 잃어버리는 것들 또한 많이 있습니다.
부지런한 쥐의 해인 무자년 한해, 그동안 흐트러져 비워져 있었던 몸과 마음을 하느님 뜻 안에서 채우며 살도록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새해를 선물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사랑으로 감동을 주는 새해
박찬길목사(SF지역 한인교회 연합회장.좋은교회 담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하나님은 누구도 사용하지 않은 깨끗한 새해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시면서 사랑하며 살기를 원하십니다.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가복음 12:31)는 말씀이 가장 큰 계명이기 때문입니다. 사랑을 표현하는 것 중에 하나는 이웃을 감동시키는 것입니다.
상대방의 수준과 입장에서 사랑하는 것을 백금율(Platinum Rule)이라고 말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욕구와 성향이 다르고 취미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내 수준과 내 성향에서 사랑하면 감동을 줄 수가 없습니다. 상대방의 눈높이에 맞추어 사랑할 때에 마음이 움직이게 되어서 누구나 감동하게 되어 있습니다.
솔로몬은 일천번제를 드려서 하나님을 감동시켰습니다. 그는 왕이 된 후에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되었고, 하나님의 뜻을 헤아리는 마음(지혜)을 달라고 기도하였습니다. 하나님은 감동되어서 구하지 않은 것까지 주셨고 솔로몬은 인류 역사상 전무후무한 복을 받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새해에는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감동시키고 아내는 남편을 감동시키고, 자녀는 부모를 부모는 자녀를 감동시키고, 선생은 학생을 학생은 선생을 감동시키고, 사장은 사원을 사원은 사장을 감동시키며 사는 것입니다. 상대방을 감동시키면 서로 감동 받아서 웃고 울게 되어 영혼과 정신이 건강해져서 기가 막힌 삶을 살아가게 됩니다.
북가주에 살고 있는 한인들이 하는 모든 일은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키기 위한 것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웃을 감동시킬 때에 가정과 교회와 한인사회가 따뜻하게 빛날 것입니다.
다함께 넉넉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무자년
양상덕 교무 (원불교 샌프란시스코 교당)
무자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온 누리에 화해와 평화가 물결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 한 해도 우리는 많은 자연재해로 큰 아픔을 겪었고 국가간,
종족간, 종교간의 분쟁과 전쟁등으로 서로가 큰 상처를 입었습니다.
아직도 그로인해 고통받고 있는 형제들의 상처와 고통이 하루속히
치유될 수 있기를 간절히 염원합니다.
새해에는 서로에게 겨누었던 총부리를 내려놓아야 되겠습니다. 반목과 투쟁의 불행한 역사를 극복해 나가는 것은 우리의 마음먹기에 달려있습니다.
새해의 새로움은 새날에 있는 것이 아니요, 새 마음을 챙기는데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어제까지의 묵은 원한과 상처, 묵은 감정의 무거운 짐을 이제 내려 놓읍시다.
누가 먼저 원인 제공을 했는지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또다른 분쟁의 시작일 뿐입니다. 이제 지구촌에는 해원, 상생, 평화의 큰 기운이 감돌고 있습니다. 개인이나, 종족간, 종교간, 국가간의 막힌 기운을 풀고 살아야 되겠습니다. 마음먹기에 따라서 세상은 온통 적이 될 수도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초등학교 운동회가 열렸습니다. 달리기 경주를 하던 한 아이가 넘어집니다. 그러자 앞서가던 한 아이가 되로 돌아가 우는 아이를 일으켜 세우고
달래줍니다. 그리고 함께 손을 잡고 나란히 골인을 합니다. 응원하던 모두가 박수를 보냅니다. 비록 꼴찌일지라도 그 아이들이 사랑스럽지 않습니까?
빠른 것이 미덕인 세상입니다. 그러나 좀 늦게가는 것이 창피한 일은
아닙니다. 때로는 길가에 앉아 꽃 구경도 하면서, 때로는 뒤돌아서 누군가의 손을 잡고 갈 수 있는 따뜻함으로, 때로는 져줄줄도 아는 여유로움으로, 올 한 해는 다함께 마음이 넉넉한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것들에 눈길을 주는 새해
주낙현 신부 (성공회 오클랜드 한인 교회)
새해 인사는 의례 기운차고 희망있는 말이어야 한다는 생각이 짓누릅니다. 즐거운 기운에 찬물을 끼얹을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도 세상이 희망과 기대로 넘쳐나고 있으니 딴지거는 작은 목소리 하나 정도는 참아 줄 아량은 있겠다 싶어 이런 글의 청을 받아들였습니다.
아무쪼록 새해가 작은 이들의 목소리를 허투루 듣지 않고 다독여 주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작은 것들에게 마음이 잘 가지 않는 까닭은 우리 안에 큰 것들에 대한 기대와 열망이 꽉 차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 삶과 마음이 분주한 것도 가만보면, 저만치 세워놓은 목표가 너무 높아서 도대체 이런 속도로는 안되겠다고 스스로를 채근하는 탓입니다.
그렇게 달려오다 지친 세월에 대한 회한은 특히 이민사회의 쓸쓸한 풍경이기도 합니다. 아무쪼록 새해는 이런 풍경의 단편을 더하지 말고 우리 안에 있는 작고 소중한 것들을 잃지 말고 다시 눈길 주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종교에서 가장 경계하라고 가르치는 것은 우상을 세우는 일입니다. 그런데 종교나 신앙생활이 도리어 우상이 되거나, 우상을 세우는데 이바지하는 일이 숱합니다. 축복과 은혜가 곧장 세상살이의 성공으로 등치되는 일이 아무렇지도 않게 되면 이미 병세가 심각합니다.
종교인이나 신앙인은 그 종교들이 담고 있는 역설의 신비에 깊이 마음을 두고 살았으면 합니다. 아무쪼록 새해는 자기 안의 우상을 깨뜨리고, 이웃들과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작고 참된 기쁨을 되찾는 시간이었으면 합니다.
이런 것들을 한 다짐으로 단박에 이룰 수는 없습니다. 훈련이 필요합니다. 사람살이든 사물이든 그 가운데서 마음주지 못했던 가장 작은 것들의 목록을 만들어 보고, 그 한두가지에 우선순위를 두어 짧은 시간이나마 반복적으로 실천해야겠습니다. 누군가를 돕는 일이든지, 짧은 산책이든지, 그도 아니면 작은 화초 하나라도 키워내는 일로도 훈련이 가능합니다.
아무쪼록 새해가 이런 작은 자기 훈련의 시간으로 채워졌으면 합니다.
이런 이야기도 새해 덕담이 될 수 있는 마음 넉넉한 한 해가 되었으면 합니다.
복 받으라는 덕담에 하나 보태렵니다. 줘야 받을 것이니, 이렇게 인사하고 싶습니다. 새해 복 많이 주고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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