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혀 있던 주방 벽면을 뚫어 작은 오프닝을 만들고 블랙 그라나잇 카운터 탑과 레트로 스타일의 바 스툴을 매치해 완성한 주방코너. 캐주얼 다이닝 공간으로 손색이 없다.
라치몬트빌리지 노유리씨집
매달 새로 발간되는 인테리어 잡지를 빼 놓지 않고 구독하는 것은 물론 홈 인테리어 관련 케이블 채널인 HG-TV 시청도 누구보다 열심인 명품 생활용품 매장인 로랜드 노말선 사장의 둘째 딸이자 최근 새로 시작한 비즈니스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커리어우먼이자 주부인 노유리씨. 집안을 단장하는 홈 데코레이션에 관한한 전문가 못지않은 탁월한 솜씨를 자랑하는 그녀가 최근 자신이 직접 꾸민 신혼집을 공개했다.
블랙 &화이트 모던한 리빙룸
50년대 레트로 키친 “개성철철”
한인 타운과 가깝지만 전형적인 미국 주택가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라치몬트 지역에 위치한 그녀의 보금자리는 1920년대에 건축된 전형적인 스패니시 스타일 하우스. 아담한 정원을 거쳐 실내로 들어서면 블랙 앤 화이트로 연출한 모던 스타일 리빙룸이 가장 먼저 손님을 맞이한다. 리빙룸과 가장 가까운 방은 음악 하는 남편을 위한 홈 오피스인데 역시 블랙 톤의 모던 심플한 분위기로 꾸며 통일감을 주었다. 복도를 따라 들어서면 아직 완성되지 않은 다이닝룸을 지나면 1950년대 레트로 스타일로 꾸민 주방에 이르고 살짝 고개를 돌리면 뒷마당으로 통하는 커다란 프렌치 통창과 맞닿은 아담한 공간이 매스터 베드룸과 연결되는 아기자기한 구조다.
은은한 카키 컬러의 심플한 매스터 베드룸. 침대 헤드 역할을 하는 그림 역시 노유리씨가 직접 그린 홈 액세서리다.
“내 손으로 직접 공간을 꾸미려면 한꺼번에 모든 것을 완성해야 한다는 생각은 금물이에요. 한 공간씩 차례차례 데코레이션 하다보면 빨리 해치워야 할 골칫거리가 아니라 즐거운 작업이 된답니다”
이번 신혼집도 차근차근 몇 개월에 걸쳐 작업한 ‘작품’이다.
집안 벽면마다 각기 다른 컬러의 페인팅을 모두 직접 한 것은 물론 홈 데코에 필요한 자재도 홀 세일 코너를 찾아 저렴하게 장만한 뒤 전문가를 불러 설치해 디자이너에게 맡기는 것에 비해 리모델링 비용을 확 줄였다. 가구며 소품이며 좋아하는 브랜드 위주로 장만하되 디자인과 컬러에는 통일감을 주어 여기저기 옮겨도 잘 매치되도록 한 센스도 눈여겨볼만한 아이디어다.
아직도 리모델링중인 다이닝룸. 완벽하게 꾸미기 위해선 서두르지 않는 게 그녀의 인테리어 법칙. 테이블과 어울리는 의자를 드디어 찾아 주문할 예정이라니 얼마 후면 완성이 기대된다.
디자인·컬러 통일… 가구 어디로 옮겨도 매치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진한 레드 컬러 벽면이 인상적인 다이닝룸은 아직도 ‘리모델링 중’이라는 것. 다이닝룸에 어울리는 원하는 스타일의 샹들리에를 찾지 못해 완성되지 않은 채 남겨 두었다가 몇 개월이 지난 얼마 전에야 디자인과 가격이 모두 맘에 드는 샹들리에를 찾아 겨우 달았고 다이닝룸용 의자 역시 이제야 원하는 아이템을 찾아 주문단계에 돌입해 아직까지 미완성 상태다.
블랙&화이트 포셀린 바닥, 레드 벽면 컬러가 어우러져 1950년대 레트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아담한 키친. 벽면을 뚫어 만든 아담한 테이블에서 티타임을 즐기고 있는 집주인과 방문객.
뭐니 뭐니 해도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공간을 직접 꾸민 안주인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그대로 집안 전체에 가득해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캐릭터가 살아 숨 쉬고 있다는 것. 사실 최근 리모델링으로 근사하게 변했다는 한인들의 집을 방문해보면 똑같은 마루 바닥재에 뉴트럴 벽면 컬러, 그라나잇 카운터 탑 등 ‘한인들 사이에 유행하는 자재와 스타일로 단장했을 뿐 집주인의 취향이나 개성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공간들이 대부분인 게 아쉬웠던 터. 이처럼 집주인의 개성과 스타일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실내를 둘러보는 기쁨은 의외로 강렬했다. 이 집을 방문했던 노유리씨의 주변 지인들 역시 하우스를 모두 둘러본 후 “집주인을 보는 듯하다” 혹은 “딱 너야” 라는 게 한결같은 반응이라고.
화이트 벽면과 벽난로에 블랙 컬러의 심플한 디자인 소파와 모던 디자인의 화이트 사이드 테이블 위 일반인이라면 놓지 않을법한 앤틱 시계를 매치해 꾸민 리빙룸은 심플하고 단순한 모던 공간이지만 블랙&화이트 포셀린 바닥과 빨간색 벽면 컬러가 어우러진 주방은 들어서면 옛날 잡지에서나 볼 법한 향수어린 레트로 스타일로 꾸몄다. 복도와 연결되는 주방 벽면은 과감히 뚫어 내 작은 오프닝을 만든 후 카운터 탑과 바 스툴을 매치해 캐주얼 다이닝 코너도 마련했다. 무엇보다 신기한 것은 공간마다 모두 각기 특유의 스타일로 연출했지만 전체적으로 잘 어우러져 조화롭다는 사실! 미스매치 인테리어 스타일의 진수를 보여주는 셈이다.
리빙 룸과 맞은편에 위치한 홈 오피스. 음악 하는 남편을 위한 공간으로 모던 가구에 비즈가 달린 화려한 램프를 매치한 미스매치 스타일 공간.
“비즈니스 때문에 출장을 많이 다니는데 그때마다 묵는 호텔에서 홈 데코에 관한 아이디어를 많이 얻어요. 예쁜 코너가 있으면 사진으로 꼭 남겨 스크랩해두면 새롭게 공간을 꾸밀 때 많은 도움을 받는답니다”
다음번엔 이런 스타일로 침실과 욕실을 꾸밀 거라고 스크랩해둔 사진과 자료들을 보여주는 그녀, 게다가 식상해진 공간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새로 가구를 장만하거나 인테리어 소품을 장만하는 대신 과감히 새로운 컬러로 벽면을 페인팅 하는 게 오히려 쉽다는 그녀, 진정으로 홈 인테리어를 즐기는 고수답다.
<글 성민정 기자, 사진 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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