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급한 단정, 무조건 자기 아이 감싸기 유감
긍정적 사고속에 학교와 유대감 형성 중요
미국 공립학교 현장에서 교장으로 15년간 일해 오면서, 인종, 경제적 사회적 위치, 교육정도, 이민역사, 언어, 문화, 종교, 가족구조, 등 다양한 학부모님들과 일하고 대화하고 상담하면서 경험한 점이나 배운 점이 많습니다.
학부모님들 중에는, 자녀들의 공부와 생활에 있어서 말과 행동의 선택 하나하나를 간섭하고 자녀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지 않는 헬리콥터형 학부모들(Helicopter Parents), 그와는 반대로 자녀들에게 너무 자유를 주어 마음대로 하게 두는 해파리같이 물렁물렁한 젤리피시형 학부모들(Jellyfish Parents), 너무 엄격하여 자녀들의 선택의 권리를 빼앗는 벽돌형 학부모들(Brick-wall Parents), 자녀들에게 제한(limits)과 테두리(boundaries)를 주면서도 책임감과 독립심을 가르쳐주는 이상적인 등뼈가 있는 학부모들(Backbone Parents) 등이 있습니다.
또 학교나 학급 학생들 전체를 위하여 봉사하는 고마운 학부모들, 다른 애들이야 어찌 되든 자신의 자녀에게만 관심 주기를 원하는 얌체 학부모들, 작은 일도 자신의 마음에 안들면 감정 관리를 못하고 변호사를 고용하겠다고 말하면서 항상 학교의 모든 것을 부정적으로만 보는 공격형 학부모들이 있습니다.
이밖에 학교의 결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인종차별이라고 단정짓는 성급한 학부모들, 자신들은 학교에 자원봉사하지 않으면서 남들이 봉사하면 공연히 질투하고 그들이 액티브하게 활약하는 게 미워서 봉사 못하겠다고 억지부리는 학부모들, 다문화, 다인종 사회인 미국에 와서 다른 인종 학부모들과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고 한국말만 하며 주위에 있는 타인종 학부모들을 완전히 무시해 버리는 학부모들, 학교 회의에 통역을 제공해 달라고 하여 힘들게 통역자를 초대해 놓으면 통역자에게 미안할 정도로 참석하지 않는 학부모들도 있습니다.
다음에는 케이스 스터디즈(case studies)로 실제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고마운 학부모님들:
▲등교와 하교 때 학교 정문과 후문에서 교통정리 자원봉사(traffic duty volunteer)로 도와주십니다.
▲학교 미화클럽(School Beautification Club)에서 학교를 아름답고 깨끗하게 유지하도록 학교 청소 직원을 도와주십니다.
▲학교 오피스 직원들에게 가끔 아침식사 및 건강식 과일 등을 대접하십니다.
▲은퇴한 의사와 간호사로 일주일에 한두 번 학교 간호교사로 봉사해주십니다.
▲교사들의 과제물이나 숙제를 직접 copy해 주거나 주말에 copy center에 가서 프린트해 주십니다.
▲학생들의 야외학습 여행(field trip)에 학생감독 도우미로 샤프론(chaperone)으로 따라가 주십니다.
▲학교의 여러 모금행사(fundraising activities)에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모든 학생들에게 이익이 되도록 도와주십니다.
▲자녀의 생일에 학생들이 좋아하는 연극, 과학실험가, 스토리텔러(story teller) 등을 고용하여 모든 학생들에게 교육적 산 경험의 기회를 주십니다.
▲자원봉사자로 간식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에 학생들을 감독해 주십니다.
■극성스러운 학부모님들:
▲예비 학부모(prospective parent)라고 하면서 교장을 만나서 교육철학도 듣고 교사들의 교실수업도 참관하고 싶다기에, 내년 봄에 있을 예비 학부모 오리엔테이션에 오시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때까지 기다릴 수 없다기에 아이가 몇 살인지 생년월일을 물었더니 아직 애가 태어나지도 않았다는 대답에 너무나 놀랐지만 이왕 바쁜 제 스케줄을 할애했으니 그냥 계속해서 질문에 대답해 준 케이스
▲과학 프로젝트로 인체구조(human body system)를 해오는 숙제에 학생들이 독립적으로 하도록 옆에서 도와주는 게 아니라 완전히 직접 숙제를 다 해준 학부모에게 자녀에게 책임감과 독립심을 키워줄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상담해 준 케이스.
▲두 아이가 다투다가 한 아이가 상대방을 때려, 때린 아이에게 절대로 때려서는 안되고 말로 해결하거나 감독하는 어른들에게 보고해야 한다고 설명하고, 맞은 아이에게도 상대방을 놀려 화나게(provoke) 하면 안된다고 설명한 뒤, 때린 아이의 부모에게 담임이 점심시간을 할애해서 전화하였더니, 그 학부모는 오히려 자기 자식의 행동에 변명만 늘어놓으며 때린 자기아이는 무조건 감싸고 “맞은 아이가 맞을 짓을 했겠지요” 하고 주장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집에서 아이에게 잘 타이르겠습니다. 바쁘신 선생님께서 점심시간에 식사도 못하시고 수고가 많습니다” 라는 말을 기대했던 교사는 어처구니가 없어했습니다.
■얌체 학부모님들:
▲바쁘다고 학교 근처 남의 집 드라이브 웨이를 막아 주차하고 오는 학부모.
▲길에 내놓은 남의 집 쓰레기통을 밀어내고 그 자리에 주차하고 오는 학부모.
▲5분 내지 10분의 여유를 두고 학교에서 좀 떨어진 곳에 주차하고 건강에도 좋게 걸어와서 자녀를 픽업하지 않고 학교 정문 앞에서 빵빵하며 경적(honking)을 울리는 학부모.
▲학교 모임에는 전혀 얼굴도 안보이고 자원봉사도 안하다가 불평하고 싶을 때나 불만스러울 때에만 나타나는 학부모.
▲영재교육 테스트 받을 기회도 주고 좋은 학교에 가도록 추천서도 잘 써주어도 이사가거나 졸업하면 단 한 번도 연락이 없는 학부모.
이렇게 다양한 학부모들을 대하면서, “Ask NOT what your school(country) can do for you; Ask what YOU can do for your school(country).” 라고 John F. Kennedy가 한 말을 바꾸어 인용해 봅니다.
교육상담 문의: DrSuzieOh@gmail.com
<수지 오 칼럼 / 3가 초등학교 교장, 교육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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