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주의에 물든 현실 안타까워
가족 한 자리 모여 사랑 나눠야
크리스마스가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어둑어둑한 거리가 저녁 늦게까지 차들로 붐비는 것은 경기가 나쁠수록 오히려 선물을 보다 더 싸게 사야 되기 때문이리라.
집들마다 크리스마스 장식이 요란스럽다. 크리스마스 나무를 파는 곳도 이곳저곳 많은데 크리스마스 때만 되면 늘 생각나는 일이 있다. 벌써 오래전 일이지만 그해는 우리 가족이 가장 경제적으로 어려웠을 때였는 데도 “성탄절이니까” 하며 조그만 소나무를 마련해 놓았었다.
그런데 크리스마스 며칠 전 낯선 사람들이 갑자기 아주 정성스럽게 포장된 선물들을 들고 들이닥친 것이다. 하나 둘이 아니라 그 작은 소나무 앞이 가득 차게 쌓아 놓고는 “Merry Christmas to you all!”하고는 나가 버린 것이다.
내용물도 아주 고급이었고 아이들 앞으로 신발상품권도 잊지 않았다. 줄잡아 계산해보니 족히 3,000달러어치의 선물은 되는 것 같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한 장학재단에서 매년 10만달러어치의 선물을 이렇게 전달한다고 했다. 나중에 큰 딸이 대학교 입학 당시 그 장학재단에 장학금을 신청했을 때 그날 받은 충격에 대해서 써서 대학 장학금까지도 받았다. 그 자리에 우리 부부도 참석했었는데 그 때 그 임원들이 모든 수혜자들에게 부탁하기를 열심히 공부해서 훗날에 받는 자리가 아니라 주는 자리에 설 수 있게 돼 달라고 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사실 미국에 오기 전에는 크리스마스 이브만 되면 명동거리를 아무 영문도 모르고 구경하러 나온 사람들끼리 서로를 구경하면서 헤매던 것이 고작이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의 참된 의미는 세상에서 가장 큰 선물인 아기 예수를 우리 인류에게 내려주신 것을 기념하는 것이다. 그래서 없는 자는 새롭게 소망을 얻고, 죄지은 자는 죄 사함을 받고, 가진 자들은 갖지 못한 자들에게 사랑을 나누어줌으로 그 기쁨을 나누는 것이다. 친지 친척보다는 소외받은 자와 궁핍한 자들을 찾아 나서는 날인 것이다.
그런데 이 크리스마스를 맞아 엉뚱한 일들을 많이 하는 것을 본다.
우선 빨간 옷을 입은 샌타 할아버지이고, 그 할아버지가 그 많은 선물을 가지고 썰매를 타고 하늘을 날아 착한 일을 한 어린 아이들의 집을 찾아와 굴뚝을 타고 내려가 선물을 나누어 준다는 엉뚱한 얘기다. 다 본연의 의미와는 상반되든지 아주 동떨어진 상술이 만들어낸 것들이다.
그 예로 산타 썰매를 끄는 빨간 코의 사슴 루돌프는 1939년 몽코메리 워-드 백화점의 종업원이 만들어낸 것으로 특허권까지 제출되어 있는 상업제품이었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그 기원을 알아보면 아주 엉뚱하다. 지금부터 약 1,000년 전 성보티파스(St. Botiface)라는 선교사가 지금의 독일에서 사역할 때, 참나무를 우상으로 섬기는 부족들을 만났는데 화가 나서 참나무를 도끼로 잘라버렸다고 한다. 그랬더니 놀랍게도 그 뿌리둥지에서 소나무 싹이 올라왔다고 한다. 그는 이것을 보고 독일을 변화시키실 하나님의 예표로 받아 들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을 실제로 집안에 가지고 들어온 것은 훨씬 훗날의 일로써, 집안이나 바로 집밖 문옆에 조그만 소나무를 놓고 봄을 기다리던 것을 16세기에 가서나 성탄절의 장식으로 애용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또 크리스마스 트리에 가지각색의 유리공을 매다는데, 이것은 독일이나 스칸디나비아 나라들이 유리 수공에 능했기 때문에 이것들을 장식물로 사용했을 뿐이라고 한다. 이것이 독일에 있는 친척을 방문한 빅토리아 여왕의 독일 남편 알버트 왕자가 독일식으로 영국 황실에 나무를 장식한 것이 온 영국에 전파된 동기가 되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벽난로가 있는 집은 크리스마스에 통나무, 그것도 참나무를 태우거나 통나무 같이 생긴 케익을 구워먹는 것을 보는데 이것도 실은 크리스마스보다는 참나무를 우상으로 섬기는 독일 사람들의 전통이 그대로 크리스마스와 연결이 된 것이라고 한다. 계란과 찐한 크림, 그리고 각종 독한 술을 섞어 만드는 에그녹(eggnog)도 특별히 크리스마스와는 관계가 없고 단지 추운 겨울에 사랑을 받는 음료일 뿐이라고 한다.
그 밖에 겨우살이 미슬토 밑에서 키스를 하는 것도 노르웨이와 인변 북대서양 지역에 널리 퍼진 미신의 일종이었고, 냇킹 콜이 부른 크리스마스 노래에 나온 것을 계기로 아주 크리스마스의 전통의 일부로 퍼지게 된 것이라고 한다.
성탄절이면 많이 보는 포인세티아도 주 멕시코 대사 포인트셋이 멕시코에서 1825년 가지고 온 것인데, 원래 넝쿨과의 화초를 지금처럼 화분에서 화려하게 자라게 재배하는데 성공한 이후로는 “크리스마스의 별”이라는 이름으로 성탄절에 빼놓을 수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러나 크리스마스에 흔히 보는 지팡이 같은 사탕은 1871년 인디아나의 한 사탕제조업자가 우리를 위해 흘리신 예수님의 피와 성삼위일체를 상징하는 것으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또 크리스마스트리에 마치 눈이 내린 것처럼 장식하기 시작한 것은 종교개혁가 마틴 루터로 밤하늘에 영롱한 별들을 재현하기 위해 촛불로 가지 위를 장식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것을 보다 안전한 전등으로 장식하기 시작한 것은 에디슨 전력회사의 부사장이 전기등을 선전하기 위해 시작한 것이고 이것이 완전히 대중화한 것은 1950년대 이후라고 한다.
각설하고, 우리가 집을 떠나 방황하다가도 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되는 것은 우리 아버지 집에서의 아름다운 추억이다(누가복음 15:17). 올해에는 성탄절의 의미를 올바로 알고 보다 뜻깊은 성탄절로 자녀들에게 아버지 집에서의 좋은 추억을 많이 마련해 주기를 기대한다.
문의: johnsgwhang@yahoo.com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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