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0..후보들 휴일 득표전
鄭.李 태안서 복구활동..昌 충청표심 공략
(서울=연합뉴스) 맹찬형 기자 = 17대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주요 대선후보들은 휴일인 9일 전략지역을 돌며 유세 활동을 벌였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이날 유조선 기름유출 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을 찾아 복구활동을 도우며 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대전과 충북 청주를 돌며 충청표심 잡기에 주력했다.
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오전 유세일정을 취소하고 태안 만리포해수욕장에서 복구활동을 도운 데 이어 오후 서울 광화문 네거리에서 열린 `정치검찰 수사조작 국민보고대회’에 참석해 검찰 BBK 수사의 문제점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 후보는 광화문 집회에서 민주정부 10년을 있게 한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보답을 못해 죄송하다면서 그렇다고 해서 `위장 대통령’을 뽑을 수는 없는 일이며, 검찰이 생매장한 진실은 반드시 빛을 보게 될 것이라며 이명박 후보와 검찰을 비판했다.
정 후보는 또 청와대는 검찰 발표에 대해 명확한 입장을 조속히 밝히고 검찰에 대한 직무감찰권을 행사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납득하고 인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오후 만리포 해수욕장을 찾아 군과 해경, 충남도청 관계자들을 격려한 뒤 이완구 충남지사, 김학원 최고위원 등과 함께 복구작업을 돕고 실의에 빠진 주민들을 위로했다.
이명박 후보는 주민들과 만나 듣던 것 보다 피해가 더 큰 것 같고, 완전 복구까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고 당분간 충남지역 유세를 잠정 중단하는 한편 전국에 있는 당원과 당직자들이 자원봉사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그는 이어 충남 홍성군 재향군인회관에서 농가부채동결법 제정과 농지규제 대폭 완화 등을 골자로 한 농업분야 10대 공약을 발표하고 농촌과 농민이 성공하는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오전 서울 신도림역에서 서울역까지 지하철을 타고 이동한 뒤 KTX를 타고 대전을 방문했고, 이어 충북 청주, 다시 대전으로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하며 아직도 부동층이 40% 이상인 것으로 조사되는 충청권 공략에 집중했다.
이 후보는 대전 으능정이 유세에서 지금까지의 여당과 야당이 아니라 새로운 세력이 주축이 돼 이 나라의 정치판을 확 바꿀 것이라며 정직하기보다는 거짓말 하고, 우직하기보다는 꾀를 쓰고 처세에 능하고, 법과 원칙보다는 회피해서 돌아가고 돈 잘 벌고 처세 잘하면 성공이라는 시각을 가진 사람으로는 이 시대를 열 수 없다면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 후보는 최근 대선후보 신변경호에 비상이 걸린 데 대해 저를 쏘고 가해한다면 죽어주겠다. 이 나라의 미래와 국민을 위해서 제 목숨이 필요하다면 초개 같이 버릴 각오가 돼 있다며 결기를 보였다. 충남 태안 사고현장에는 이 후보 대신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가 상황을 점검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오전 여의도 성모병원 암환자 병동을 방문해 환자들을 위로하고 실질적인 무상의료 제도 도입을 약속했다.
권 후보는 민노당은 국가가 의료비를 90%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개인 치료비 부담이 최대 100만원 이상은 안된다는 것이라며 현재 의료비가 가구당 32만원씩 들어가는데 10만원선으로 낮추어야 하며 이는 재벌, 땅부자, 주식부자들에게 세금을 제대로 거두어도 실현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이날 아침 광주에서 지지자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신당의 국회의원 140명은 5년전의 구세력이며 신당은 선거에서 200대 0으로 무너진 실패한 세력이라며 신당쪽에서 세력중심의 단일화만 요구하고 있으나, 지난 실정에 대한 반성 없이는 도와주려고 해도 도와줄 수가 없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이어 대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서민경제 회생을 위해 집권 후 80조 원의 공적기금을 조성, 5년 동안 800만 명의 서민들을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 `민생뉴딜’ 계획을 발표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오전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에서 유세를 벌인 뒤 오후 일정을 취소하고 충남 태안 복구현장을 방문했다.
이 후보는 진주 유세에서 지금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국민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대통령을 걱정하는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군대에 가지 않았으며 자식들을 위장취업시켜 세금을 포탈하는 등 국민의 의무를 저버린 사람으로 대통령이 돼선 절대 안된다고 말했다.
mangel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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