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를 접으며 요즘 미디어를 통해 듣는 한국 대선과 미국 대선의 뉴스를 접하면서 우선 떠오르는 것이 저렇게도 대통령이 하고 싶은가 하는 의문이다. 또한 보수파, 진보파, 경제파(중도실용주의) 등이 갈라서서 서로 정치적 헤게모니를 잡으려고 돌아가는 정치판은 한국이나 미국이나 민주주의식 선거과정에 대한 재검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줄 뿐만 아니라 즐거운 구경거리를 제공해 주기도 한다. 한국 연속극을 따로 빌려볼 필요도 없고 미국 영화도 굳이 영화관에 가서 볼 필요도 없이 매일 아침저녁으로 공짜 영화를 보는 기분이다.
‘이명박 특검법’ 국회 통과 때 일어난 몸싸움으로 국회의원이 부상을 당해 병원에 입원까지 하는 난동뉴스를 들으면 저분들이 국민을 대표하는 지도자인가? 라는 회의가 생긴다. 어떻게 아직까지 소위 민주주의를 집행하는 국회의원들이 폭력을 쓰고 몸싸움을 한다니 솔직히 어이가 없다. 일단 한국 대통령 선거는 끝났다. 허나 조용히 넘어갈지는 두고 볼 일이다.
미국 선거판은 또 어떤가. 민주당에서는 최초의 여성 대통령 후보 힐러리 클린턴과 최초의 흑인 대 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가 경험과 변화를 각각 주장하며 매일 입심 싸움을 하고 있는데 TV에 나와서 뉴스 진행자들의 매우 버릇없는 질문공세를 받아내느라 쩔쩔 매는 모양새를 보면서 또한번 저렇게 대통령이 하고 싶은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힐러리 후보는 클린턴 전 대통령이라는 든든한 백을 은근히 내밀고, 그 경쟁자 오바마 후보는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가 대모 역할로 나서며 설치고 다닌다.
그 와중에 공화당에서는 기독교 보수주의라는 숨겨진 막강한 세력이 혹시 다른 행성에서 살다가 온 사람들이 아닌가 할 정도로 말도 안 되는 기독교 이론을 내세우고 있고, 급진적인 보수파 후보인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다른 공화당 후보인 로버트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미트 롬니 전 매서추세츠 주지사를 물리치고 선두에 나섰다고 한다.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은 할리웃과 공화당은 종교계와 손을 잡고 권력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미 오래 된 이야기이다.
한국의 전 대통령들은 본인들이 감옥에 가거나 자식들을 감옥에 보내는 대통령들이었다. 지금 노무 현 대통령은 한국에서 뿐만 아니라 미주류 미디어에서도 ‘경제재난’ 대통령이라는 낙인이 찍혔는데 물러나면 과연 5년간 최고 권력의 상징인 대통령직 경력이 개인이나 가문의 영광을 가져 왔을까에 대해서 검토를 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 조지 부시 미 대통령도 결국은 그 아버지 부시대통령에 뒤이어 실패한 대통령으로 미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TV 화면에서 매일 초췌해져 가고 대통령이 된 후에 하얀 백발이 점점 늘어나 대통령직이 얼마나 힘든지를 보여주는 산 증인이 부시 대통령이다. 그 반대가 지난 미 대선 때 일반투표(popular vote)에선 부시에게 이겼지만 플로리다주 선거 스캔들로 연방대법원이 부시의 손을 들어주자 깨끗하게 패배를 승복했던 앨 고어 전 부통령이다. 그 후 계속해온 환경보호 운동을 인정받아 올해 노벨 평화상을 수상하며 오래간만에 모습을 나타낸 고어는 훨씬 건강하고 의젓하며 훤해 보였다. 비록 대통령이 되지 못했지만 잃은 것보다 얻은 것이 더 많아 보였다.
혹시 자녀들이 미국 대통령이 되기를 원하는 부모들께서는 닉슨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사건을 칼 번스타인과 함께 터트린 워싱턴포스트지의 기자였던 밥 우드워드의 ‘Shadow’(셰도우)라는 책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닉슨에서 시작하여 포드, 카터, 레이건, 부시, 그리고 클린턴에 이르기까지 혼탁한 정치판 싸움에 휘둘림을 당하는 대통령들의 삶을 엿보게 되면 하늘이 점지해야 가능하다는 한 국가의 대통령직 그것도 세계 최강국 미국의 대통령직도 그다지 부럽지 않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이 시끄러운 와중에 2007년을 접으며, 2008년 새해를 맞이하며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에 실린 재미있는 시를 나누고 싶다. 한나라의 최고 권력자인 대통령이든 평범한 소시민이든 우리의 인생이란 매일 하루를 어떻게 사는 가에 따라 진정한 생의 의미와 행복이 달려 있다고 생각한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일하라, 돈이 필요하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알프레드 디 수자(Alfred de Souza)
Happy New Year !!
케이 송 USC 부부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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