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마디 말보다 부모 솔선이‘교과서’
“오늘날 절실히 요청되는 사람은 지능이 높거나 재능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깊이가 있는 사람이다” -리처드 포스터의 <훈련의 기쁨> 중에서-
지능이 높거나 재능이 많은 사람은 타고 나는 경우가 많지만 깊이가 있는 사람은 타고나기보다는 만들어질 확률이 더 많다. 깊이 있는 사람이 되려면 갖춰야 할 덕목이 많기 때문에 아는 것만큼 실천하는 의지와 훈련과 학습이 필요하다. 여러 갖춰야 할 덕목 중에서 예의를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테이블 매너는 기본에 속한다. 아이는 식사를 할 때는 수저나 포크와 스푼을 사용해야 한다거나 똑바로 앉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태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이런 예절은 읽기나 과학처럼 학교에서 가르쳐 주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아이가 당혹스러워하지 않도록 자연스럽고 친절하게 집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더구나 요즘은 가족외의 외부인과 식사가 잦아지는 사교와 만남의 계절이다. 아이들의 테이블 매너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수저 쓸수 있는 2세 때부터
부드럽게 지속적으로 교육
■손을 씻지 않을 때
식탁으로 오기 전에 손에 묻은 모든 균을 없애야 한다고 말해준다. 이 임무를 쉽게 해주기 위해서는 싱크 앞에 아이가 올라설 수 있는 스툴을 배치해 놓고 타월도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비치해 둔다. 손은 미지근한 물에 적어도 20초는 문지르면서 씻어야 한다고 알려준다. 손 씻는 동안 ABC 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도 요령이다. 5세가 되면 혼자 손을 씻을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손 씻은 것을 확인하기 위해 손을 내밀게 하고 냄새를 맡아본다. 향긋한 비누향이 미미하게 느껴져야 제대로 씻은 것이다.
■손으로 음식을 먹을 때
2세가 되면 스푼 사용법을 가르치고 3세가 될 때까지 포크 사용법을 가르쳐야 한다. 아이의 작은 손에 잘 잡히는 작은 플래스틱 스푼과 포크를 사용하도록. 아이에게는 쉬운 작업이 아닌 만큼 많은 북돋움이 필요하다. “빅 보이들은 이렇게 먹는단다. 와, 너도 제법이구나”라는 식으로. 그리고 어떤 음식이 작은 손에 잘 잡히는지도 유심히 살펴보도록. 과일이나 피자, 콘 온더 콥은 비교적 쉽지만 요구르트, 고기 밥 등은 아이들에게 난제에 속한다. 그러나 시도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배울 것인가? 100% 옳은 방법으로 움직이는 것보다 움직이는 것 자체가 더 중요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그런 시기이다.
■국물을 들이 마실 때
먹기도 쉽고 빠르기도 하다. 그러나 국을 마시는 것은 전통적인 예법에는 어긋난다. 자칫 소리가 나기 쉽고 보기에도 민망하다. 스푼을 국그릇에 넣고 떠서 수평으로 흘리지 않도록 입으로 가져가는 일련의 과정을 노련한 조교인 부모가 시범을 보인다음 그대로 따라서 해보도록 시킨다. 학습은 겸손을 필요로 한다. 관습에 굴복하는 학생이 되어야지 아이가 교사가 되면 버릇을 잘못들이기 쉽다.
■멀리 있는 음식을 직접 가지려고 할 때
식탁에 있는 음식이 멀리 있건, 가까이 있건 상관없이 아이는 모두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앞에 진열할 마음 태세다. ‘세상에 진정한 자신의 것은 없다’라는 것을 이미 깨우친 어른의 안목으로 보면 상당히 ‘오버’로 보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나무랄 필요는 없다. 이 맘때는 세상이 자신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몰라서 행복이 넘치는 시기”이므로. 대신 “콩 먹고 싶니? 네 앞으로 가져 다 줄게. 다음에는 나에게 부탁하렴”이라고 말해준다.
■음식을 꿀꺽 꿀꺽 삼킬 때
음식을 게걸스럽게 뭉텅이로 삼키면 목에 걸릴 위험도 있고 보는 사람도 식욕이 떨어지기 쉽다. “이 음식 만드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으니까 우리도 천천히 먹자구나”라고 말해본다. 그리고 고기를 작게 썰거나 과일을 더 작게 썰어서 아이가 천천히 먹도록 유도한다. 그리고 5세가 넘어서 나이프를 사용할 수 있다면 음식을 스스로 반으로 나눠보게 하고 나머지 부분을 어떻게 할지 두고 본다. 반으로 나누면 아무래도 먹는 속도가 느려진다.
음식 불평하고 소리내는 등
식사중 나쁜 버릇 고쳐줘야
■음식을 가지고 놀 때
질감이 다른 놀이 감은 아이들을 흥분시킨다. 그러나 하이체어에서 일단 내려오면 우유 안에 버블을 만들지 못하게 하고 매시드 포테이토로 산을 만드는 식으로 음식을 가지고 놀이를 하도록 허용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그것이 규칙인지 알면서도 부모가 자신에게 정해준 한계를 시험하기 위해서, 또 부모의 시선을 끌기 위해 금지구역을 넘나들며 음식 장난을 하기도 한다. 이럴 때는 즉각 음식과 음료를 아이 앞에서 치우고 이런 행동이 계속되면 다음에는 식탁에서 함께 식사할 수 없다고 경고 한다.
■옷소매로 입을 닦을 때
2세가 되면 얼굴과 손을 제대로 닦을 수가 있다. 시범을 보여준 다음 아이에게 냅킨을 두 장씩 준다. 한 장은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다른 한 장은 무릎 위에 깔도록 한다. 4세가 되면 턱받이(bib)로 냅킨을 대신해서 사용하지 못하게 한다. 이때쯤이면 깔끔하게 식사하는 예법을 익혀야 하므로. 자신의 옷소매나 혹은 부모의 옷소매 대신 냅킨을 사용하도록 2세 때부터 훈련시킨다.
■음식에 대해 불평을 할 때
어린이들은 재고 없이 머리 속에 떠오른 생각을 여과 없이 내뱉는 경우가 많다. 말하기 전 두 번 생각해 보고 좋은 말이 아니면 차라리 소리 내어 말하지 않는 훈련도 필요하다. “말은 곧 네 자신이다”(What you are what you say)라고 말해준 다음 음식에 대해 혹평을 하면 만든 사람의 마음이 상한다는 것도 알려준다. 그리고 집에서도 정기적으로 새로운 음식을 식탁에 올려서 아이가 다양한 음식에 노출되어 있으면 다른 집의 새로운 음식에 대한 경계를 허무는데 도움이 된다.
■입을 벌리고 음식을 씹을 때
때때로 실수하기 쉬운 과정이므로 자라면서 반복적으로 친절한 일깨움이 필요한 부분이다. 자주 일러주는 대도 버릇이 들어 고쳐지지 않으면 앞에 거울을 가져다 놓아서라도 씹는 음식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이 그리 유쾌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그리고 형제자매가 있으면 서로 감독관이 되어서 음식을 입에 넣은 채 말을 하거나 웃거나 떠들 때마다 서로 지적해 주도록 시스템화한다.
■식사 도중 대화에 끼어들 때
‘경우에 합당한 말은 아로새긴 은쟁반에 금 사과니라” 그러나 아이들은 기다리기가 지루해 어른들의 대화도중 불쑥 끼어들곤 한다. “기다렸다가 잠시 후에 말하면 들어주겠다”고 말하면서 허용해서는 안 된다. 단 화장실 용무가 급할 때는 예외이다.
<정석창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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