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갈색의 뿌연 매연이 종종 LA 시를 뒤덮는다. 미국 내에서도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도시로 소문난 LA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저 잊고 살아간다. 하지만 LA의 악명 높은 대기오염은 폐가 한창 성장 중인 어린이 폐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프리웨이에 근처에 살거나, 자주 노는 경우, 또는 프리웨이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학교 등에서 활동하는 아이의 경우 심각한 대기오염 때문에 폐활량 발달 기능이 쇠약해 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의학저널 ‘란셋’에 발표된 USC 연구 결과에 따르면 프리웨이에서 500미터(1,650피트) 안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의 폐활량은 1,500미터(4,950피트) 안에 살고 있는 어린이보다 폐활량이 눈에 띄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04년 USC 연구팀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기 오염도가 높은 샌디마스, 리버사이드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과 오염도가 보다 적은 캘리포니아의 애타스카데로, 알파인 등 지역을 비교한 결과, 대기오염의 척도를 나타내는 미세분자 오염물질 레벨이 높은 지역(미라로마)의 어린이들이 오염도가 낮은 레벨 지역(롬폭)의 어린이들보다 폐 기능이 낮은 아이들 비율이 4.9배나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1993년부터 1,700명의 4학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캘리포니아의 12개 커뮤니티를 8년간 조사했다.
Fwy 근처 살거나 학교 다니면 폐기능 4%나 하락
매연등 각종 대기오염 오존층 파괴 호흡기 질환 유발
인근에 레드우드 등 나무 심고 금연·야외활동 자제
# 프리웨이 근처에 사는 경우
올 2월 발표된 USC 연구에 따르면 대기 오염도가 낮은 커뮤니티에 살고 있어도 프리웨이에 가깝게 사는 어린이들은 프리웨이에서 멀리 사는 어린이들보다 4%나 폐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염도가 높은 도시에 살고 있는 경우는 보다 심각했다. 프리웨이에서 1,500미터 떨어져 있고 보다 공기가 깨끗한 곳에 살고 있는 아이들보다 폐기능이 9%나 감소했다.
어린이들의 폐 발달은 18세 이전에 완료된다. 그런데 청소년기가 끝나면 이런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은 폐기능 장애가 시작되거나 나머지 인생 동안 폐 또는 심장에 장애를 안고 살아갈 수도 있다.
더구나 어린이들이 대기오염에 더욱 손상 받기 쉬운 이유는 어린이들이 체중과 폐 사이즈와 연관해 성인보다 호흡을 더 빨리 하기 때문이다. 성인보다 더 호흡을 자주하고 호흡기 생식 기능이 보다 작기 때문에 대기 오염물질의 미립자를 더욱 수용하게 된다.
또한 어린이 성장기에는 밖에서 많이 놀고 뛰기 때문에 호흡을 더 많이 하게 되는 것도 한 몫 한다. 심하게 뛰고 하다 보면 자연적으로 필터링 기능을 하는 코 호흡보다는 입으로 호흡을 더 많이 하게 되기 때문이다. 오염물질을 어느 정도 필터해 주는 코 호흡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바로 폐로 대기 오염물질이 들어가게 되는 것.
또한 어린이는 성인보다 호흡기가 더 좁아 문제다. 대기 오염물질은 성인에게는 가벼운 염증을 일으키지만 어린이들에게는 심각한 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어 성장기 어린이들의 천식, 호흡기 질환 위험도를 높인다.
# 각종 대기오염 화학물질, 오존층 파괴 등이 문제
대기 오염이 심한 곳에서는 일산화탄소, 아황산개스, 이산화질소 등 각종 대기오염 화학물질에 노출되기 쉽다. 오존층은 휘발성 유기 화합물과 질소 산화물을 내뿜어내는 자동차, 온실개스 등에 의해 파괴된다. ‘자외선 가리개’ 역할을 하는 오존층이 점점 줄어들면 기침, 인후염, 호흡 곤란 등의 원인이 되며, 지상까지 도달하는 자외선에 의해 피부암과 백내장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특히 천식 증상을 더욱 심하게 하고 폐 감염이 되기 쉽게 만든다.
