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 집을 장만하려는 20, 30대 직장인들은 대부분 다운페이먼트로 사용할 목돈을 마련해 놓지 않았기 때문에 몇 십만 달러에 달하는 아파트나 싱글 패밀리 하우스를 구입하는 것이 쉽지 않다.

부모의 도움을 받거나 더 오랜 기간 저축해 3~5년 후에 좋은 집을 사겠다는 젊은 세대도 많지만 매년 치솟는 렌트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은데다 더 늦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해야 한다는 욕구가 높아지면서 저렴한 가격의 소규모 아파트라도 늦기 전에 구입하려는 젊은 직장인이 늘고 있다.

미 전국 평균 주택 중간가격은 22만4,500달러이다. 그러나 집값이 비싸기로 악명 높은 뉴욕시에서는 평균 콘도, 코압 판매가격이 130만 달러에 달하는 맨하탄은 물론 웬만한 아파트가 30만 달러 이상, 싱글 패밀리 주택 평균 판매가격이 58만 달러인 퀸즈 보로도 만만치가 않다. 또 젊은 직장인들은 대부분 러시아워에 맨하탄이나 인근 지역으로 출퇴근해야 하기 때문에 지하철역이 가까워야 하는 것도 필수이다.

그렇다면 현재 오를 대로 오른 뉴욕시 부동산 시장에서 맨하탄과 가까운 퀸즈, 브루클린, 브롱스 보로에 15만~20만 달러 가격선의 콘도나 코압을 구입하는 것이 가능한가? 부동산 전문가들은 뉴욕시 5개 보로의 집값이 전국 추세와는 반대로 꾸준히 오르고 있기 때문에 한시라도 빨리 뉴욕시 부동산을 구입해두면 아직도 투자가치가 높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따라서 아직 미혼이거나 갓 결혼해 자녀가 없거나 있어도 취학 연령 전이라면 맨하탄의 인우드나 맨하탄과 가까워 출퇴근이 편하고 안전한데다 젊은 세대가 즐길 곳이 많은 브롱스의 리버데일, 파크체스터, 퀸즈의 포레스트 힐스, 잭슨 하이츠 지역에 가격이 저렴한 원베드룸이나 스튜디오를 구입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이다.

▣주의사항
20만 달러 이하의 아파트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뉴욕시 코압이 20% 정도의 다운페이먼트를 요구하기 때문에 4만 달러 정도의 저축은 필수이다. 또 코압 이사회는 재정적 안정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6개월 치 모기지와 관리비(매달 모기지 1,000달러와 관리비 600달러)에 해당하는 1만 달러 정도의 저축도 추가로 필요하다.

이밖에 좋은 동네에 20만 달러 이하의 아파트를 발견했다면 수요가 높은 것이 당연하기 때문에 협상을 오래 끌지 말고 되도록 빨리 구입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좋은 동네에 가격이 저렴한 아파트는 대부분 많은 리노베이션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를 위한 비용이 충분히 가치가 있는지의 여부도 꼼꼼히 따져야 한다.

▣젊은 세대가 선호하는 동네
▲인우드(Inwood)
인우드는 할렘과 워싱턴 하이츠보다 더 북쪽에 위치하지만 엄밀히 따지자면 맨하탄 보로 내에 위치하고 있다. 인우드는 할렘과 워싱턴 하이츠에 비해 맨하탄 미드타운과는 거리가 멀지만 여전히 지하철을 통한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동네가 안전한 장점이 있다.

인우드에서 인기가 많은 곳은 인우드 힐 팍과 메트로폴리탄 뮤지엄 분관인 클로이스터(The Cloisters) 미술관이 위치한 포트 트라이언 팍 지역이다. 이곳은 지하철 A 노선과 1번 노선으로 맨하탄이나 타 보로로의 출퇴근이 편하고 코압·콘도가 많아 슈퍼마켓, 공원 등 편의시설이 잘 마련돼 있다.

인우드는 부동산 수요가 높은 지역이어서 20만 달러 이하의 아파트를 구입하자면 대부분 규모가 큰 스튜디오이다. 코압·콘도는 대부분 브로드웨이 선상에 위치하며 옛 암스테르담 건축양식의 영향을 받아 아르데코 건물이 많다. 아이리쉬와 유대인 이민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던 이 지역은 최근 저렴한 집 값 때문에 젊은 전문 직장인이나 배우 지망생, 미술가들이 많이 찾고 있다.

이 지역 부동산 중개인들에 따르면 스튜디오는 17만 달러(공원 전망일 경우 20만 달러), 원베드룸은 25만 달러 정도에 구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샘 팍 인근에 위치, 어린 자녀를 둔 젊은 부부에게 인기가 많은 코압 빌딩의 경우 16만9,000달러 선에 규모가 큰 스튜디오를 살 수 있다.

