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TCM 채널에서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전기 영화를 보았다. 1822년생으로 프랑스 화학자였던 파스퇴르는 눈에 안 보이는 미생물인 박테리아가 질병을 초래하거나 전염시킨다는 이론을 내세운 사람이다.
하지만 당시 나폴레옹 3세 치하의 프랑스에서는 특히 의료계에서는 그를 정신병자 취급을 했다. 눈에 안 보이는 세균이 병을 옮기니까 의사들이나 산파들이 반드시 손을 철저히 씻고 기구들을 펄펄 끓는 물에 소독한 다음에야 환자들과 임산부들을 대해야 한다는 그의 학설과 주장은 문외한의 무식한 헛소리쯤으로 소위 쇠귀에 경 읽기 꼴이었다.
그 때 의사들은 죽은 사람을 만지고도 손을 씻지 않고 수술에 임하거나 임산부들을 만진 결과 병원에 갔다 하면 거의 죽어나오는 등식이 그의 학설 발표 후에도 20여년 지속되어 오다가 그가 광견병 치료예방약을 발명한 다음에야 그의 지론이 의료 기초순서로 자리 잡게 된다. 파스퇴르는 우유등 음료수에 ‘Pasteurized’, 죽 그의 살균방법에 의한 처리됐다고 표시되는 족적을 남겼다.
사실 박테리아나 바이러스는 지상에서 가장 작은 생명체에 속한다. 박테리아는 얼마나 작은지 이 문장 끝에 나오는 구독점 안에 수백 내지 수천개가 북적일 수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생명체 중 가장 작다고 보는 바이러스는 1만개 내지 100만개 있어야 구독점을 채울 수 있다니까 정말로 미소한 존재다.
하지만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예를 들면 세계 제1차대전 직후에 온 세계를 휩쓴 바이러스에 의한 서바나 독감 때문에 무려 2,000만 명의 사망자들이 발생해 세계 방방곡곡에 곡성이 들렸다. 바이러스는 또 AIDS 등 무서운 불치병의 병원체이기도 하다. AIDS는 동성 관계를 포함한 후천성 면역결핍증 바이러스 보균자와의 성관계, 수혈과 장기이식, 그리고 마약 주사기의 공용 등으로 퍼지니까 도덕적으로 올바른 생활을 하는 한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감기, 독감, E-콜라이, 살모넬라에 의한 토사곽란 등은 건전한 도덕생활 여부와 관계가 없기 때문에 항생제의 사용에 의한 치료나 주변 환경과 우리의 신체, 특히 손을 정결하게 유지하는데 관심을 쏟게 되는 게 당연하다.
그런데 문제는 박테리아가 다 해로운 게 아니라 우리가 생존하는데 절대로 필요한 유익한 박테리아들도 많다는 사실이다. 만약 박테리아가 없다면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썩지도 않아 일정한 기간이 경과한 후 지상은 오물의 범람으로 생명 존재 자체가 위태로워질 것이다. 또 우리가 마시는 물의 청정화 과정에서도 박테리아가 사용된다. 그리고 우리 위와 내장에 수억의 박테리아가 없다면 소화와 영양섭취도 불가능해진다.
우리 몸속의 박테리아들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병들을 발생시키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몸의 균형이 수면부족이나 불규칙적이며 부적절한 식사방법으로 깨지게 되면 몸속의 박테리아가 엄청나게 늘어 우리를 아프게 만든다.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는 또 입과 코를 통해, 그리고 오염된 음식이나 상처를 통해 우리 몸속에 들어오게 된다. 따라서 손을 잘 씻는 게 병 예방에 있어 가장 중요한 수칙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래서 지난 몇 십 년 동안 보통 비누만이 아니라 박테리아를 죽이는(anti-bacterial), 또는 미생물을 죽이는(anti-microbial) 비누와 액체들이 많이 출시되었다.
그러나 전문가들 사이에 반드시 의견이 일치되는 것은 아니다. 마치 최근에 뚱뚱하면 일찍 죽으니까 체중조절을 해야 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되어왔지만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체중이 보통보다 높아도 심장질환이나 암으로 죽을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고 발표되어 사람들을 혼란에 빠뜨리듯 박테리아를 죽이는 비누가 오히려 우리의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전문가들도 있다.
그들은 병원에서 한 환자의 세균이 다른 환자에게 옮겨지는 것을 막기 위해 쓰는 강력한 박테리아 제거용액들이 가정에서도 쓰이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예를 들면 그와 같은 강력세제를 사용하면 우리의 면역체계가 약화되어 알러지 발생의 가능성이 높아지거나 심지어 항생치료제가 말을 안 듣는 결과까지 가져올 수 있어 질병 치료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우리 집에도 박테리아 죽이는 비누 용액이 화장실마다 있는데 그것을 그대로 쓸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버리고 보통 비누로 돌아갈지 자그만 걱정거리가 생겼다.
남선우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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