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미술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정화씨가 디즈니 콘서트홀 레드캣 갤러리에서 열리는 자신의 전시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진천규 기자>
최근 스페인 마드리드 라 카사 엔센디다에 설치된 소쿠리를 이용한 설치물.
설치미술가·인테리어 디자이너 최정화
디즈니홀 레드캣 갤러리서 8일부터 전시회
“현대미술 이해가 어렵다고요? 천만의 말씀. 일상용품이 작품이 될 수 있고 쉽게 쓰레기통으로 들어가는 폐품도 약간의 아이디어만 가미하면 예술품으로 둔갑할 수 있습니다. 예술은 가슴 속 마음에서 나오기 때문입니다” 설치행위 미술가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 무대미술가, 영화미술 감독으로 활동하는 최정화(45)씨가 LA 다운타운 디즈니 콘서트 홀에 있는 레드캣(Redcat) 갤러리에서 그 만의 독특한 전시회를 오는 12월8일부터 2월3일까지 두달간 연다.
2005년 덴마크 코펜하겐 샬롯텐보그 전시관에서 열린 ‘서울 언틸 나우’ 전시회.
빡빡 민 머리에 굵은 뿔테 안경이 예사스럽기보다는 장난기 가득한 동네 아저씨처럼 보이는 최씨는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 미술가이다. 수십년 전 주변에서 굴러다니던 소쿠리, 전구, 마네킹 등을 미술관에 옮겨놓고 ‘이것이 바로 예술’이라고 태연히 말하면서 미술계에 발을 디뎌 놓았다.
당시 물음표를 자아내게 했던 그의 전시회와 예술품들은 현재 한국은 물론 세계 갤러리 곳곳에서 ‘오리지널’이란 평과 함께 첨단 설치예술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예술세계는 지난해 서울 일민미술관에서 열렸던 ‘믿거나 말거나 박물관-연출 최정화’ 전에서 쉽게 알아볼 수 있다. 당시 전시회는 시장바닥처럼 떠들썩했다. 관람객들이 수천개의 싸구려 플래스틱 바구니 옆에 설치된 수백만달러짜리 유명 미술품을 같이 구경했다. 시골 폐교에서 실어온 이승복 어린이 동상, 유관순 열사 동상이 미술관 앞 길바닥에 늘어서는 등 소위 ‘난장판’을 연출했다.
그의 작품은 작품에 대한 설명서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설치된 물건이 진정 작품인지 아닌지를 인정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기 때문에 설명서를 통한 ‘정답’을 제시하기 싫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이번 레드캣에서 열리는 전시회도 이와 비슷하게 전개된다.
그동안 세계 각 갤러리에서 선보였던 작품 외에도 그가 LA 다운타운을 돌면서 모은 각종 생필품들이 최 작가의 독특한 터치를 거쳐 ‘제품 또는 예술품’으로 완성되어 관객을 만난다.
최씨는 “형식적인 개인전에서 벗어나 남대문 시장처럼 사람과 사람 사이에 벌어지는 접촉과 소통 그리고 마찰이 함께 어우러지는 그런 분위기를 연출할 계획이다”라며 “일반적인 미술품의 전시 외에도 미술품을 설치하는 디스플레이 작업과 그리고 전시물에 대한 판매행위까지, 모두 관객에게 보여주는 그런 이벤트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그는 전시회를 통해 물건을 흥정하고 팔기도 한다. 매매자체가 예술행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레드켓 갤러리의 클라라 김 큐레이터는 “오래 전부터 최씨의 작품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 왔다가 이번 기회에 전시회를 열게 됐다”며 “전시회뿐만 아니라 최씨의 예술세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개발하기 위한 레지던트 프로그램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칵테일과 와이파이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고 유명서점인 ‘던튼 북’에서 선정한 책들도 만나 볼 수 있는 레드캣 갤러리의 라운지.
칵테일 즐기며 책도 보고… 갤러리 라운지도 들러볼만
▲전시회 정보
전시회가 열리는 레드캣 갤러리는 화~일요일(월요일은 휴관), 매일 정오~오후 6시 오픈한다. 디즈니 콘서트 홀에 공연이 있는 날은 공연이 시작되는 시간(curtain call)까지 오픈시간이 연장된다. 니모이 재단의 후원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입장은 무료다. 콘서트 홀 주차장 파킹은 8달러.
한편 갤러리를 방문할 때 이곳에 있는 라운지를 찾으면 좋은 휴식처를 만날 수 있다. 데이트 장소로도 유명한 라운지는 멘도시노 농장에서 공수되는 유기농 재료로 만들어지는 샌드위치 등의 런치 메뉴와 에스프레소, 칵테일 등이 서브된다. 와이파이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되고 유명서점인 ‘더튼 북’(Dutton Book)에서 선정한 책들도 만나 볼 수 있다.
LA 다운타운 뉴스가 ‘공연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베스트 칵테일 라운지’로 선정되기도 한 레드캣 라운지는 평일(화~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토·일)은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그리고 공연이 있는 날은 공연이 끝나는 시간까지 오픈한다.
주소 및 문의: 631 W. 2nd St. LA, CA 90012, (213)237-2800, www.redcat.org
<백두현 기자>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