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오면 한국 온 듯 항상 즐거워”
“자원봉사·기금모금 등
한인‘오페라 서포터’들
많이 늘었으면 하는 바람”
LA오페라 단원으로 이번에 3번째 공연을 갖는 바리톤 윤형씨에게는 ‘한인 최초’라는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2004년 한인 주역 바리톤으로 최초로 뉴욕 메트 오페라 무대에 섰고 뉴욕시티오페라, 샌타페 오페라, 워싱턴 오페라 그리고 LA오페라에서도 그가 한인 최초의 바리톤이다. 그의 이력서에는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피닉스 심포니와는 한인 성악가로서는 최초로 협연했다는 내용도 담겨져 있다. 라보엠 마지막 리허설로 바쁜 윤형씨와 이번 공연에 대한 일문일답을 나눠봤다.
-이번이 몇 번째 LA 공연인지?
LA오페라 단원이 된지 3년째다. 일년에 한번씩 세 번째 공연을 갖게 됐다. LA에는 올 때마다 느끼지만 마치 한국의 한 도시에 오는 것 같다. 원하는 음식을 마음껏 맛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성악인 입장에서 이번 공연에서 관객에게 특별히 보여주고 싶은 점들은?
모든 성악인은 각 공연에도 자신만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번 공연은 무대 감독이 오리지널 클래식 스타일로 진행하기로 결정됐기 때문에 감독의 지휘에 따라 모든 곡들과 연기를 작곡가 원하는 바 그대로를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마르첼로 역은 자주 맡은 걸로 아는데?
마르첼로는 개인적으로 매우 인연이 깊은 역이다. 미국에 오자마자 샌프란시스코 작은 오페라 프로그램의 첫 작 출연이 바로 마르첼로이었으며 필라델피아·워싱턴 오페라 등에서 계속해서 이 역을 맞았다.
-플라시도 도밍고 음악감독과는 특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도밍고가 음악 감독으로 있는 또 다른 오페라인 워싱턴 오페라가 지난 2002년 처음 실시한 ‘영 아티스트’ 프로그램에 처음으로 선발됐다. 개인적으로 도밍고보다는 영화계에 몸을 담고 있는 그의 아들과 매우 친하다. 그가 아버지의 음악활동을 영화로 찍는 작업을 맡고 있는데 그의 영화에 자주 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메트 오페라 진출과 함께 소위 ‘스타’ 반열에 올랐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유학으로 도미한지는 15년 됐으며 정식 성악가로는 현재 8년 정도 활동하고 있다. 성악계에도 그야말로 프로야구 리그와 같이 마이너에서 메이저리그로 향하는 험하고 어려운 길이 있는데 그동안 정말 작은 곳에서 시작해 차근차근 커리어를 쌓고 있다. 항상 꿈을 가지고 열심히 앞만 보고 노력했던 것이 결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 가족과 신앙생활이 그동안 큰 도움이 됐다.
-가족에 대해 소개해 달라
아내는 보스턴 유학시절 만났으며 피아노를 전공했다. 현재 장인어른이 목사로 있는 교회에서 성가대를 맞고 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일년에 2개월 정도이기 때문에 아내와 10세 딸아이에게 호텔에서 컴퓨터로 영상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요즘 유일한 낙이다.
-한인 오페라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오페라를 사랑하는 분들이 점점 늘고 있어 감사를 드린다. 앞으로는 공연뿐만 아니라 자원봉사나 오페라 기금모금에 참여하는 한인 ‘서포터’들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 러시아 등 타 커뮤니티에서는 자국의 오페라 싱어가 공연에 나온다고 하면 커뮤니티 대표는 물론 대사관의 직원들까지 공연장을 찾아 자리를 빛내준다. 공연은 물론 공연 전후로 열리는 강연, 리셉션 등 이벤트에서도 많은 한인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것이 개인적인 욕심이다.
윤형씨의 부친은 한국 성악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했던 바리톤 윤치호씨다. 윤씨는 지난해 6월 지병인 식도암으로 70세 나이로 별세했다. 고인은 1970년대 한국내 오페라 무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성악가였다. 특히 ‘라보엠’의 마르첼로와 ‘돈 지오반니’의 돈 지오반니 역은 거의 그의 독차지였다. 윤형씨는 “아버지이자 스승이었던 부친의 죽음은 큰 충격이었다.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바로 전까지에도 자식을 격려하고 활동을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며 “도밍고에 버금가는 재능의 소유자셨다. 열심히 사신 모습에 계속해서 자극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백두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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