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에게 즐거움 선사한
SAC 다운타운 컨벤션 센터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첫번째 무대의 막이 7일(금) 저녁 7시 다운타운 컨벤션 센터에서 올랐다. 6시도 되기 전부터 컨벤션 센터 인근 거리는 잘 차려입은 어린이들, 가족과 연인들로 붐볐다.
처음 와보는 사람들도 어린이를 데리고 일정한 방향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을 따라가서 컨벤션 센터 공연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드레스와 수트를 멋지게 차려입은 사람들도 있었고, 이날 저녁만큼은 힘든 일상에서 벗어나 나들이하는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고 운동복이나 청바지, 낡았지만 깨끗하게 손질한 윗도리를 입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 공연에는 어린이 백육십오명을 포함한 이백여명의 무용수들이 무대에 올랐으며 새크라멘토 필하모닉(뮤직 디렉터 마이클 모건)이 차이코프스키의 명곡을 연주했다.
극장 안을 가득 채우며 관객들을 동화 속으로 데리고 가는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뛰어나게 훌륭해서 극이 진행되는 사이와 마지막에 지휘자가 인사를 할 때마다 박수와 환호가 점점 커졌다.
새크라멘토 발레단은 1954년에 창단되었으며 1988년에 아트 디렉터가 되어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론 커닝햄이 이끌고 있다. 아내인 캐린 빈다도 보스턴 발레단 출신의 최정상급 발레리나이며 역시 새크라멘토 발레단의 아티스틱 디렉터다.
론 커닝햄은 루즈벨트 대학에서 학사학위를 받았고 데이비스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는 다양한 방식으로 일흔 다섯개의 발레극을 창작하여 전세계의 무대에 올렸으며 그 가운데 ‘신데렐라’는 중국에서 최초로 공연된 미국 발레였고 당시 텔레비젼을 통해 삼천만명 이상이 시청했었다.
무대를 꽉 채우는 무용수들의 공연을 보며 눈이 오지 않는 새크라멘토의 관객들은 크리스마스를 비로소 실감할 수 있었다. 음악과 발레에 몰입한 어른들뿐 아니라 많은 어린이들이 무대에서 쏜살같이 움직이는 쥐와 인형을 연기하는 무용수들, 바람에 펄럭이는 거대한 크리스마스 트리 나무잎과 장식들, 겨울 숲에 내리는 눈을 보고 정신없이 빠져들었다.
무대막과 조명을 이용하여 오버랩되는 장면들, 나타났다 사라지는 사람들을 보고 놀란 관객들의 탄성이 나왔다. 장난감 병정들과 쥐들의 전쟁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린 어린이는 쥐들의 대장이 성호를 그은 다음 쓰러지고 적십자 표시가 있는 들것에 실려나가자 울음을 그치고 대단히 만족스러워했다.
전반적으로 힘이 넘치고 생동감이 있었으며 무대가 아름다웠고 웃음이 터져나오는 재미있는 볼거리들도 많았다.
오프닝 공연이 끝나자 주연급 무용수들과 관객이 로비에서 궁금한 점을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마련되었다. 론 커닝햄은 연례공연인 ‘호두까기 인형’은 큰 틀이 유지되면서 세부적인 사항은 해마다 더 나아지도록 조금씩 바뀐다고 했다.
그리고 이번 공연이 끝나는 대로 내년 공연을 준비한다고 했다. 그는 새크라멘토 발레단에 한국인 무용수도 있다고 하며 한인 언론에 관심을 보였다.
어린이들은 무용수들에게 발가락이 괜찮은지, 무대에 내린 눈이 미끄럽지 않은지 등을 직접 혹은 부모를 통해 물었다.
무용수들은 발가락이 조금 시큰거리고, 눈은 실제로 미끄럽고 먹어보면 꽤 맛있다고 대답했다. 한 어린이가 몇년간 발레를 했는지 클라라 역을 맡은 켄들 젤라스에게 물었다.
지금 열한살인데 두살때부터 9년간 발레를 했다고 대답하자 잠시 조용해지기도 했다. 슈거프럼 프린세스 역의 컬스틴 블룸은 새크라멘토 발레단 13년차이고, 상대역인 잭 핸슨은 8년차이며, 올해 처음으로 새크라멘토 발레단의 무대에 합류한 무용수도 있었다.
공연을 마치고 나온 관객들은 무용수들의 사진을 찍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끝난 후에도 로비에서 자녀의 발레 레슨에 관한 이야기를 하거나, 여러가지 사진과 그림, 장식품들을 보고 그 옆에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티켓 문의와 구입은 916-264-5181번이며, 가격은 성인 $25-$65, 어린이 $12.50?$32.50 이다. 로비에서 운전면허증을 맡기고 5달러를 내면 망원경을 대여할 수 있다. www.sacballet.org
<이현주 객원기자> hyunjud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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