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산악회 김명희
◎8월 18일 토요일;뉴욕산악회 제 21회 summer camp를 뉴욕의 근교도 아닌 유타로 오게 되었고, 새벽부터 부산을 떨어야 했다. 유타! 정말 와보고 싶은 곳이었고, 내게는 적지 않게 한이 맺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올해 1월, 유타에 오려고 비행기좌석까지 예매를 했었는데, 무릎을 다치는 바람에 포기하였었다. 뉴왁에서 애틀랜타까지 가서 비행기를 갈아타고 유타까지 가야 한다. 네 시간 후인 오후 네 시경, 우리는 드디어 유타에 도착 했다. 차를 기다리는 동안 짐을 지키며 밖에 앉아 있었다. 유타의 날씨는 화창했으며 아주 더웠다. 한 시간 반 남짓 지났을 때 우리와 짐을 태우고 갈 차가 도착했다. 차는 공항을 벗어나 Salt Lake City를 관통했다. 삼십 분 가량 지났을 때 우리가 5박 6일 동안 지내게 될 Spruce camp site에 도착했다.
◎8월 19일 일요일;둘째 날이다. 오늘은 hiking이 있는 날이다. 아침 식사 후, 한국에서 오신 독도법의 권위자인 최선웅 강사님의 ‘지도와 독도법’ 에 대한 강의가 있었다. 나 또한 처음으로 독도법을 공부하는 것이라 기대가 되었다. 최선웅 강사님께서 준비해 오신 지도와 교본을 학생
들과 회원에게 나누어 주고 수업에 들어갔다. 지형도 읽기, 독도법의 설명이 있었다. 오늘 하이킹은 9,000피트를 넘어야 하는 와사치산맥 ‘밀 D트레일’ 구간으로서 10마일 산행이다. 나는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아서 하이킹에 참여하지 못했다.
◎8월 20일 월요일;오늘은 climbing을 하는 날이다. climbing할 곳에 먼저 가서 준비를 한다고 해서 새벽부터 서둘러 짐을 꾸렸다. 식사 후 선발대가 먼저 가서 top-roping 을 준비하는 동안 학생들은 암벽등반에 필요한 기초지식과 매듭 법을 배우게 된다. 캠프 사이트에서 멀지 않은
곳이지만 차로 움직여야 했다. 윤성철 선배님과 정재학님이 각각 leading을 시작했고, 뒤이어 Steve Kim 선배님도 leading을 하셨다. 역시 선수들은 틀리다. 올라가는 모습도 어찌나 멋지고 우아한지!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윤성철 선배님의 배려로 나에게도 leading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여기 바위는 bolt가 중간중간에 박혀 있어서 다른 기어들은 필요로 하지 않고 quickdraw 만으로 lead를 할 수 있는 곳이다. lead를 해본 적이 없는 나로서는 무척이나 감동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윤 선배님이 꼼꼼하게 빠진 것이 있나 없나 살펴주신다. Climbing이 좋은 이유는 바위를 오를 때 아무런 잡념 없이 오로지 바위에만 집중 할 수 있어서이다. 한달만에 만져보는 바위의 촉감이 나를 설레게 했고, 내가 lead한다는 사실에 흥분되었다. 솔직히 나는 내가 어떻게 lead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붕어 아이큐인 내 머리의 한계인가 보다.
◎8월 21일 화요일;암벽등반 둘째 날이다. 유타 산악회의 전 회장이신 한인석 님의 안내로 모두가 어제와는 다른 실기장으로 향했다. 암벽 첫날보다는 학생들의 실력이 보다 향상된 것 같고, 암벽등반에 자질이 보이는 학생들도 꽤 눈에 뜨인다. 점심식사 후 모두 두 번 이상 암벽등반을 끝내고, 남녀학생 몇 명이 어려운 5.10c-Thin Slice of Time 이란 course를 시도했다. 떨어짐을 반복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그 열정이 아름다워 보였다. 오늘은 일부 학생들에겐 belay보는 법도 가르쳤다. 캠프로 돌아가는 차를 기다리며 일부 학생들이 춤을 선보이기도 했다. ‘역시 젊음은 좋은 것이구나’ 를 느낀다.
◎8월 22일 수요일; 오늘은 하이킹이 있는 날이다. 유타까지 와서 산에 올라보지 못한 아쉬움을 남길 수가 없어서 중간에 포기를 하고 내려오는 한이 있더라도 하이킹에 따라 나서기로 했다. 아침을 먹고 오전 8시35분에 실버 레이크(Twin Lakes/Lake Solitude)를 향했다. 학생들이 생각 외로 잘 걸었다. 오르막길이 나오자 숨이 턱까지 차고 심장은 터질 듯하다. 한발 한발 내 딛는 것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다리가 완전히 낫지 않아 그 동안 하이킹을 다니지 못했고, 다른 운동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이 정도일 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했다. 힘들어 하는 나를 보고 심상용 선배님이 빨리 걷지 말고 천천히 걸으라고 일러주셨다. 오전 10시20분에 모두 1만600피트가 되는 정상에 도착했고, 기념촬영을 했다.
◎8월 23일 목요일;오늘 아침은 학생들의 아침운동이 생략되었다. 평소보다 늦게까지 잘 수 있도록 했다. 아침메뉴는 특별식인 라면이다. 아침식사 후 짐들을 정리하고 2007 Summer Camp 수료식을 가졌다. 여행은 멀든 가깝든 항상 새롭고 즐거운 일이며, 또한 보고 듣는 모든 것이 특별한 감동을 준다. 이번 서머캠프에서 무엇보다도 인상적이었던 것은 ‘지도와 독도법’, ‘ 산과 알피니즘’, 그리고 Sierra 산맥에 정통한 Mr. Sattleberg의 강의였다. 그리고 일회용품을 가급적 쓰지 않기 위해 개인 물컵과 수저를 지참한 것이다. 6일이란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다.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댓글 안에 당신의 성숙함도 담아 주세요.
'오늘의 한마디'는 기사에 대하여 자신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들으며 서로 다양한 의견을 나누는 공간입니다. 그러나 간혹 불건전한 내용을 올리시는 분들이 계셔서 건전한 인터넷문화 정착을 위해 아래와 같은 운영원칙을 적용합니다.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아래에 해당하는 내용이 포함된 댓글이 발견되면 예고없이 삭제 조치를 하겠습니다.
불건전한 댓글을 올리거나, 이름에 비속어 및 상대방의 불쾌감을 주는 단어를 사용, 유명인 또는 특정 일반인을 사칭하는 경우 이용에 대한 차단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차단될 경우, 일주일간 댓글을 달수 없게 됩니다.
명예훼손, 개인정보 유출, 욕설 등 법률에 위반되는 댓글은 관계 법령에 의거 민형사상 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이용에 주의를 부탁드립니다.
Close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