# 나쁜 대기오염 물질 어떻게 도달하나
공기 중 미립자가 10미크론(사람 머리카락 약 1/10에 해당) 이상 크면 사람의 폐까지는 도달하지 못하지만 눈이나 코, 목 등을 간질거리게 할 수 있다. 하지만 보다 적은 지름이 2.5~10미크론에 해당하는 굵고 거친 입자나 2.5미크론보다 작은 미립자 등은 인체 깊숙이 도달해 심장과 폐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다. 최근 뉴잉글랜드 저널에 보고된 바에 따르면 미립자 오염물질 레벨이 감소된 곳에서 생활하는 경우는 폐 기능 질환이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미립자는 더욱 문제다. 0.1미크론의 매우 작은 초미립자는 아직까지 규제되지 않고 있는데 인체에 들어가면 폐뿐 아니라 다른 장기와 혈액까지 접근해 건강을 위협할 수도 있다는 것. 심지어는 뇌에까지 도달, 세포 손상을 불러올 수 있다. 더욱이 초미립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공기 정화기로도 막을 수가 없어 문제다.
환경보호청 웹사이트(www.airnow.gov)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기오염도. 초록색(Good), 노란색(Moderate), 오렌지색(Unhealthy for sensitvie groups), 빨간색(Unhealthy), 자주색(Very Unhealty), 적갈색(Hazadous) 등으로 표기된다. 오렌지색 이상부터는 야외활동을 삼가고 주의해야 한다.
■나무가 대기 오염을 막아줄까?
UC 데이비스 토마스 카힐 교수는 프리웨이에서의 초미립자 오염물질은 나무를 통해 피해를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힐 교수는 바람이 많이 부는 환경에서 프리웨이 옆 나무들은 공기를 섞어 초미립자 농도를 희석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바람이 불지 않는 상황에서도 분자를 포획해 집이나 학교로 퍼지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다. 초미립자 분자가 나뭇잎에 붙게 되면 더 이상 공중으로 날아가지 못하고 계속 잎에 붙어 있는 효과가 있으며 잎이 떨어질 때까지 또는 비에 씻겨질 때까지 붙어 있게 된다. 카힐 교수는 초립자를 막는 나무로는 레드우드, 삼나무 등이 추천된다고 밝혔다.
■대기오염 속 최대한 피해를 줄이는 법
▲공기 퀄리티에 따라 활동을 계획한다
대기오염 레벨이 높으면 야외활동을 되도록 제한한다.
환경보호청에서 실시간 업데이트되는 대기질지수(Air Quality Index)가 가이드가 될 수 있는데, 현재 살고 있는 곳의 공기 및 오존상태를 웹사이트(airnow.gov)를 통해 체크해 볼 수 있다.
가이드는 6가지 레벨의 색으로 위험도를 나타낸다. 오렌지색(Unhealthy for Sensitive Groups) 이상이면 되도록 야외활동을 삼가는 것이 현명하다. 대기 오염 레벨이 낮아도 폐나 심장질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실내공기도 깨끗하게 정화한다
창문과 문은 닫아두고 공기정화기를 사용한다. 하드웨어 스토어에서 살 수 있는 정전기 방식(electrostatic drop-in) 필터를 사용한다.
▲흡연은 절대 금지
▲대기오염 감소에 적극 협력한다
대기오염이 높은 레벨이라면 최대한 자동차 사용을 줄이고, 어두워진 후에 자동차에 연료 주입을 한다든지, 공회전은 제한한다든지 등 생활 속에서 실천한다. 또한 집안에서도 오존층 파괴 위험성이 있는 물건 사용을 제한한다. 바비큐에서 발생되는 연기, 재 등이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므로 최대한 자제한다.
▲물이나 차를 자주 마신다
<정이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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