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형 1,500m, 200m 금메달 2개 추가
페헤이라ㆍ니스트란트는 세계 신기록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마린보이’ 박태환(18.경기고)이 독일 베를린에서도 힘차게 금빛물살을 일으키며 국제수영연맹(FINA) 2007 경영월드컵(쇼트코스) 3개 시리즈 연속 3관왕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박태환은 18일 밤(이하 한국시간) 베를린 SSE 수영장에서 열린 경영월드컵 6차 시리즈 마지막날 자유형 1,500m와 200m에서 모두 우승했다.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 3차 시리즈와 13-15일 스웨덴 스톡홀름 5차 시리즈에서 연속 3관왕에 올랐던 박태환은 이번 시리즈 첫날인 17일 자유형 400m 우승에 이어 이날 금메달 2개를 추가하며 자신이 출전한 3개 대회의 모든 종목에서 우승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총 금메달 수는 9개. 각 종목 우승자에게 1천5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지기 때문에 박태환은 1만3천500달러(약 1천200만원)의 상금도 더불어 가져가게 됐다.

목에 건 메달 수 뿐만 아니라 출전하는 대회마다 자신의 기록을 계속 줄이며 내년 베이징올림픽도 착실히 대비하는 성과도 거뒀다.

이날 첫 경기로 펼쳐진 자유형 1,500m 결승에서 박태환은 14분34초39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두드려 2위 페데리코 콜베르탈도(14분43초18.이탈리아)를 9초 가량 앞섰다.

박태환 훈련 파트너 박영호(서울체고)와 박찬희(경기고)도 함께 레이스를 펼쳤지만 각각 15분13초58, 15분41초71로 4, 5위에 그치며 메달 사냥에 실패했다.

0.69초로 가장 빠른 출발 반응을 보이며 물 속에 뛰어든 박태환은 초반부터 독주체제를 이루며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박태환의 이 기록은 자신이 작년 중국 상하이 세계쇼트코스선수권대회에서 낸 14분33초28에는 못미쳤지만 15일 스톡홀름 시리즈에서 세운 14분36초42를 2초 이상 단축한 것.

특히 그랜트 해켓(호주)이 보유하고 있는 경영월드컵 기록(14분29초51)에 4초 정도밖에 뒤지지 않았다.

이어진 여자 자유형 100m를 지켜보고 1,500ｍ 시상식까지 참석한 박태환은 곧바로 자유형 200m 결승에 출전해 그동안 국내 팬들을 열광하게 했던 역전 드라마까지 써냈다.

4번 레인에 선 박태환의 출발 반응 시간은 0.65초로 가장 빨랐지만 1,500m를 뛰느라 힘을 소진했는지 초반에는 6번 레인의 파울 비더만(독일)에 뒤처져 2위로 레이스를 펼쳤다.

50m 지점에서 24초62로 비더만(24초41)보다 늦은 박태환은 150m 지점에서도 1분17초16으로 비더만(1분16초74)보다 뒤졌다.

하지만 ‘역전의 명수’ 박태환은 결코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175m 지점에서 비더만과 비슷하게 마지막 턴을 한 박태환은 팔을 프로펠러처럼 휘저었고 킥도 거세게 물을 첨벙거리는 것을 재연하며 앞으로 거침없이 나아갔다.

결국 박태환은 1분42초22에 골인하며 1분42초39의 비더만을 0.17초 차로 따돌리고 역전에 성공, 가슴 졸이며 경기를 지켜본 팬들을 환호하게 했다.

이 기록도 이번 시리즈에서 낸 가장 좋은 기록. 3일 시드니에서 낸 1분43초38을 1.16초나 앞당겼다.

3연속 3관왕을 달성하며 경영월드컵에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자신감을 얻은 박태환은 오는 20일 귀국한다.

한편 전날 2개의 세계기록 수립에 이어 베를린 SSE 수영장에서는 이날도 2개의 세계 기록이 쏟아져나왔다.

남자 200m 개인혼영에서 티에구 페헤이라(브라질)는 1분53초14로 우승, 라이언 로치트(미국)가 작년에 세운 1분53초31의 기존 기록을 0.17초 앞당기며 새 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남자 50m 자유형 결승에서는 슈테판 니스트란트(스웨덴)가 20초93으로 골인하면서 롤랜드 쇼에먼(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존 세계기록(20초98)을 0.05초 단축했다. 전날 자유형 100m에서도 세계기록을 낸 니스트란트는 쇼트코스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로 우뚝 섰다.

min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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