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요세미티 밸리
폴 손/객원기자
시월의 요세미티 밸리는 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새벽부터 밤늦도록 카메라와 싸우며 가을을 필름이나 디지털 센서에 담아내고자 하는 열정파들을 많이 본다. 눈에 보이는 대로 이미지를 표현하지 못해 혼자 애쓰는 홀로파가 있나 하면, 고수로 부터 한 수라도 더 배우고자 눈을 부라리면서 설명 한마디 한마디를 필기하거나 녹음하는 수제자파도 있다. “사진은 무슨…”하며 그림 엽서나 몇장 사는 실속파도 있고, “모방은 제 2의 창조”라며 남이 이미 발표한 곳이 어딘지 찾아 재창조하려는 짝퉁파와 진정한 창작파도 있다.
좋은 사진찍으려고 애쓰며 스트레스 받기보다는, 차라리 빈손을 호주머니에 넣고 느긋하게 자연을 바라보는 것이 더 나을 때가 있다. 올 가을의 요세미티 밸리는 포호노 (Pohono)브릿지에서 Bridal Veil 폭포까지 가는 도로를 막고, 일방 통행이던 Northside Drive를 쌍방 통행으로 바꿔서 방향 감각을 잃을 수도 있다. 아와니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원한다면, 당일 아침에 예약하기 바란다. 예약없이 가면 한시간 반은 족히 기다려야 한다. 요즘은 Curry Village에서 $12짜리 저녁 뷔페도 있는데, 베이 지역의 Home Town Buffet정도 된다. 저녁 여덟시까지는 들어가야 하고 여덟시 반에 닫는다.
가을철의 일요일 저녁부터 주중에는 숙박 시설을 구하기가 쉽다. 예약은 http://www.yosemitepark.com/Accommodations.aspx 에서 하면 된다. 그리고 이 공원에서 낙엽 밟는 소리를 즐기자면, 적어도 Curry Village에서 Yosemite Village까지 걷기를 권한다. 석양에는 제일 붐비는 곳이 Sentinel Bridge인데, 노을의 Half Dome이 머세드 강에 반사된 장면을 볼 수 있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한 순간을 포착하고자 하는 프로 및 아마추어 사진 작가들로 법석을 이루는데, 차라리 건너 쪽에서 이 작가들 모두를 전경에 넣고 해프 돔 사진을 찍는 창작도 해 볼만하다.
Wawona Tunnel 앞에서 석양의 밸리를 바라보는 것도 인상적이다. 사진촬영을 위해서는 터널 안으로 들어가서 터널 가장자리로 El Capitan 을 frame하는 구도를 짜는 것도 고려해보길 바란다. 붉은 색과 노란 색들이 어우러진 단풍 장면은 터널을 지나 41번 남쪽 방향 언덕으로 올라가다가 왼쪽 편에 화재로 타다 남은 나무들 사이로 즐비하게 늘어선 고에서 볼 수가 있다. 이 장면을 위해서는 천천히 운전해야한다. 주차할 곳이 거의 없고 또 보이면 짧은 거리에 주차를 해야하기 때문이다. 올해엔 이른 가을 비로 말미암아 Dogwood 나무들의 붉은 단풍들은 벌써 색이 바랬다.
이와 비슷한 장면을 보려면, 밸리에서 120번쪽으로 올라가다 세 터널을 다 지나 왼쪽으로 (서쪽) Foresta로 가는 길이 나오는데, 이 길로 들어가자마자 차 세울만한 곳이 왼쪽으로 하나 있다. 여기 세우고 위쪽을 바라보면, 단풍들이 잘 어우러져 있다. 아니면 120번을 계속 가다가 차를 세우고 아랫쪽을 내려다 보면 좋은 단풍 구경을 할 수 있다. 가을이면 나무들의 번식을 조절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산불을 놓는데 (Prescribed Fire), 이 날에 요세미티 공원으로 구경을 하러가면 연기로 인해 사진 촬영은 별로 흥미가 없어진다.
머세드 강은 물이 고여서 단풍의 반사된 장면이 평화로움을 안겨준다. 공원 안에 머물면서 아침 일찍 다니면 야생 동물들이 뗴를 지어 물마시러 나오는 것도 본다. 그러므로 항상 카메라가 손에 있으면 사진 촬영에 좋은 기회를 포착할 수 있다. 베이 지역에서 약 네 시간의 운전 거리에 이러한 천연적인 곳이 있다는 것은 큰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무거운 사진 장비를 들고, 사시 사철 한 달에 한 두번씩 이 공원을 홀로 거니는 것이 가능했었는지 모른다.
방문 안내:
(1) 과속 운전을 삼가할 것. 차 두대가 정면 충돌한 장면을 이 공원 내에서 목격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어떻게 귀가했을까?
(2) 공원은 글자 그대로 공동의 정원이므로 서로를 위해 깨끗하게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
(3) 하이킹을 위해서는 발목까지 보호하는 하이킹 용 신발을 신을 것.
(4) 식수와 간식은 꼭 차에 준비해둘 것.
(5) 자연을 좋아하면, 연중 입장권 ($80)을 구할 것.
사진 촬영 안내:
두 가지 사진 촬영 아이디어를 한국일보 독자 여러분께 제공하고자한다.
(1) 실루엣
이러한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편광 처리된 선 글래스가 필수이다. 햇빛의 직사광이 렌즈를 통해 눈을 상하게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완전 실루엣이 되도록 하기까지는 선 글래스로 눈을 잘 보호하면서 구도를 짜야한다. 가을이면 나뭇잎들은 투박해진다. 그러므로 이 나뭇잎을 두고 역광으로 찍으면 게제된 사진처럼 창작 세계를 열 수 있다.
(2) 밤 하늘의 별들
이 사진을 찍기 위해서는 달이 없는 캄캄한 밤이 좋다. 달이 있으면 장시간 촬영에 있어 노출 시간 결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별들이 뚜렷하지 못하다. 달이 없으면 조리개를 활짝열고 샷터는 BULB로 둔다. 배터리를 쓰는 카메라의 경우, 장시간 노출을 하게되므로 새 배터리를 사용해야한다. 삼각대에 카메라를 고정시켜야 하는데, 화면 내에 북극성 (North Star)이 포함되어야 한다.
지구의 자전과 태양 주위로의 공전으로 말미암아 별들이 지구 주위로 회전하는 것 같이 보인다. 하지만 북극성은 항상 고정된 위치에 있다. 그러므로 밤길을 잃었을 때에는 북극성을 먼저 찾아 방향을 알아두고 물소리를 따라 내려가면 마을을 찾을 수 있다. 이 북극성을 찾으려면 나침판으로 북쪽을 찾은 후, 자신이 서 있는 곳의 위도만큼 위로 올려다 보면 된다.
즉, 북위 37도의 상항에서는 북쪽을 향해 수평선에서 37도 위로 올려다 보면 북극성이 보인다. 확인을 위해서는 북두칠성의 아랫쪽 두 별을 연결하는 오른쪽 연장선 상에 두 별 사이의 네배 거리 정도에 있는 별이다. 이 북극성을 화면에 넣고 장시간 노출을 한다. 별들이 많이 보이면 30분 정도의 노출이면 족하다. 게제된 사진은 공원 내의 Cook’s Meadow에서 상단 요세미티 폭포를 넣고 (가을이라 폭포수가 없다) 반달일 때 찍은 사진인데, 노출 시간은 16분이었다. 동심원의 중심이 북극성이다. 렌즈는 광각 렌즈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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