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현(컬럼니스트)
한국에서 민주화 목표가 달성된 이후에 거대담론(巨大談論)이 없다고 누군가 허전한 말을 한다. 시대를 이끌어 가는 시대정신(時代精神)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 돈벌이, 곧 비즈니스가 우리 시대의 목표 아니냐? 경제, 아니 경영이 곧 시대정신 아닌가? 신(新)대통령주의의 산물인 군부독재도 사라졌고, 지구의 절반을 차지했던 공산주의도 물 건너간 지 오랜 지금, 자본주의 단극화 시대의 천년왕국을 예감하면서 ‘돈’보다 더 가치있는 시대정신이 어디 있겠는가? 맞는 말이다. 눈치 빠른 사람은 일찌감치 머니 게임에 열중해서 국제적 경쟁사회에서 이미 기반을 잡아가고 있다. 국부론(國富論)을 인용하지 않더라도 농업과 공업 생산의 증대와 국제교역의 증가는 ‘부’를 창출하고 증대시키는 가장 중요한 이이다.
최근 한 통계에 의하면 전세계 인구 중 백만장자(millioner)의 비율이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고 한다. 여기서 백만장자란 저축, 증권, 부동산 등 현금성 자산을 100만달러 이상 보유한 사람을 말한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가능한 숫자이다. 아직 그만큼 갖지 못한 사람은 더 분발할 일이다. 돈이 있으면 할 수 있는 일이 많은 세상 아닌가?그런데 돈 버는데 전혀 관심 없고 그들을 비웃는 사람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부류가 로맨티스트, 낭만파들이다. 그들은 여전히 시를 쓰고, 사랑을 호소하는 유행가를 만들고, 사랑을 위해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한다.
그렇다. 사랑은 만유인력처럼 인류를 지탱하는 힘이다. 사랑에 빠진 사람은 위대하다. 사랑하는 사람과 같이 있으면 질박한 살림에서도 소박한 꿈만으로 행복하다. 믿어지지 않겠지만 아직도 그런 사람들이 많이 있다. 옛날에는 그런 사람이 더 많았다고 한다.더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들이 있다. 선교사 혹은 선교하러 얼굴도 모르는 사람을 찾아가는 사람들이다. 돈 벌러가는 것도 아니고 돈 쓰고 다니면서 고맙다는 소리도 못 듣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자신이 믿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서 빛을 들고 어둠 속을 비추는 용감한 사람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냥 떠밀려’ 가면서 죽지 못해서 사는 삶을 살고 있을 때, 자신이 확신하는 가치를 위해서 가진 것을 나누어 주고 기꺼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한 세기 전, 프랑스에서 있었던 일이다.
유명한 사업가의 외동딸이 막대한 상속을 뒤로 하고 아프리카 오지의 선교사로 떠나갔다. 그 아버지는 유명한 공개 질문을 역사에 남긴다. “사랑의 약탈자 예수여, 당신은 누구십니까?”2007년 8월, 순교자의 명단에 한국 청년 두 명의 이름이 기록된다. 외동딸과 아들을 보낸 그 부모들마저도 그들의 위대한 가치를 알지 못한다. 남은 자들은 더 이상 아름다운 이름을 욕되게 하지 말라. 당신들은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그들처럼 거꾸로 뛰어가는 사람들도 있기에 인류에게 아직 희망이 있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 시대가 이루어야 할 민족적 거대담론 역시 ‘통일’이다. 광복과 독립을 쟁취하고, 이데올로기 전쟁을 겪고 국토의 분단과 민족이 분열된 지 ‘60년’, 이제 우리가 이루어야 할 과제는 통일이다.
57년 전 치열한 한국전쟁을 치룬 당사자인 일부 노인들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상처로 인해서 ‘통일반대’ 데모를 할 지라도 다음 과제는 ‘통일’임에 틀림 없다.이미 역사적으로 실패한 공산주의 망령을 두려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러시아에서도 중국에서도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는 명백히 실패했다. 북한에서도 공산주의 실험은 이이 실패했다. 북한의 지도자들도 그 점을 깨끗이 인정하고 중국처럼 단계적으로 변혁을 시도해야 할 때이다. 그것이 진정으로 용기 있는 지도자의 자세이다. 좌파든 우파든 이데올로기가 어느 한 시대를 역동적으로 리드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절대적 이데올로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것은 상대적이고 상관적인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좌표는 몇몇 사람이 피켓을 들고 반대하더라도 꼭 이루어야 할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목표이다. 한국전쟁 이후 50여년 만에 이루어진 두번째 남북 정상회담은 너무 늦은 감이 있다. 이제 진도가 더 빨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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