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후반부터 시작된 주택시장의 침체가 지난 8월 재정시장의 위기로까지 확산될 조짐이 보이다가 연방준비은행의 단기이자율 인하로 위기를 모면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 경제정책 최정상에 있는 두 경제학자가 주택시장의 불안정이 생각보다는 심각하고 오래 지속할 전망이 있음을 예측하고 있어서 미국 경제 전반의 저성장과 불안정이 우려되고 있다.
지난 16일 조지타운 대학 법학센터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 재무장관인 폴슨은 “주택시장의 하락과 이와 연관된 시장의 요동이 국민 경제에 제반 문제들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있다”며 주택시장 침체의 문제점들을 꼬집어 설명했다. 또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버냉키도 15일 뉴욕 경제클럽에서 행한 연설에서 “주택건축의 급감은 전체 경제의 성장을 올 4·4분기뿐만 아니라 2008년 초까지 낮게 붙들어 놓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근에 발표된 통계도 주택시장의 침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매달 집계하는 주택시공이 8월에 연수준 119만채로 지난 14년 동안 제일 낮은 수치를 보여주고, 주택허가도 지난 12년 동안 제일 낮은 123만채로 기록되어 있다. 더 걱정이 되는 분야는 일자리의 성장이다. 지난해 마지막 분기 이후 연방 노동부의 발표는 일자리의 증가가 크게 줄어들고 있음을 보여 준다.
주택시장의 불안이 신용·금융시장으로, 그리고 재정시장으로까지 확산되지 않도록 하고 특히 국민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게 하기 위해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재정 및 금융정책이 있는지, 또 있다면 얼마나 효과적인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주택시장의 침체와 관련시장의 불안정으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은 크게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첫째는 재무부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규제정책’(Regulation Policy)이고, 둘째는 연방준비은행이 시행할 수 있는 ‘화폐정책‘(Monetary Policy)이다.
규제정책으로는 세 가지 방안이 있다. 하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를 방지하기 위하여 은행, 모기지 브로커, 기타 재정 운영자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이다. 그런데 문제는 제반 금융기관에 대한 규제가 하나의 규제자에 의한 체계적인 규제로 되어 있지 않고 연방정부와 주정부의 제반 규제자들로 얽힌 복잡한 체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잘못 한 곳을 건드리면 예기치 못한 역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규제정책의 두번째는 모기지 발행자에 대한 ‘국가적 면허제도’를 실시하는 것이다. 하지만 면허제도는 어느 정도 자격 없는 모기지 발행자를 방지하는 효과는 있을지 몰라도 남용될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 세 번째 규제 방안은 ‘신용평가기관의 신뢰’와 ‘재정기관의 위험관리’등을 규제하는 것이다.
주택시장의 침체와 금융·신용·재정시장의 불안이 국민경제로 크게 확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정부가 취할 수 있는 또 다른 정책은 연방준비은행이 시행하는 화폐정책이다. 9월18일에 연방준비은행은 단기금리를 0.50%나 과감하게 하향 조정했다. 그래서인지 8월에 두려워했던 재정시장의 위기를 모면하는 듯했는데, 2007년도의 마지막 분기에 접어들면서 각종 경제뉴스는 지금 주택시장의 침체가 말기로 접어들어 가는 것이 아니고 초기단계에 진입한 것이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게 들린다.
그래서 모든 금융·신용·재정시장의 관계자들은 이달 30일로 예정된 연방준비은행 공개시장운영위원회의 단기이자율 결정에 귀를 기울이고 모든 관심을 쏟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의 확산을 차단하는 데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이자율의 하락을 예측하는 견해와 인플레이션의 잠재력을 막는 데에 비중을 두기 때문에 이자율의 조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대치하고 있다.
주택시장 침체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재무부의 규제정책과 연방준비은행의 화폐정책이 얼마나 유효할는 지는 정책을 시행하는 시기와 국민 경제의 반응에 달려 있다고 하겠다.
백순 / 연방노동부 선임경제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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