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는 10계명 중에서도 가장 중요
부모 공경은 자식들에게도 산교육
필자가 출석하는 교회의 새벽기도 시간은 아침 6시이다. 집에서 대개 10분이면 도착을 하니까 15분 전까지 출발을 하면 되는데 바로 그 시간대가 “김동길입니다”라고 시작하는 라디오칼럼 시간이다. 그런 사유로 그 방송을 듣다가 한번은 김동길씨의 놀라운 고백을 들었다. 감리교의 창시자이신 요한 웨슬리 목사는 평생 약 7만번 정도의 강의를 가지셨다고 하며 김동길씨는 지금까지 줄잡아 약 5만번의 강연회에 초대를 받아서 강연을 했다고 한다. 그것도 보통 몇시간 동안 강연을 하는데 다 적기도 뭣해서 노트도 없이 그냥 강연에 응한다는 것이었다. 아니 무슨 얘기가 그리도 많다는 말인가!
그런데 근자 몇 주간은 미국에서 초대를 받아서 뉴욕, 뉴저지, 캐나다, 플로리다, 애틀랜타 등을 순회하면서 방송을 하고 있다고 했는데, 타향에 와서 사시는 교포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긍지를 심어주기 위해서 간략하나마 나름대로의 세계사 속의 한국역사를 피력해 주었는데 그 얘기를 들으면서 “이런 얘기는 아마 김동길씨도 하지 못할껄!”하고 생각난 얘기가 있었다. 다름아니라 일제시대에 먼저 서구화한 일본 식민지주의자가 내린 삭발령이였다. 몸의 모든 부분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고 따라서 자르는 것은 지극히 큰 불효요 ‘죄악’이라는 개념으로 철저했던 우리의 선조들은 이 명령에 목숨을 걸고 저항을 했고 그래도 강제로 삭발을 당하자 목을 놓아 통곡을 하던 사건이 있었는데, 만일 그 때 그 저항이 성공을 해서 아직까지도 머리카락과 손톱발톱을 자르지 않게 되었다면 과연 어땠을까 상상하기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이 얘기가 결코 일본 식민주의를 찬양하는 것이 의도가 아니고, 단지 충효사상에 관한 것을 얘기하고자 하는 것인데, 사실은 충효사상은 우리 민족의 것이나 유교적인 사상에 국한된 것은 아니고 불교도 그랬고 특히 기독교에서, 그리고 기독교의 뿌리인 유대교에서도, 크게 강조되는 사상이었다.
단지 잘못된 의식과 방법으로 부모가 죽으면 3년을 머리를 내려뜨리고 움막에 칩거해야 한다든지, 부모가 병에 걸렸을 때 여느 독립운동가처럼 허약해진 부모에게 기운을 차리시라고 자기 허벅지 살을 잘라 요리를 해서 드시게 했다든지, 하는 엉뚱한 방법이 아닐 뿐이지, 효도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10계명 중 “약속이 있는 첫 계명”(에베소서 6:2)이라고 할 정도로 중하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라. 이것이 약속있는 첫 계명이니”라고 시작해서 “이는 네가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리라” 라고 이어지는 이 말씀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인되고 검증받은 계명이리라. 꼭 교리가 가르쳐서가 아니라 우리 주위를 살펴볼 때, 정말 부럽게 사는 사람 중에 부모에게 자식의 도리를 안한 사람이 드물고 또 반대로 부모에게 정성을 다한 사람치고 잘 되지 않는 사람도 찾아보기 힘들 것이다. 더 나아가서 부모에게 효도한다는 것이 형통한 삶을 사는 비결이 될 뿐아니라 이것이 좋은 대학 사정관들이 눈을 뒤집고 열심히 찾는 지원생들의 전형일 것이라고 우긴다면 너무 확대해석을 하는 것일까?
어쨌든 우리가 자녀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서 꼭 필요한 필수사항 중에 하나가 어떻게 하면 우리 자녀들이 부모를 잘 공경하게 하고 따라서 성경 말씀대로 그들이 잘되고 땅에서 장수하게 하느냐 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문제는 이것이 의외로 쉽지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SAT 학원은 즐비하게 많고 작문, 예능, 미술, 수학 등을 다루는 학원들은 무수하게 많아도 아직 효도학원이라는 곳은 들어본 적이 없기도 하고 결국은 부모들이 직접 가르쳐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내가 자식들에게 잘해 주면 반드시 자식들이 우리에게 잘해 준다는 보장이 있느냐 하면 그것도 아니고, 또 이것을 말로 설명한다고 쉽게 듣게 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계명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하는 이 계명을 우리 자녀들에게 가르쳐 줄수가 있을까?
필자가 잘 아는 한 부모는 그 자녀들이 생전에 부모에게 아주 깍듯이 대해 드렸고, 5남매가 출가하면서 각각 몇 년간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모셨으며, 나중에는 부모의 편의와 요구에 따라 가까운 곳 새로 지은 노인 아파트에 모시면서 매일 안부전화 드리고 나중에는 식사도 만들어다 드리고 했는데, 또 부모가 여행을 좋아하시기 때문에 용돈도 두둑하게 드려서 유럽이다 중국이다 캐나다 등 이곳 저곳 여행도 시켜드렸다.
알고 보니 그 자녀들로부터 그렇게 깍듯한 대접을 받은 그 부모 자신이 평생 그들의 부모에게 지극하게 대해 드렸다는 것이다. 대동아전쟁이며 6.25사변을 겪으면서 이리저리 피난을 하는 와중에서도 늘 항상 부모를 가장 귀하게 모셨으며, 모든 일이 형통해서 새 집에서 새 집으로 이사갈 때마다 가장 좋은 방으로 부모를 모셨고, 손자손녀들 작명하는 것 같은 일도 부모에게 일임했고, 집안의 크고 작은 일에 절대로 부모의 권면을 저버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자식들이 부모에게 아주 지극한 다른 가족이 있는데, 그 가족은 어머니가 아주 절실한 기독교신자로서 항상 모든 일에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행하는 본을 보여주시는 것이다. 며느리들 한테나 사위들 한테도 절대로 옛날 시어머니 같거나 대접을 받기를 강요하지 않고 오히려 자녀들과 사위 며느리를 위해 그리고 손자손녀들을 위해 항상 기도해 주기에 힘쓰는 것이었다.
옛날 어느 명절에 시골에 사는 한 가정을 방문했을 때가 있는데 그 때 그 집 어른이 ‘예수쟁이’가 며느리로 들어와서 차례도 안 드린다고 하고 아직도 늙은 어머니가 이렇게 고생을 한다고 불평을 한 것을 들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때 어린 마음에 “예수쟁이는 굉장히 나쁜 것인가 보다”라고 공연히 몸을 부르르 떨은 적이 있는데, 지금 필자가 분명히 아는 것은 그 며느리가 진정한 ‘예수쟁이’였다면 어떻게 해서라도 절대로 그 시어머니를 그렇게 고생시키지는 않았으리라라고 생각해 본다. 그것은 가장 중요한 계명을 어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황석근 목사 <마라선교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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