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부부만의 시간 가지고
친구와 자주 만나고 집안 일도 가족이 분담을
탐욕을 대망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축재를 절약이라고 일컬을 수 있는가, 지나친 욕심을 근면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우리는 때때로 근본적이고 본질적이 아닌 것들을 삶의 우위에 놓음으로써 또 꼭 그렇게 필요하지도 않은 것들을 갈망한 나머지 결국은 그것들의 노예가 되어버리는 경우가 흔히 있다. 1년을 되돌아볼 때 삶 전체가 이런 모습이어서 우리가 양육하고 있는 자녀들도 똑같이 우리의 탐욕과, 깍쟁이 근성과, 근면을 가장한 일중독에 휘둘리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봐야 할 시점이다. 행복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가 행복하다는 것은 단순하지만 진리이다. 내 아이를 행복한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새해부터는 다음 것들을 실천해 볼 필요가 있겠다. 페어런츠지 2008년 1월호를 참고했다.
새해에는 지난 시간을 교훈삼아 더욱 건강한 가정을 꾸미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부부가 건강한 자녀를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방실 방실 웃는 아기, 오렌지 속살같이 말랑 말랑한 살결, 맑은 눈동자, 하얀 순수 등 아기와 아이에 대한 찬사를 늘어놓자면 끝도 없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 아기를 18세까지 길러 성인으로 집밖에 내놓기까지의 과정이 마냥 행복한 여정일 것인가? 최근 프린스턴 대학에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아이양육은 집안 잡일하는 것만큼의 기쁨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즐거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육아가 마룻바닥 걸레질 하는 것만큼의 즐거움을 지니고 있다는 소리인데 걸레질이 때로는 즐거운 소일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해야만 하기 때문에, 또 할 수 없이 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아이는 한밤중에 깨서 울기도 하고 새벽 5시에 부모침대에 눈뭉치를 던져 넣기도 하고 우유를 엎지르기도 하며 한웅큼의 시리얼을 소파 밑에 깔아놓기도 한다. 아이를 키우는 것이 아니라 작은 독재자에게 질질 끌려 다니는 느낌이 들기도 하고 아이 건사와 설거지를 겨우 끝내고 모닝커피를 마시고 나면 곧장 점심식사 준비로 들어가야 하는 나날들.
여기에 대해 하버드대학의 심리학교수 대니얼 길버트박사는 “우리는 아이들이 항상 행복감을 가져다주기 때문에 아이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우리에게 존재감과 인생의 의미를 더 깊게 해주기 때문에 아이를 가지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리고 “부모 됨에 때때로 좌절과 혼동과 고뇌를 느끼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고 정상적인 것”라고 위로의 말을 해주고 있다. 아이를 기르는 과정이 행복한 여정이 되려면 먼저 부모가 행복해 져야 한다.
1. 로맨스를 살려라
결혼이 연애과 사랑의 무덤이 되지않게 하려면 아이만큼 배우자에게도 관심을 쏟아야 한다. 사실 쉽지 않은 얘기다. 아기는 생물적으로 나약해 24시간 보호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고 배우자는 독립 의지를 가진 성인이나 혼자 잘 꾸려 나가겠거니 하고 믿기가 쉽다. 이렇게 수년을 지내다 보면 서로 관심사와 취미와 스타일이 달라져 언어소통이 안 되는 부부가 되어버릴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사태를 방지하려면 한 달에 한번 정도는 둘만이 외출하는 시간을 만들라고 충고하고 있다. 하다 못해 홈디포라도 함께 가거나 아이들이 침대에 든 다음 둘이 부엌테이블에서 와인을 한 잔하는 시간이라도 내서 바쁜 육아 일정에 둘만의 자투리 시간을 끼어 넣으라는 것이다. 훗날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 되지 않으려면 말이다.