▲리버데일(Riverdale)
브롱스 리버데일은 동네가 안전하고 학군이 좋아 한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지역이다. 리버데일은 익스프레스 버스와 지하철 1번 노선을 이용해 맨하탄과 타보로로의 출퇴근이 편하고 매물이 많아 20만 달러 이하에 스튜디오나 원 베드룸을 쉽게 찾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특히 이 지역에는 아름다운 싱글 패밀리 주택도 저렴한 가격 선에 찾을 수 있어 취학 연령 자녀
가 있는 젊은 부부나 은퇴 연령의 노부부가 살기에 적합하다.

부동산 중개인들은 리버데일이 맨하탄과 메트로-노스를 이용하면 20분, 지하철 1번 노선을 타면 40분 거리 밖에 안되지만 시 외곽 지역에 살고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다 부동산 가격이 저렴해 ‘숨은 보물(Hidden Treasure)’라는 데 입을 모은다. 이 지역의 스튜디오 가격은 11만~26만 달러 선으로 다양하다. 또 빌딩이 허드슨 강 조망에 테라스, 헬스클럽, 수영장 등을 갖춘 고급 아파트라면 원베드룸이 20만~50만 달러로 가격이 천차
만별이다.

▲포레스트 힐스(Forest Hills)
포레스트 힐스는 아름다운 뒤뜰을 갖춘 거대한 저택이 많은 부촌으로 유명하지만 저렴한 가격의 아파트도 많고 학군도 좋아 뉴요커들에게 인기가 좋은 지역이다.특히 지하철 E와 F노선(익스프레스)을 이용하면 맨하탄 미드타운과 20분 거리, LIRR을 타면 13분 거리 밖에 안돼 젊은 직장인들 가운데 최고의 선호지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지역에는 20만 달러 이하의 스튜디오나 원 베드룸이 많지만 대부분 사이즈가 작고 24시간 도어맨이 없는 포스트워 코압 빌딩이다. 그러나 이 지역 아파트는 리노베이션이 필요 없는 ‘당장 입주 가능(Move-in condition)’한 장점이 있다. 스튜디오는 15만 달러, 원베드룸은 16만5,000
달러~19만9,000달러 선.

포레스트 힐스 인근의 레고팍, 큐가든 지역은 아파트 가격이 더 낮지만 지하철이나 샤핑 센터와 거리가 먼 단점이 있다.

▲잭슨하이츠(Jackson Heights)
잭슨하이츠는 한인 이민자들이 10~20년 전 첫 이민 왔을 때 많이 정착했던 동네로 잘 알려져 있다. 이후 학군과 히스패닉 이민자들의 유입 문제 등으로 많은 한인 이민자들이 잭슨하이츠를 떠났지만 최근 브루클린 팍슬로프와 캐롤 가든 지역의 부동산 가격이 급등해 새 동네를 찾으려는 젊은 전문 직장인들과 예술가들이 많이 찾아 ‘쿨한(trendy)’ 동네로 부상했다.
잭슨하이츠는 아파트 단지 내에 인테리어 뜰이 넓은 프리워(prewar) 콘도, 코압이 유명한데 스튜디오는 13만9,000달러~17만9,000달러, 원베드룸은 20만~25만 달러 선이다.

82가 서쪽으로 루즈벨트 애비뉴-브로드웨이 지하철역(지하철 E, F, R, G, 7번 노선)에 가까울수록 아파트 가격이 높아지며 90가 쪽으로 갈수록 가격이 떨어진다. E, F 익스프레스 노선을 이용할 경우 맨하탄 미드타운과 3정거장 거리이다. 잭슨하이츠는 또 다양한 문화와 음식 등으로 유명해 브루클린과 맨하탄에 살던 젊은 직장인들이 새로 이주하는 추세로 벌써 식당가, 샤핑가가 들어서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가격이 곧 오른다는 소문에 인기가 더 높아지고 있다.

▲플랫부시/브루클린 칼리지
한인 청과상이 많이 자리 잡았던 플랫부시 지역은 과거 안전성이 결핍됐다는 이유로 주거지에서 제외됐으나 최근 브루클린하이츠, 프로스펙트팍, 윈저 테라스, 켄싱턴, 디트마스팍 등 가격이 오르면서 점점 남쪽으로 이주하는 젊은 브루클리나이츠(브루클린 거주자) 그룹으로 인해 인기를 얻고 있다.유대인 커뮤티니가 우세한 브루클린 칼리지 인근 플랫부시 지역의 아파트 평균 가격은 20만 달러 대로 대부분의 빌딩이 최근 리노베이션을 마친 장점이 있다. 또 지하철 5번 및 2번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데다 최근 타깃(Target)이 들어서 샤핑이 쉽기도 하다.

<김휘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