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정 화목, 아메리칸 드림 성취 디딤돌”
볼티모어 지역 한인인구가 늘어나면서 한인업소도 덩달아 급증하고 있다. 이제는 한국에 있는 왠만한 건 모두 이곳에서 구할 수 있고, 영어를 몰라도 기본적인 생활에 별 지장이 없다. 한인들이 가장 관심을 같는 자녀교육문제도 마찬가지이다. 하워드카운티의 경우 교육청에 10여명의 한인 직원이 학부모들의 편의를 돕고 있다. 여기에 여러 한인단체와 기관들이 한인들의 이민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위성이나 케이블 방송을 통해 한국 뉴스를 실시간으로 접하고, 여기에 인터넷까지 더하면 한국 생활이랑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이민생활이 참 편해졌다고 생각했다. 과연 얼마나 편해졌을까 듣고 싶어, 이민연수가 고루 섞인 한 교회의 사랑방 모임을 찾았다.
대부분의 이민자들은 낯선 환경에 힘들어하고 있었다. 올드타이머들은 오랜 기간에도 변함없는 장시간 노동에 지쳐있었고, 갓이민자들은 경제적 기반을 닦은 이들을 부러워하며 오늘도 아메리칸 드림을 일구고 있었다. 이민연수에 관계없이 아메리칸 드림은 여전히 모두의 꿈이었다. 겨울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12월의 한 주말. 둘러앉아 빚은 만두를 나눠 먹으며 처음으로 서로에게 털어놓은 이민생활을 옮겨보았다.
(빌립보교회(송영선 목사)의 한 사랑방. 6-7세대로 구성된 사랑방은 한 달에 2-3번씩 모여 성경공부와 함께 생활 및 친목나누기를 한다. 먼저 이민 연수가 오랜 이들이 이민 첫 생활 소개로 말문을 열었다.)
정구승 : 임신 오개월인 아내와 만 1세인 아들을 데리고 플로리다를 거쳐 뉴욕에 와서 청과상에서 야채 닦는 일로 미국생활을 시작했습니다. 과일 배달을 하다 18년전 볼티모어로 왔다.
김현정 : 이곳에 와서 가게를 잘못 사서 고생했지요. 3년전 인수한 식당도 인근의 큰 공사로 1년반 동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믿음이 있었기에 극복할 수 있었죠. 주변에 더 어려운 사람도 많다.
김광훈 :그 당시에도 한인 비즈니스 많아 큰 어려움 몰랐다. 루핑업에 첫 취직했는데 너무 힘들어 4개월하고 포기했다. 취직보다 차라리 개인 비즈니스가 낫다고 생각했다.
강종식 : 힘들 것을 각오하고 왔지만 힘들다. 한국서 여기같이 일했으면 떼돈 벌었을 거다. 도착한 그날부터 지금까지 줄곧 일했다. 한국과 같은 사교육비 부담이 없고, 스스로 노력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데 위안을 삼는다.
정구승 : 초이스가 많다. 첨에 힘든 일(청과물 배달)로 시작하니 이후 다 쉬웠다. 미국에 도착했을 때 공항에 누가 마중나오느냐에 직종이 선택된다. 유능 여부도 마찬가지이다. 유능한 사람을 만나 좋은 가게를 얻으면 유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무능하게 된다.
(정씨의 이 말에 모두들 맞다고 맞장구치며 웃었다.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절실한 문제는 의료 및 교육 문제. 부부가 함께 장사할 경우 자녀 교육이 힘들 수밖에 없다.)
정구승 : 병원과 교육이 가장 힘들다.
박춘화 : 교육도 문제지만 보험이 없으니 아플까 제일 걱정된다.
(하지만 미국이 여전히 기회의 땅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김현정 : 체면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노력하면 재기 가능하다. 위로와 의지할 신앙이 필요하다.
박춘화 : 오고 싶어 왔다. 처음에 차가 없으니 감옥 생활이었다. 이제는 애들이 (미국생활을) 너무 좋아하고 귀국을 거부한다.
곽명희 : 자녀들이 공부에 취미를 붙여 보람이 있다. 자녀와 대화시간 많아져 좋다.
(이민생활의 어려움은 한결같은듯 하면서도 약간씩 차이를 보였다.)
임상숙 : 부부가 함께 일하니 애들과 대화할 시간 더 없다. 노동이 가장 힘들다.
김현정 : 자녀 교육을 위해 좋은 학군을 찾으니 생활비가 많이 든다. 결국 부부가 같이 일할 수밖에 없다.
박춘화 : 문화 생활이 힘들다. 일요일의 교회 생활이 전부이다. 하지만 남 의식하지 않아도 되기에 마음은 편하다.
(부부가 같이 일하는 것에 대한 반응 또한 연령과 이민햇수에 따라 달랐다.)
김현정 : 오랫동안 힘들게 일한 것은 미국생활에서 당연지사이다.
(하지만 박춘화, 곽명희씨는 남편들이 부인에게 감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상숙 : 여자 생활은 한국이 더 나아졌다.
김광훈 : 남자들은 무기력감 느낀다. 가장의 권위와 지위가 상실된다.
(만족스런 이민생활을 위한 제안이 이어졌다.)
김현정 : 미국서 잘 살고 못사는 것 큰 차이 없다. 가정 화목이 가장 중요하다. 배우자의 상처주는 말 한마디에 가슴이 무너진다. 물질이 행복 아니다.
이미경 : 큰 집에서 잠만 자고, 냉온방 제대로 못 가동하는 이웃들이 있다. 부부 화합, 가족간 대화, 화목, 믿음과 신뢰가 중요하다.
김광훈 : 경제적 안정보다 문화가 중요하다. 미국 문화에 동화 못한다면 한인적 인 문화를 만들어내야 한다. 교회 문화가 한인 문화는 아니다. 유교적 사고도 고쳐져야 한다. 남녀지위와 역할구분이 모호하다.
김현정 : 맞노동이라 서로 피곤하기에 기본적으로 갈등 구조를 갖고 있다. 부부싸움은 우발적이고 순간적이다. 회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임상숙: 미국 와서는 대화와 교제가 힘들다. 사람 사귀기가 쉽지 않고 속마음 털어 놓기는 더욱 힘들다. 오히려 “한국사람 조심하라”는 경고를 들었다.
(갓이민자들은 언어 미숙과 정보 부족을 해소시켜줄 단체나 기관을 절실히 원했다. 현재 활동중인 기관은 기대와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박춘화 : 갓 이민온 사람에게 올바른 정보와 도움을 제공하는 기관이나 단체가 필요하다. 특히 영어 미숙으로 인한 불편을 도와주면 좋겠다. 인터넷 만으로는 부족하다.
<박기찬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