2. 친구와 플레이데이트를 가진다
아이와의 재미있는 시간과 성인 친구와의 재미있는 시간은 그 질과 깊이가 색감이 다르다. 많은 엄마들이 육아와 일상에 지쳐 친구들과 소원해지는데 이는 또 다른 짜증을 불러일으켜 오히려 육아에 해가 된다. 끝없이 이어지는 아이에 관한 수다를 떨망정 또래 친구들과 오찬 데이트를 즐기고 또 독신친구들도 만나 잠시 아이에 대한 사고를 객관화 시킬 필요가 있다고. 샴페인에 소재한 일리노이대학의 조사에 의하면 가족과 친구관계가 원만하고 좋을수록 인간은 행복지수가 높아진다. 우정과 사랑은 행복의 양념이 아니라 진수라는 말이다.
3. 과잉 스케줄을 잡지 않는다
“우리에게 거룩한 중심이 없기 때문에 안전을 위한 수단으로 물질에 매달리고 명예에 집착하고 성공이라는 것을 향해 질주한다”고 영적 훈련을 강조하는 리처드 포스터는 지적하고 있다. 자녀들을 성공을 향한 트랩에 발을 디뎌 놓게 하기 위해 어렸을 때부터 각종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부모가 오늘날 너무나 많다. 또 다들 그렇게 하니까 놀리지 못하고 이 아이는 저곳에 저 아이는 이곳에 집어넣고 하루 종일 운전대 앞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오늘날의 엄마들을 향해 위에 말한 포스터는 “계획에 의한 소모가 사라진 곳에는 심리학적 소모가 자리 잡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런 식으로 뺑뺑이를 돌리면 아이들은 건강하게 자라지 못하고 사고력이 모자라 창의적이지 못하고 제도권 안에서만 편안해 하는 길들여진 자유인으로 자라게 된다는 것이다. 길들여진 자유인이란 진정한 의미에서 자유롭지 못한 영혼이다. 지나친 에너지 분산으로 쇠잔해 지지 말라는 말이다.
4. 팀으로 일하라
이렇게 하면 가족 간의 유대도 좋아지고 엄마는 원군이 있어 즐겁다. 펜실베니아대학 연구에 의하면 오늘날 아이의 성공의 길은 우수한 두뇌나 사회적인 지위나 과외활동 참여에 있지 않고 집안일 참여에 있다. 집안에서 일을 많이 한 아이들은 그만큼 책임감과 업무해결 능력이 높게 평가됐다. 2~3세만 되어도 샐러드 만들 때 레터스를 손질할 수 있고 5~6세만 되어도 강아지 밥은 줄 수 있다. 이런 식으로 나이에 맞게 집안 잡일을 떠맡기고 일을 잘 마무리했을 때는 적절한 보상을 주는 식으로 차트를 만들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5. 필요할 땐 거절하라
아이가 요구할 때마다 해주는 것이 안 해주는 것보다 쉽다. 그러나 그 효과는 종종 반대로 나타난다. 모든 것이 부모로부터 제공되면 아이는 독립심이 모자라 나중에 제 말뚝을 스스로 박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범위와 한계를 설정해 놓고 “그건 안 돼” “지금 말고 나중에 하지”라는 식으로 거절하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나중에 하기로 했으면 꼭 이를 지키는 것도 잊지 말아야 겠다.
6. 현실을 파악하라
전도서의 현명한 저자는 세상사 모든 것은 때가 있다고 했다. 지금은 끊임없이 칭얼대고 요구하고 같이 놀아줘야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아이는 혼자 있고 싶어 하고 걸을 때도 간격을 두려고 하고 학교에도 나타나지 말라고 요청하는 때가 있다. 인간의 한계적인 상황은 주어진 때에 충실하고 그 때를 즐길 수 있는 것뿐이다. 아이들과의 즐거운 한때를 사진으로 기록하거나 그들이 말한 재미있는 내용이나 감격적인 어휘들을 노트에 적어뒀다가 힘든 순간 다시 읽어보는 것도 에너지 재충전에 도움이 된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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