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 있는 기행

라스 베가스의 라스 베가스 불르바드를 따라 약 3 마일에 걸쳐 늘어선 카지노 구간을 The Strip이라고 한다.

Mandalay Bay 카지노 호텔이 있는 남쪽에서 사하라 호텔이 있는 북쪽까지 온통 관광객들로 붐빈다. 세계 최대의 호텔 카지노인 Venetian, 분수 쇼로 유명한 Bellagio, 화산 쇼의 Mirage, 그 옛날의 위용을 자랑했던 MGM, 몇년전 개관한 Wynn, Luxor, Paris, New York New York 등등 호텔과 카지노의 연속이다.

각 건물이 특이한 테마의 디자인으로 되어있어 사진 찍고 싶은 충동을 일으킨다. 건축 사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Perspective Lens가 필요하다.

크리스마스가 가까와 오고 밤이면 쌀쌀해지는 날씨에 옷깃을 여미는데, 이곳에도 변함없이 구세군이 종을 흔들며 가난한 사람들과 약한 사람들을 도우고자 모금을 한다. 모두 외지인들에다 관광객들이라 그런지 종소리는 들리는데 누구 하나 멈추는 이를 못보았다.

매 15분마다 공연되는 분수 쇼는 주제가 달라 음악과 분수의 율동도 다르다. 분수가 곡선을 그리며 돌고 있을 때에는 마치 발레리나가 공연하는 듯한 인상도 받는다.

길 건너에는 프랑스의 파리를 옮겨 놓은 듯, 개선문과 에펠 탑의 Paris 호텔이 있다. 밤길에 삼각대와 카메라 백팩을 메고 다니는 사람이라곤 나 혼자라는 것은 이미 몇년의 경험으로 알고있다. 어두움 속에서의 사진 촬영 (available light photography)은 창작 세계 속으로 인도한다. 노출은 상상이 그 한계이다.

매년 새로 개장된 카지노 호텔을 보며 북쪽의 후진 호텔들도 머지않아 재개발 될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풍경을 다한 낙엽은 떨어지고, 수명을 다한 인생도 떠나듯이 온갖 역사를 목격한 이 낡은 건물들도 머지않아 세인들의 기억에서 살아지리라.

세계적인 재난지역 사진 작가 (Humanity Photographer)인 Karl Grobl의 부모들은 결혼식 후, 큐바의 하바나로 신혼 여행을 갔었다. 훗날 큐바로 사진 취재를 떠났을 때, 그는 자신의 부모가 허니 문 중 머물렀던 호텔의 바로 그 방에 가서 사진을 찍어 부모님께 선물했었다.

각각의 호텔 방에는 많은 역사와 뭇 사람들의 추억이 감춰져있다.

카 렌트를 하는데, 번호판도 안달린 새 차를 가져가란다. 남의 새차 운전에 그렇게 마음이 내키질 않아 다른 차를 택했다. 나중에 떠오른 생각이지만, 라스 베가스 뿐만아니라 다른 소도시에도 신호등에 카메라가 설치돼서 차라리 번호판 없는 차를 운전하는 게 좋을 듯 싶었다.

방문 안내:
(1) 베이 지역에서는 상항에서 출발하는 저가 항공인 Virgin America 를 이용하면 모든 세금과 수수료 포함해서 편도 요금50불 미만으로 갈 수 있다. 이 항공사는 SFO 국제 터미널에서 운항한다.
(2) 최근의 개스비를 생각하면, 약 450마일의 거리를 운전해 가기 보다는 비행기로 가서 차를 렌트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3) 호텔 방 요금은 머무는 요일과 어떻게 예약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저렴하게 구할 수 있다. 너무 싼 곳은 피하는 것이 좋다.
(4) 인터넷 연결 요금은 하루 컴퓨터 한대 연결하는데 12불 정도이므로 굳이 호텔 방에서 연결할 필요가 없다. 부부가 각각의 컴퓨터를 차례로 연결할 경우에는 24불이 된다. 이 경우엔 프론트 데스크에 가서 두대를 동시에 연결하지 않았으므로 12불로 해달라고 해야한다.

(5) 한인 상가들이 밀집된 지역은 Sahara Avenue 와 Maryland Parkway 가 만나는 Commercial Center 이다. The Strip 상에는 한식당이 남쪽에 하나, 북쪽에 하나 있다. Todai 레스토랑도 인근에 있다. 여기까지 와서 굳이 밥을 먹어야할까?

사진 촬영 안내:
(1) 필름으로 어두운 장면을 촬영할 때에는 Reciprocity Failure 현상이 일어나, 노출 시간을 50% 정도 더 줘야 바른 색상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서는 이 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광도계가 측광한대로 노출을 결정하면 된다.

(2) 야간 촬영에서 조리개가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가로등을 찍을 때, 조리개를 활짝 열고 찍어보고, 줄여서 찍어보면서 그 변화 현상을 숙지하기 바란다.
(3) 장시간 노출에서 1초의 시간은 아무런 영향을 못미친다. 예를 들면 30초가 필요한 노출에서 1초는 카메라의 전자식 샷터의 최소 간격인 1/3 stop에도 못미친다.

(4) 건물 밀집 지역에서는 촬영 장소 선택이 아주 중요하다. 이곳에서는 각 호텔의 주차장 건물을 십분 활용해야한다. 주로 옥상을 이용하면 좋다. 그러나, 어디든지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으므로 오해받을만한 행동은 삼가해야한다. 예를 들면, 경찰이나 경비원을 보고 즉시 돌아서 간다든지 갑자기 긴장된 모습을 보이는 행동 등이다.

(5) 카지노 안에서 고급 카메라를 가지고 사진을 찍으면 오히려 오해를 받는다. 게다가 아마추어가 프로인 척 하면, 상업 목적이 있는 줄 알고 사용처 등의 질문을 받을 수 있다.

<폴 손> ktsf@paulsoh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