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6일 조지 부시 대통령은 서브프라임 대출자를 위한 구제안(일명 HOPE NOW)을 발표하였다. 올 한해 뜨거운 화두였던 서브프라임에 대한 대책이라는데 대부분 환영의 목소리였으나 한편으로 이것이 서브프라임 대출자들을 위한 완전한 구제금융(Bail Out)은 아니고 혜택을 받는 자들도 극소수일 것이라는 의견이 팽팽하다.
현재의 시장상황
올 3/4분기 동안 5명 중 1명인 60만 명의 서브프라임 대출자가 모기지 연체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약 120만 명 정도가 2008년 초부터 2010년 중반까지 이자율이 재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율 재조정이 이루어지면 현재 이자율인 7%~9%는 11%~13%로 상향조정될 것이고 이는 현재의 월 페이먼트를 33% 상승시키게 된다. 예를 들면 한 달에 2,000달러를 내고 있었다면 이는 2,600달러로 상향조정될 것이고 결국 이는 더 많은 모기지 연체를 초래하여 결국 Foreclosure(주택차압)로 이어지는 주택소유주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되어 부동산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구제안의 골자와 실(實)
이번 구제안은 2005년 1월1일부터 2007년 7월31일까지 서브프라임으로 융자를 받은 사람들 중 2008년 1월부터 2010년 중반에 이자고정기간이 끝나 재조정이 되는 주택소유주 중 선별하여 최초이자율(Original Rate)로 이자율을 5년간 연장해주는 법안이다. 이는 다음과 같은 4단계 절차로 진행된다.
1)대출자의 상환능력 평가(Borrower’s Evaluation)=현재의 이자율로 12개월간 한 번이라도 페이먼트가 늦은 경우가 없어야 한다.
2)재융자 평가(Refinance Evaluation)=에퀴티(Equity)가 3%이상 남아있는 경우, 크레딧 점수가 양호(660점 이상)하고 적절한 융자금액이 남아있는 경우, 그리고 지난 12개월간 완벽한 페이먼트 기록이 갖추어졌으면 일반 렌더나 정부보증의 FHA 프로그램으로 재융자를 유도한다.
3)이자율 조정 평가(Loan Reset Evaluation)=대출자가 새로 조정되는 이자율로도 월 페이먼트가 가능하다고 평가되면 최초 이자율로의 연장은 불가하고 바뀐 이율로 월 페이먼트를 해야 한다.
4)이자율 재연장 평가(Fast-Track Evaluation)=크레딧 점수가 660점 이하이고 최초융자신청 시점보다 크레딧 점수가 10%이상 상승하지 않은 경우, 현재의 집이 Primary Home인 경우, 이자율 재조정으로 한 달 페이먼트가 10% 이상 상승한 경우에 모두 해당이 되면 이 구제안에 수혜자로 확정되어 ‘5년간 고정이자 연장’(5-Year Rate Freeze)이 가능하게 된다.
구제안의 허(虛)
전체 660만 서브프라임 대출자 중 정부추산 120만 명, 전문가 추정 60만 명 정도에게만 수혜가 주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정부보증의 FHA 융자로 재융자를 하는 경우에 현재 FHA 융자가 가지고 있는 대출조건과 가이드라인에 부합하기가 어려울 것이고 이번 구제안의 최종 혜택단계인 ‘5년간 고정이자 연장’(5-Year Rate Freeze)까지 혜택을 보는 이는 많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2~3년간 서브프라임 융자로 주택구입을 한 소유자중 상당수는 대출기관들의 부실한 대출관행으로 인하여 모기지를 얻어 집을 구입한, 지불능력에 미달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으로 이들에게 5년간 이자를 고정하여 준다하더라도 5년 후에 이들의 지불능력이 나아지거나 주택가격이 상승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 이미 연체가 시작된 서브프라임 대출자의 22% 정도는 이번 구제안에 빠져있고 나머지 서브프라임 대출자 중 절반 가량은 소득증빙 서류 없이 융자받은 사람들로서 이번 새로운 구제안에 적용되는 융자기준을 부합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비교적 좋은 크레딧 점수로 프라임(Prime) 렌더에서 융자를 받아 이자 온리(Interest Only) 프로그램이나 하이브리드 융자(1%융자)를 갖고 있는 사람들 중 현재 융자금액이 주택 감정가격보다 많은 사람들은 어쩌면 이번 조치의 선의의 피해자들이고 구제안이 서브프라임 대출자들만을 옹호해 주는 것은 모럴 해저드가 아닌가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구제안으로 서브프라임 모기지채권(MBS)을 소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은 향후에 이자변동으로 인해 받을 수 있었던 잠재소득에 대한 손실(Potential Loss)을 입게 되어 향후 서브프라임 시장에 대한 투자를 꺼릴 것으로 예상되어 또 다른 신용경색(Credit Crunch)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의 추가방안
이번 구제안은 서브프라임 파동과 신용경색,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침체된 부동산시장과 미국경제를 살리기 위한 첫 발에 불과하다. 향후에도 정부에서는 융자조건 변경과 관련한 파산법의 내용의 수정, 그리고 숏세일로 인한 채무경감에 대한 일시적인 세금감면 등의 구제안 들이 준비 중에 있으며, 연방중앙은행(FRB)에서는 대출기관의 No Document융자와 조기상환 수수료(prepayment penalty)문제, 채무자의 채무상환 능력 등에 대한 새로운 규정 등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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