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언론은 미국과 북한의 수교가 금년 내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매우 낙관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과연 그렇게 쉽게 이루어질 것인가 한 번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부시행정부는 2001년 출범 후 북한, 이란, 이라크 등 3개국을 ‘악의 축’(Axes of Evil)이라고 낙인찍고 정권 타도를 공개적으로 선언함으로써 한반도에서 뿐만 아니라 중동에서 긴장을 고조시켰다. 그리고 이라크 정부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명분으로 부시정부는 이라크전쟁을 시작하여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을 타도한 것은 우리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부시의 전쟁은 아랍사람들이 민족주의를 폭발시켜 놓았으며 알 카에다와의 전쟁은 5년간 지속되고 있으나 종전은 아직도 요원하다.
부시행정부가 지난 5년 동안 이라크전쟁에 쏟아 부은 병력은 30만명에 달하고 3,000여명의 미군 전사자가 생겼으며, 전쟁을 수행하는데 지출되는 연간 예산은 300억달러가 소요된다고 보도되고 있다. 이라크 전쟁의 희생자에 대한 보상과 전후 복구 처리를 종합해 본다면 미국의 재정은 바닥이 나고 파산지경이라고 경고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부시대통령은 공화당 내부의 비판과 반대로 인기가 바닥에 떨어지고 있다. 부시행정부는 2008년 대통령선거 이전에 이라크 전쟁을 종식시키지 못하면 민주당의 집권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고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부시행정부가 이라크전쟁을 시작한 것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대통령이 비밀로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정보를 믿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와 같은 추측은 빗나갔다.
미국은 진퇴양난에 처하고 있으며 미국인의 65% 이상이 부시의 이라크전쟁을 반대하고 있다. 다음 선거에서는 민주당이 집권하게 되어 있다. 이라크전쟁의 실패를 거울삼아 부시대통령은 북한에 대하여 180도 정책 변화를 하게 된 것이다. 차기 대통령선거에서 공화당이 다시 집권하기 위해 부시는 북한의 핵무기를 불능화 시키고 한국전의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어 북미간의 수교를 이루겠다는 것이다. 부시는 북한을 테러국가 명단에서 제외시키기 위한 국제 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이 종료되면 북한과의 평화협정은 가까운 시일 안에 이루어 질수 있다는 입장이다.
부시의 대북정책이 왜 180도 변화했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지난 6일자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은 수십년간의 자주고립에서 벗어나고 개방의 징조가 보인다”는 내용의 기사에서 미 국무부의 전문가 팀이 북한의 3개 핵시설의 불능화를 위해 사찰을 했으며 북한의 고위급 외교관들이 개방을 위해 동남아시아, 중동, 아프리카, 그리고 러시아를 시찰하고 미국과의 수교과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그리고 뉴욕 필하모니가 평양을 방문, 연주할 것이며 북한 태권도 시범단이 미국을 방문해 순회 시범을 벌였다고 덧붙였다.
클린턴 정부 말기 북한은 국제 원자력기구의 사찰을 받고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는 모든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을 동결했으며 미국은 북한과 국교 정상화를 하기 위해 조명록 국방부위원장이 백악관을 방문하고 매들린 울브라이트 국무장관이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북미수교는 일보 직전이었다. 그러나 클린턴 정부를 승계한 부시정부가 북한을 이란, 이라크와 함께 3개의 ‘악의 축’으로 낙인을 찍고 전면 봉쇄를 시작한 것이 5년 전의 일이다.
그리고 부시행정부 내의 강경파는 이라크의 핵무기 정보를 왜곡하여 이라크전쟁을 시작했고 북한에 대하여도 영변 원자로를 폭파시키는 계획도 세웠다.
그러나 부시행정부의 강경파가 정책실패에 따른 책임을 지고 물러남에 따라 실용주의자들이 대북문제를 다루게 되었다. 백악관의 매파가 떠난 후 라이스 국무장관, 그리고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실용주의자들이 북한과의 협상과 평화협정을 이끌어 오고 있다. 이에 따라서 북한도 고립정책을 개방정책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북미관계는 평화협정과 수교관계로 종결될 가능성이점차 높아 지고 있다.
김일평
커네티컷주립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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