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수면단계별로 기억에 미치는 영향 달라
운동선수의 경우 2단계 수면 중요
다음날 시험 앞두고 있다면 일찍 자는게 좋아
자기 전 골머리를 앓던 수학문제가 자고 일어난 다음날 눈녹듯 풀리는 경우가 있다. 도대체 자고 있는 도중에 우리의 두뇌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하버드 대학교와 캐나다 맥길 대학교에서 올해 5월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모니터상에서 여러가지 부활절 계란과 그 뒷배경을 보고 나중에 이를 짜맞추는 테스트에서 자고 일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간 점수에 큰 차이가 있었다. 자고 일어난 학생들은 수면중 계란과 그 뒷배경을 연결시키는 일련의 두뇌활동이 있었던 것.
UC버클리 신경과학자 매튜 워커 박사는 “우리는 사람들이 잠을 자는 동안 기억의 간극을 열고 기억을 큰 그림으로 볼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이 놀라운 잠의 세계에 들어갈 때만” 이같은 능력을 얻게 된다고 덧붙였다.
과학자들은 지난 100여년간 사람들이 왜 잠이 필요한지에 대해 연구해 왔다. 그러나 잠을 자지 않으면 불안해지고 정서적으로 약해지며 집중력이 흐려짐과 동시에 감염에 약해진다는 것 이상으로 알아낸 것이 없다.
현재 일단의 신경과학자 그룹에서는 잠의 중요한 기능의 하나로 학습, 기억이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깨어 있는 동안 보지 못했던 사실들간 연관성을 볼 수 있게 하고 중요한 기억들을 저장하는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잠을 자는 동안 두뇌가 기억과 관련돼 어떤 활동을 하는 지 아직까지 확실치 않다는 주장과 함께 논란의 여지가 있다.
1953년 사이언스지에는 빠르게 눈을 움직이는 수면단계인 REM(Rapid Eye Movement) 단계를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시카도 대학의 유진 아세린스키 박사와 그의 지도교수였던 나다니엘 플레잇만 박사가 그 논문의 저자들로 잠 연구의 현대적 시초라 할 수 있다.
당시 나다니엘 클레잇만 박사 연구실의 의대생이었던 현 스탠포드 대학교 정신의학자 윌리암 드멘트 박사는 REM 단계를 연구해 자고 있는 동안 번갈아 나타나는 4가지의 서로다른 수면상태를 발견했다. 그는 뇌파가 느린 ‘깊은 수면’ 단계인 3, 4단계, REM과 깊은 수면단계의 중간단계인 2단계, 그리고 ‘얕은 수면’ 단계인 1단계로 분류했다.
건강한 사람은 보통 20분이면 깊은 잠으로 빠져든다. 또한 이른 저녁 한시간 혹은 그 이상 깊은 잠을 자게 된다. 깊은 잠이 사실을 기억하는 것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떤 사실을 기억하려고 할 때 일찍 잠자리에 들어 일찍 일어나는 것이 새벽 2시까지 자지 않고 일어나 있는 것보다 현명한 일일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2003년 당시 하버드 대학에 있었던 새라 메드닉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여러가지 종류의 직물 모양을 보여주고 이를 기억하게 하는 테스트에서 사람들은 낮잠을 자고 일어났을 때 그렇지 않았던 사람들보다 훨씬 정확하게 기억하는 결과를 보여줬다.
캐나다 트렌트 대학의 커릴 스미스 박사는 수면 2단계가 운동신경의 학습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자기 전 손가락이 마음대로 안 움직여 악기 연주에 애를 먹다 아침에 일어나서 부드럽게 연주할 수 있게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는 것. 그에 연구결과에 따르면 사람들은 대부분 새벽무렵 2단계 수면을 거친다.
스미스 박사는 “당신이 만약 리사이틀 공연이나 스케이트 공연을 앞두고 있다면 늦게 자는 것이 일찍 일어나는 것보다 나을 것”이라고 말했으며 새벽 5시에 일어나 대회를 준비하는 운동선수들은 그의 관점에서는 “제 정신이 아닌” 행동이라고 말했다.
보스턴 의대의 신경과학자인 수비멀 다타 박사는 우리가 자는 동안에는 ‘화학적인 샤워’를 한다고 말했다. 장기 기억을 돕고 단백질 합성을 이끄는 글루타메이트(Glutamate)의 생산이 활발해 지는 것. 다타 박사는 “우리는 깨어 있는 동안 한순간 일어나는 수많은 일들을 겪게 되고 두뇌는 이것들을 한꺼번에 처리할 수 없다”면서 깨어있는 동안 무의식적으로 수집된 정보들은 REM 단계중 중요한 것들은 걸러져 두뇌에 기억된다고 말했다.
<박승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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